수학식당 시리즈 세트 - 전3권 수학식당
김희남 지음, 김진화 그림 / 명왕성은자유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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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것이 바로 수학이다. 엄마인 내가 가장 자신없어하는 과목이기도 하고, 아이가 언어쪽으로는 다른 아이들보다 좀 빨라서 은근히 시기, 질투를 받고 있는 터에 (그렇다고 언어영재거나 그렇지는 않다. 단지 조금 빠른 정도) 수학적 사고가 조금 떨어지는 것에 대해 마치 꼬투리라도 잡은 양 뒤에서 수근거리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아수학을 통해 수학을 접하긴 했지만, 학습지를 통해 사칙연산을 미리 연습하고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너무 느슨하지는 않나 걱정도 하였다. 물론 지금까지는 (현재 2학년) 어려움 없이 수학을 하고 있지만, 3학년이 되는 내년에는 차이가 날 거라는 둥 이런저런 소리가 신경이 쓰이는 터였다. 그렇다고 학습지 선생님을 붙일 생각도, 앉혀놓고 문제집을 풀 생각도 없는 나로서는 수학동화를 비롯한 수학관련도서들이 반갑다.

 

아이가 유아일 때는 수학동화니 과학동화니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책을 일부러 피했다.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지 못한 채 그러한 책에 노출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들어가 2학년이 끝나는 요즘은 의도적으로 이런 책을 골라주는 편이다. 책 읽기를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 책에 대한 부담이 없고, 은근슬쩍 수학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번에 아이와 함께 본 책은 수학식당이다. 창의수학이니, 수학놀이니 하면서 수학이 아닌 듯 수학을 가르치는 영역도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요리를 하면서 수학적 지식을 알아가는 수업도 꼬내 재미있게 접근하는 방식이라는 것도 듣기도 했다. 수학식당은 아마도 그 놀이수학과 비슷할거라는 생각을 하며 보게 되었다.

 

일단은 요리를 통해, 음식을 통해 수학에 접근한다는 것은 동일하였다. 여기에 수학요리계의 셰프 피와 어리버리한 제자 당케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수학식당에는 '비수레'라는 아주 오래된 비밀 수학 레시피가 있다. 이 레시피를 훔치려고 하는 학수식당의 봉팔셰프와 봉쑤아의 음모가 더해져 수학요리 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토리를 갖추고 있다.

 

수학식당 1권의 메뉴는 도형, 수의 자릿값, 두 자리 수, 덧셈식과 뺄셈식, 길이 등을 알 수 있는 사각사각 샌드위치, 막대어묵어묵조랭이떡볶이, 별나별나초콜릿, 촉촉사르르카스텔라, 쌍둥이스테이크, 그리고 몰라몰라주스가 나온다. 재미나는 메뉴도 그렇지만, 메뉴를 통해 수학적 지식을 전달한 다음에는 이런 요리는 어떻게 만드는 지 레시피가 나오니 그 또한 재미나다. 우리집 아이는 이 책을 읽다 말고 메뉴에 나온 요리를 하고 싶다고 졸라서 당황했던 적도 있다. 저학년용 스토리텔링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2학년인 우리 아이가 보기에 적당한 듯하였다.

 

수학식당 2권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다.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 곱셈구구, 시계와 시간, 수 배열과 규칙, 표와 그래프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콧김슝슝알아알아냉수, 구구떡꼬치, 재깍재깍치즈케이크, 차곡차곡마카롱피라미드, 오래오래스파게티, 별루별루초콜릿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곱셈구구에 봉착한 우리 아이때문에 이 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더하기에 익숙한 손님과 묶어세기를 하는 당케. 물론 결론은 곱셈표를 외워야 하는 것이었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수학교과서에도 그러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수학식당 3권에서는 메뉴가 확 줄어든다. 당연히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내용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 받아내린이 있는 뺄셈, 경우의 수, 분수까지... 기절초풍딸기, 가지가지카레, 잘라잘라사과파이, 도리도리돌돌젤리, 우달달생크림케이크가 나온다. 스토리가 좀 더 흥미진진해지는 면이 있다.

 

수학이라고 하면 늘 싫다고 머리부터 절절 흔드는 우리집 아이가 그래도 수학인듯 아닌듯 책을 읽는 사이에 수학과 좀더 가까워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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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11-2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과목이든
언제나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아이는 다 잘 하리라 생각해요.
믿음이 가장 크다고 느낍니다~

하양물감 2014-11-27 09:47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저 역시 아이에게 많은 부분을 허락하는 편이고,
아이의 결정에 많이 따르는 편입니다.
나의 생각과 주관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지금까지 별탈 없이 잘 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그런 믿음을 계속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