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자극 -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3주 혁명
최성우, 김판수 지음 / 예담Friend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 아이의 공부방법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특별히 지적할 것도 특별히 요구할 것도 없을만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불과 3달 정도 전이다. 3달 쯤 전부터 나의 업무에 변화가 생겼고, 아이의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학교생활까지 신경 쓸 틈도 없이 내 일에 적응하기 바빴다.

나의 변화는 아의 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적어도 엄마의 가시거리에 있던 아이가 지금은 오로지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교에서 하교하는 시간은 오후 1시. 그때부터 저녁 7시까지 아이는 혼자서 시간을 보내야한다. 피아노 갔다가 영어학원까지 다녀오면 오후 4시인데, 예전에는 4시부터는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그 시간마저도 아이가 혼자서 감당을 해야 한다.

물론 아이는 열심히 생활을 하고 있다. 엄마가 신경쓰지 않도록 혼자서 학원도 다녀오고, 어린이도서관에서 3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낸다. 눈 앞에 보이지 않는 아이의 오후 생활을 믿고 맡기기만 해서 될까? 나는 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9살인데.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3주혁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3주 혁명이라는 말은 조금 과하게 여겨지기도 하는데, 어쨌든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읽어보았다. 내가 알기에 우리 아이는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고 있고, 특별한 학습을 하지 않지만 힘들어하는 법 없이 잘 해내고 있다. 주변에서는 3학년부터 어려워진다고 겁을 많이 준다. 학습지를 시켜야한다는 둥, 학원을 보내야한다는 둥 말이 많다. 지금 우리 아이는 피아노를 4년째, 영어를 3년째 공부하고 있다. 이 두 과목(?)의 선택은 전적으로 아이의 결정에 따랐고, 그래서인지 열심히 다니고 있고 어느 정도 학습효과도 있는 듯하다. 나는 이것 외에 다른 곳에 보낼 생각이 없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의 부족한 부분을 찾고, 보충하는 일은 나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별 문제 없었던 나의 이 생각이 불안해지기 시작한 건, 앞에서 말했듯이 나의 업무의 변화가 생기고 부터이다.

이제는 엄마의 가시거리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에게 자신의 학업과 일상생활을 온전히 믿고 맡겨야 한다. 그러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소위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드는 진정한 힘은 부모와 아이가 학교 공부, 진학, 사회 문제, 일상 생활, 친구, 관심사 등을 놓고 매일 '대화'하는 데에 있다.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는 대화'를 시작하면 아이는 놀랍게 변하기 시작한다. (p.46)
이 책의 저자들은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아이와 부모 간의 대화를 꼽고 있다. 제대로 된 대화를 함으로써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공부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자기 몫을 해내는 아이로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자기를 가꾸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기관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어떤 과제가 주어지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자기주도성과 학습능력에서도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마음이 행복한 아이, 부모로부터 존중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있는 아이가 정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 이런 아이가 학습이나 그 밖의 활동에 의욕적인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p.49)
part2에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다. 읽다보니 이게 반드시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의 목적이 성적을 올리는 것이 아닌, 미래에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채우는 데 있다는 점을 깨달으면 공부가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앞으로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즐거운 일이 공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p67~68)
나도 학생때 목적없이 했던 공부에 비해 나의 목표가 설정되고 그를 위해 공부를 시작했을 때 그 집중력과 성과는 엄청 달랐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즐거움이 계속 공부하게 하는 원천이 된다는 것도. 아이들이 그러한 점을 깨닫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학교 성적에 대한 주위 반응과, 그 반응에 반응하는 아이의 반응때문이다. 아이 스스로 배우는 것을 즐길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그런 부모 밑에서는 당연히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로 자랄 수 밖에 없다.

책에서 전하는 내 아이를 위한 학습코칭 11계명을 살펴보자.
1.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도록 격려하자.
2. 비교하지 말자.
3. 포기하지 말자.
4. 가능성을 인정하자.
5. 선행학습에서 벗어나자.
6. 대화를 많이 하는 부모가 되자.
7. 학습 경험을 많이 갖도록 도와주자.
8. 계획과 목표를 바르게 세우도록 도와주자.
9.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10. 책 읽어주는 무보가 되자.
11. 배우는 부모가 되자.

나는 어떤 부모인지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part3와 part4는 직접 실천해볼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의 성향이나 학습역량, 그리고 환경적인 요인을 잘 살펴 실천해봄직한 사례들이다. 실제로 아이들이 도출해낸 결과물도 있어서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는 이 책을 참고로 하여 나와 아이의 관계를 조정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2학기동안 실천을 통해 3학년이 되었을 때는 자기주도학습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생각이다. 어쩌면, 내가 일을 더 많이 하게 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의 방법에서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힘든 1년이지만, 앞으로의 남은 인생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

책의 내용 중 나의 생각과 반하는 부분도 일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지금의 나와 내 아이의 상황에 잘 맞는 책이었다.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오해도 풀 수 있는 계기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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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9-09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와 오늘은 대화가 잘되어서 행복해하는 반면에, 다음날엔 쌩쌩거리고.....한결 같을수는 없네요. 부모의 뚜렷한 교육관이 중요하지요. 그리고 자기 주도학습은 아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꼈을때 가능한듯 합니다. 울 중3은 아직도 뭘 해야할지 모르네요.

하양물감 2014-09-10 05:28   좋아요 0 | URL
세실님 오랫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뜻하지않게 일이 바뀌고, 9월말까지는 정신못차리고 지나갈 듯합니다. 10월에는 세실님 서제도 자주 방문할게요^^

저도 9살짜리에게 커다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다만 엄마와 함께 하던 시간을 오롯이 혼자 보내고 있는 아이에게, 뭔가 길잡이는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