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로 다정다감하지도, 남의 일에 관심이 있지도 않은 터에 다른 이의 희로애락에 그다지 반응을 하지 않는 편이다. 진심을 담아 한마디 하면 그걸로 끝. 그게 나로서는 최선의 반응이다. 그런데 뭔가를 자랑하고싶은 사람에게는 나의 그 한마디가 부족하기 마련. 뭔가 아쉬운지 계속 이야기를 들먹인다. 그러면 나는 슬슬 짜증이 난다. 그게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간에 내가 그만큼 반응해줬으면 끝난 이야기인데 왜 자꾸 반복을 하는지.

 

처음에는 진심을 담아 "축하해요"라고 말했다면, 두번째 세번째는 "잘했네~" 네다섯번에 이르면 나는 입을 다문다. 거기까지 이르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상대는 그것도 모르고 자꾸 재잘재잘. 자랑도 딱 거기까지면 좋겠다. 워낙 반응이 없으니 우리집 아이까지 들먹이며 비교 아닌 비교가 시작된다. 그냥 허허 웃지요.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닐뿐.

 

대학입시가 어느 정도 당락을 결정한 요즘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아직 초등학생인 우리집 아이를 보며 나는 꽤 먼 이야기처럼 느끼지만, 내 주변은 그렇지 못한듯하다. 초등 1학년 첫 시험부터 이런저런 비교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의 끝은 늘 똑같다. 좀 잘한다싶은 아이는 깍아내리고, 좀 부족하다싶은 제 아이의 허물은 이상하게도 포장이 되어 그럴듯해진다.

 

제발, 자랑도 비교도 좀 적당히들 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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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2-2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 초딩 1학년 시험은 아무것도 아닌데.......중요한건 고1때부터의 성적이지요^^
제 주변에도 자랑, 빈말(?) 잘하는 사람이 있어 피곤합니다. 진실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정도가 중요한듯요^^

하양물감 2013-12-22 12:55   좋아요 0 | URL
네. 그러게요. 고학년도 아니고 겨우 1학년짜리 시험에 어찌나 입을 대는지..
꼴랑 두 과목 시험치면서 [올백]이라는 말이 나와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단원평가 친 그날 저녁엔 어김없이 카톡이 울려댄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