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는 잠이 안 와요 난 책읽기가 좋아
수지 모건스턴 지음, 세브린 코르디에 그림, 이세진 옮김 / 비룡소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책을 읽다보면, 딱 이거다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책인데, 한솔이가 밤마다 잠이 안온다며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잠을 안자서 여간 고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쩜, 이렇게 제목 마저 내 맘에 꼭 들까? 게다가 수지모건스턴의 책이 아닌가.

 

한솔이가, 이 책을 보자마자, '엄마, 엠마가 잠이 안온대. 나도 그렇는데..." 이렇게 관심을 보였다.

표지그림 속 엠마는 한솔이를 빼다닮았다. 그림책이며 인형이며 잠자리에 펼쳐놓은 채 뾰로퉁해있는 모습이라니...

 

엠마는 밤이 오는 게 싫다. 밤이 무섭지는 않지만 밤이 되면 침대에 누워 자야하는 게 싫기 때문이다. 이를 닦는다며 시간을 벌기도 하고, 자꾸 책을 더 읽어달라고도 한다. 쉬가 마렵다며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똑같다, 똑같아...!! 한솔이도 이 책을 읽어주는 동안 자기랑 똑같다고 얘기한다.

 

엄마, 아빠는 안자면서 왜 나보고만 자라고 하는지.. 결국은 엄마, 아빠의 짜증섞인 표정과, 꽥! 지른 소리를 듣고서야 자리에 눕는다. 아이 입장에서는 더 놀고 싶은데, 일찍 자라고만 하는 엄마, 아빠가 좋을리 없다. 게다가, 둘이서 뽀뽀를 하느라 그런거라면? ^^;

 

한솔이는 항상 나에게 "엄마는 안자면서 왜 나만 자라고 해요?" 라고 묻는다. 나는 네가 자면 엄마도 잘거야라고 말하지만, 나는 한솔이가 잠이 들면 내 책을 꺼내 읽는다. 이런 습관도 한솔이가 태어나면서 생긴 것이다. 그 전에는 내가 읽고 싶을 때 읽었는데, 늦은 밤 눈을 비비며 책을 읽어야 하는 엄마 심정도 한솔이가 좀 알아주면 좋겠다. 한솔이는 낮에 놀면서 혼자 놀지 않는다. 엄마, 이거 해줘요. 엄마, 내 얘기 좀 들어봐요. 엄마, 이렇게 하는 게 좋겠어요? 저렇게 하는 게 좋겠어요? 엄마 은행놀이해요. 등등 계속 자기하고 놀아달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 한솔이가 잠이 들고나서야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런 것을 이해해달라고 하기에는 한솔이가 너무 어리다.

 

이런 엄마의 마음도 모르고, 한솔이는 자기만 자라고 한다고 불만이다. 결국은 아침에 유치원에 가야하는 시간까지도 늦잠을 자기 일쑤고, 그런 아이를 깨워 유치원에 보내는 건 또 내 몫이다. 엠마는 어떨까? 엠마도 아침에는 신나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깨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자라고 하면 안잔다하고 일어나라고 하면 더 자겠다는 요 꼬맹이 숙녀의 모습이 어찌나 한솔이랑 닮았는지..

 

한솔이랑 이 책을 같이 읽으면서, 한솔이가 잘 때 엄마가 무엇을 하는지,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지 이야기했다. 이제 7살인 한솔이가 그걸 이해해줄 수 있을까?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같이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고 해야겠지?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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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3-2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태은이도 보여주어야겠네요 어찌나 잠을 안자는지~

하양물감 2012-03-20 20:57   좋아요 0 | URL
아마도 멋지고 신나는 꿈을 꾸려면 잠을 자야한다는 걸 알게 되겠지요? 단, 무서운 꿈을 꾸는 아이라면....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