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어울리는 방법

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23
로렌 차일드 글.그림, 문상수 옮김 / 국민서관 / 2011년 2월

귀여운 우리 친구 찰리와 롤라 이야기 시리즈.

이젠 찰리와 롤라가 어떤 일을 벌릴지 그 상상의 세계가 결코 낯설지 않게 되버렸다.

이 책에는 찰리와 롤라, 그리고 보이지 않는 친구 소찰퐁이가 나온다.

 

책을 사서 꽂아놓고, 한솔이에게 읽어줄 짬이 안나서 미뤄뒀는데, 어느날 한솔이가 나에게 물었다.

"엄마, 소찰퐁이가 뭐게?"

음...소찰퐁이, 소찰퐁이,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그거 찰리와 롤라에 나오는 거 아닌가? 하며 자신없게 말했더니 맞단다.

그러더니 소찰퐁이를 보여주겠다며 이 책을 들고와서 읽어달라고 한다.

 

롤라는 찰리 없이는 다른 곳에 가려고도 하지 않고 늘 찰리와 함께 놀고싶어한다.

어떻게 보면 엄마 옆에 꼭 붙어있는 아이의 모습같기도 하다.

찰리는 롤라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오빠지만 그래도 롤라없이 마브랑 둘이서만 놀고 싶을 때도 있다.

서로 좋아하는 것과 관심있는 것이 다른데 함께 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찰리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한솔이는 롤라의 마음에 공감하고 있었겠지?

 

때마침 없어져라 얍 약을 만든 찰리와 마브 앞에 롤라는 보이지 않는 친구 소찰퐁이를 데리고 와서 함께

은하계에서 가장 무섭고 징글징글한 괴물을 잡게 된다.

 

찰리는 자기 또래친구인 마브와 제일 친하다. '제일 친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함께 노는 것이 즐겁고,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말과 동일할 것이다. 한솔이도 어리지만, 제일 찬하다고 말하는 친구와는 어지간해서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놀이를 하자고 했을 때 의견이 상충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아이와 함께 놀 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과 상대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달라서 삐치거나 싸우는 모습을 본다. 그런 과정 속에서 함께 노는 또래가 달라지고, 편이 갈린다.

 

찰리와 마브 사이에 롤라가 끼면 그런 일이 벌어진다. 그렇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나와 마음이 맞는 친구와만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마음이 맞지 않지만, 관심사가 다르지만 여럿이 어울려야 할 때가 더 많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찰리와 마브, 롤라 사이의 문제는 이렇게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히 서로의 관심이 다르고 노는 방법이 다르기때문에 어울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찰리와 마브, 그리고 롤라 사이에서 '소찰퐁이'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낸다. 이 책은, 지금 딱 한솔이와 한솔이의 친구들이 읽었으면 좋겠다싶은 책이다.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이 서툰 아이들을 위해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