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전에 '전쟁'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쟁'을 하면 시작하는 쪽이나 당하는 쪽이나(그게 누구에 의해 발발되었는지를 떠나서) 막대한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생존권을 위협받아서가 아니라 하나 더 가질려는 욕심(그것이 정치적인 권력이든, 경제적인 부가가치든)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욕심의 대가를 차지하는 것은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민초의 몫이 아니라 권력자의 몫이 된다. 최근에 한국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그 사건을 떠올려보자. 정말 그쪽에서 도발한 것인지, 아니면 엉뚱한 곳에 덮어씌우기를 하려고 한 것인지를 떠나 누구 하나 이로울 것 없는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보다 오히려 더 부추기는 모습에 불안이 커졌었다. '전쟁'은 승리의 기록이 보여주는 화려한 성과보다 그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국민들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는 더이상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으로 그려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어떨까? 글작가와 그림작가는 "우리 민족이 얼마나 많은 전쟁을 겪었는지, 그때마다 얼마나 뜨거운 애국심과 강한 의지로 나라를 지켜왔는지"알게 될 거라고 말한다. 더불어 "세상에서 전쟁을 없애고 평화를 심는 일"에 관심을 가지자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대부분의 내용이 전쟁의 기술(어떤 장수가 어떤 무기로 어떤 기술을 사용해서 싸웠다)에 치우쳐 있다. 과연 이 책을 읽고 세상에서 전쟁을 없애고 평화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어린이가 얼마나 될까? 전투장면을 멋지게 그리는 것보다 전쟁으로 고통받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에 더 집중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전쟁의 원인과 과정만큼 전쟁의 결과에 대해서 좀 더 깊이있게 다루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조금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재미는 있지만, 과거의 전쟁을 통해 아이들이 배워야 할 한국사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이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한국사를 살펴보는 책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앗을 수도 있다. 주제가 '전쟁'이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과거로의 여행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는 형식은 너무 식상하지 않나? 게다가 한국전쟁 60주년 기획드라마 로드넘버원 추천도서는 또 뭔가? 드라마를 안보는 나같은 사람(텔레비전 시청자체가 적어서 그렇지 드라마에 대한 편견때문은 아니다)은 이 책이 '드라마'홍보인지, '역사책'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