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여도 괜찮아 - 끈기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2
강여울 글, 박로사 그림 / 소담주니어 / 2009년 12월
구판절판


부모들에게 물어보자. "정말 내 아이가 꼴찌여도 괜찮을까요?" 그렇다고 대답하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일단, 이 책에서 말하는 '꼴찌'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꼴찌'라고 했을 때 떠올렸던 이미지와 이 책 속 주인공들의 이미지는 조금 다르다.

이 책은 저학년 아이들의 인성을 위한 책으로 '끈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크게 네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데도 웬만한 어른만한 미련 곰탱이 진규, 게임을 좋아해서 겜신이라 불리지만 20점짜리 시험지를 받아온 동희,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그림 그릴 때는 행복해지지만 그림은 잘 그리지는 못하는 연두, 그리고 몸이 불편해 뒤뚱거리며 걷는 남우의 이야기이다.

비만때문에 의사선생님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진규는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하는데, 배만 고프고 살은 빠지지 않아 포기상태에 이른다. 거북이는 하루 세끼 꼬박 먹기, 고기 반찬 많이 안 먹기, 기름진 음식 참기, 걸어다니기, 농구하기 등등을 추천한다. 끈기란 바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쉬운 일부터 천천히 해 나가는 거'란 걸 알게 해준다.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는 동희는 중학생들과 온라인게임을 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 그런데 20점짜리 시험지를 받아들고 온 날, 엄마로부터 수학시험에서 70점 받을 때까지 컴퓨터사용금지라는 벌을 받는다. 그래서 동희는 공부를 시작하는데 일주일 뒤 수학점수는 35점. 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동희에게 거북이는 게임을 오래, 꾸준히, 열심히 한 것처럼 공부도 그렇게 하면 성적이 좋아질 거라고 말한다. 물론 지금 당장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석달 뒤 동희는 목표를 달성한다.

연두는 그림그리기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연두가 그린 그림은 언제나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곤 한다. 연두는 그림을 그릴 때면 행복했는데, 소질이 없다는 생각에 그림그리기를 포기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거북이는, 연두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그림 그리는 것이고,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면 계속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끈기의 비밀이다.

다이어트를 시작했던 진규나, 수학공부를 시작한 동희는 천천히, 꾸준히, 열심히 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면, 연두의 이야기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것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고려하게끔 한다. 어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 없다고 말한다. 더군다나 연두처럼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판단될 때 과연 그것을 연두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계속 하게 할 부모가 몇이나 될까? 아이들은 이런 책을 통해 희망을 얻겠지만, 어른들의 생각이 먼저 바뀌지 않는다면 아이들에게 오히려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

마지막은 몸이 불편한 남우가 하프마라톤에 도전하는 이야기이다. 거북이가 토끼와 달리기를 한 것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 아니라 도전하는 것 자체가 가치가 있어서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챔피언에게도 열광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꼴찌에게도 열광한다. (학교, 성적, 시험 이런 것에서도 최선을 다한 꼴찌에게 박수 칠 어른들이 많아지길 기대하며!!!)
아이들에게 끈기라는 덕목을 통해 끝까지 하고자 하는 마음,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과정을 중시할 수 있는 마음을 기르게 해주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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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1-1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끈기의 비밀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 정말 정답같아요. 다만 부모들은 아이가 많은 걸 좋아하길 바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