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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영어 영재로 키우는 법
오승연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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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중학생 엄마를 위한 책이니, 사실, 나한테는 조금 먼 얘기일수도 있겠다 싶어서 읽기를 조금 망설였다. 무슨무슨 영재....라는 말도 이제는 익숙해진 말인데, 또 그것이 나와는, 내 아이와는 관계없는 남의 얘기같이만 느끼기도 했으니 더더욱 관심이 없기도 했다. 사실, 어쩌면 그렇기때문에 더 관심을 가졌어야했는지도 모른다. 어떤 아이가 영재인지, 어떻게 아이의 능력을 최대화시켜줄 수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영재'아닌 '영재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를 만들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꼴사납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이 책의 앞부분을 조금 읽었을 때 마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단지 평균보다 조금 웃도는 수준의 성취를 보인다면, 영재아처럼 대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영재처럼 행동하길 강요하라는 것이 아니라, 영재아처럼 특별한 존재로 관심 있게 지켜봐주고 격려해줄 때 아이들은 내면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계발해내는 법을 배누는 것이다."(p.25)는 문장이 보였다. 그렇다면 한번 읽어볼 가치가 있겠다 싶어서 끝까지 일독하였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는 맹신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려야한다.  

저자는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으로 영어일기쓰기가 좋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일기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영어일기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영어영재'에 대한 글을 쓰면서 '영어'를 강조하기 위해 그랬겠지만. "영어로 일기 쓰는 습관이 자리잡으면, 나름대로 일기를 쓰면서 힘든 일상에서 좌절을 견디는 힘도 기를 수 있다. 실패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되리라는 다짐도 하게 된다"(p.28)고 부연설명까지 해놓았는데, 이는 분명 '일기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영어일기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영어로 일기 쓰는 습관을 만들어주면 영어로 사고하는 방법도 스스로 터득할 수 있게 된다."(p.29)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관심사를 영어로 접하게 되면, 아이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영어를 배우게 된다. 해당 관심사를 영어로 이해하면서 동시에 영어를 알아가는 것이다. -중략- 영어는 아이가 알고 싶은 것을 알아내기 위해, 스스로의 꿈을 좀 더 확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수단임을 명심하자"(p.35-36)고 말한다. 언어는 도구라는 사실을 우리는 가끔 잊는다. 특히 영어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한참 말이 많았던 몰입교육도 그렇다. 아이의 관심분야를 영어로 접하게 된다면 분명 효과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을 영어로 접하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영어몰입교육에 반대하는 이유기도 하다. 모국어 발달이 지연되면, 영어는 물론이고 사고력, 이해력이 떨어져 학습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p.45)는 것도 이런 이유일 터이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아이의 마음상태를 잘 읽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영어를 하고 싶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영어 영재로 만들어주는 열쇠"(.p.75)라는 말에는 많은 뜻이 포함되어 있다.  

아이의 영어교육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사교육이다. 사교육의 폐단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과하지 않은 사교육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학원선택시 고려할 점과 교사선택, 평가와 교재, 환경까지 하나하나 짚어준다.  

그런데, 이 책의 앞부분은 이 책이 대상독자로 고려하고 있는 예비중학생을 둔 학부모에게 필요한 내용인가는 조금 생각해보아야한다. 유아를 둔 부모나 영어교육을 시작하고자하는 부모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더 많다. 예비중학생이 초등6학년 정도의 아이들을 말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예비중학생을 둔 부모라면 '영어를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비법'중에서 '관심영역과 흥미, 성향, 학습유형'을 관심있게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엄마와 함께 하는 영어 영재 학습법도 도움이 많이 된다.  

아이의 지능에 맞춘 영어교육 프로젝트는, 언어적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음악적 지능, 공간적 지능, 신체-운동 감각적 지능, 자기성찰적 지능, 대인관계 지능, 자연친화 지능 등으로 나누어 각각에 알맞은 교육을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지능이 높은 아이들이 어떻게 영어공부를 하면 효과적인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의 지능이 어느쪽으로 더 발달하여 있는지를 아는 것은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학습과 교육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영어영재로 만들기 위한 부모의 바람을 얼마나 들어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아이의 마음상태를 알고, 지능발달정도를 고려하여 적절한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준다. 아이들은 똑같은 존재가 아니므로 획일적인 교육이나, 남들이 해서 좋았다고 하는 방법들이 모두 내 아이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모로서 아이의 잠재적인 역량을 이끌어내고 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나 내 아이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남들이 하니까 덩달아서 시키는 교육이라면, 그것이 영어든 다른 무엇이든 간에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영어'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법론적인 내용이 '영어'에 국한되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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