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6학년 2반>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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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6학년 2반
석혜원 지음, 한상언 그림 / 다섯수레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6학년 2반은 1년 동안 추진할 연간 특별활동으로 회사를 경영하기로 한다. 참 발칙하고 기발한 생각이다.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회사놀이를 하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다. 회사를 경영해봄으로써 돈을 버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또 어떻게 돈을 써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으니 딱딱한 경제교육보다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교장선생님의 허락을 얻어내는 단계부터 사실은 경영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늘 CEO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진우가 사장이 되고, 진우의 사업계획서 작성을 도와주었던 준영이가 부사장, 보람이는 회계가 된다. 이 일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후 직원으로 규식이와 구슬이가 함께 일하게 되어 1년이라는 시간동안 회사를 경영한다.
이 책의 내용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일어나는 '회사놀이'지만 사회의 회사들과 다를 바 없이 많은 일들을 겪는다. 하나의 계획이 마련되고 실천해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경제활동을 몸소 체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경제를 체득하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동화의 형식을 빌려 경제원칙을 쉽게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가지 일이 끝날 때마다 설명글을 붙여 놓아 더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계획을 세우고,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는 제새와 태도는 비단 경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을 하건 그것은 개인적 의미와 사회적 의미를 갖게 마련이다. 아이들이 회사를 운영하고 자본금을 활용하는 과정을 통해 그런 의미들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쉬움을 느낀 게 있다면, CEO인 회장의 역할이 지나치게 크게 강조된 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물론, 회사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자질이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회사는 그 구성원들의 능력이 잘 어우러졌을 때 더 큰 효과를 내며, CEO는 회사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그들이 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람이가 회계를 위해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고, 선생님으로부터 대차대조니 하는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그 외의 인물들에게서는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회사경영을 해보자는 것은 분명 6학년 2반 아이들 전체가 1년 동안 함께 해야 하는 특별활동임에도 불구하고 회장과 부회장, 회계, 그리고 직원 두명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의 역할이 너무도 미미하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CEO의 역할과 책임에 무게중심이 실린 책이다. 소비자의 역할과 권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 점이 아쉽고, 5명(아니 정확하게는 3명이라고 해야겠지)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아쉽다. 경제의 주체는 경영자가 아니라 소비자도 포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었을 때 경영자 중심의 경제원칙만을 배우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 책이 소비자가 아닌 경영자로서의 경제원리와 원칙을 통해 돈의 가치와 쓰는 법을 배운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아이가 맡고 있는 주주의 역할도 거의 미미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함께 읽어볼만한 책으로는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비룡소)나, [경제탐정, 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려라](주니어김영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