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 늙다리>를 리뷰해주세요.
요즘 아이들에게는 ‘소’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예전에는 소가 그 집안의 노동력이었고, 재산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먹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그 ‘먹거리’마저도 불신을 받는 시대이다. 사실, 도시에서 자란 젊은 부모세대에게도 소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젊은 부모세대들에게도 낯선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저자는 이 책을 왜 쓴 걸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을 읽은 뒤 나는 소와 호철이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는 과거에 한 집안의 노동력을 상징했고, 재산으로서의 가치도 컸던 가축이다. 뿐만 아니라 늘 보살피고 챙겨주어야 할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다. ‘늙다리’라는 이름의 소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지만 나이가 많은 소이다. 그만큼 호철이네 가족들과 함께 한 시간이 많은 소이고, 또 일도 잘하는 소이다. 소를 돌보거나 소죽을 끓이고 풀 먹이러 가는 일은 보통 아이들의 몫이다.
어느 날 늙다리와 망나니(늙다리의 새끼)가 해가 저물었는데도 내려오지 않아 호철이가 공동묘지까지 가서 찾아오는데, 홧김에 늙다리의 코뚜레를 잡아당기고 머리를 때려서 피가 나게 된 일이 일어난다.
가족들이 한 가족처럼 생각하는 늙다리를 잃어버릴 뻔했다 되찾은 안도감보다도 늙다리를 잃어버렸을까봐 놀란 마음, 걱정하는 마음, 그리고 무서움까지 겹쳤으니 화가 치밀어 오른 것이다. 늙다리가 그만큼 소중한 존재가 아니었다면 호철이의 걱정이나 두려움은 덜했을지도 모른다. 마치 아이를 잃어버렸다 되찾은 것처럼. 실컷 야단을 치고 미안한 마음에 눈물 흘리는 그런 마음이 엿보인다.
요즘은 시골에 가도 소를 놓아기르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축사 안에 가둬 놓고 기르는 소들은 아이들과 교감을 나눌 일이 별로 없다. 소에게 풀을 먹이러 갈 일도 없고, 소를 풀어놓고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낼 일도 없다. 지금의 아이들로선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지만, 그 시절의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살았다. 비록 삶이 고단하고 어려울망정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삶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김용택의 ‘이랴자랴 누렁소야’가 생각났다. 그림이나 분위기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