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인문학 산책 - 7일에 완성하는 서양 고전의 모든 것
캐롤라인 타가트 지음, 서정원 옮김 / 프로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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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이유로 '그리스 로마'를 공부하겠지만, 인문학 관련 도서를 읽다 보면 '그리스 로마'를 알면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아는 것은 서양 인문학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스 로마 인문학 산책'은 최근에 내가 읽고 있는 책에서 자꾸 만나게 되는 '그리스 로마'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윤기 선생님의 책을 꽤나 꼼꼼히 읽었는데 그걸 다 기억하고 있지는 않아서 다른 책에서 대뜸 신들의 이름이 나올 때 그들이 어떤 신이었는지 무엇을 상징하는 지가 바로 떠올리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에 손이 간 듯하다.

일단, 결론을 말하자면 서양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도움이 되겠다. 이 한 권의 책으로 그리스 로마를 다 이해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말자. 약간의 도움을 얻을 수는 있다.

 

1부에서는 서양 문화의 뿌리, 신화이야기를 다룬다. 그리스 로마의 신들의 가계도를 정리하고 주요 신들을 소개하며, 아홉 여신, 모이라이, 복수와 저주의 여신들, 고르곤, 하르피이아이, 세이렌, 스킬라와 카리브디스와 같은 여성 혹은 괴물을 다룬다. 이어서 영웅들이 등장하는데 다양한 문화와 어휘 속에 남아 있다. 신화 속 인물들은 문학 곳곳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을 아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2부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다룬다. 2500년 전으로 거술러 올라가면 역사가 끝나고 신화가 시작되는 지점에 다다른다. 위대한 역사가인 헤로도토스는 과거의 사건들을 연구하고 검증한 최초의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고전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헤로도토스를 읽지 않았다'(p.68)고 말한다. 헤로도토스는 자신이 들은 것을 기록하면서, 그것을 믿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밝히거나 여기서 언급한 것은 내 눈으로 보았다라고 확실히 언급하기도 한다.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은 위대한 그리스인과 위대한 로마인을 비교한 23편의 수필로 구성되어 있다. 플루타르크는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일화를 선택하기도 했는데, 이는 그의 글을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이와 함께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이야기하며 위대한 연설가 데모스테네스를 소개하기도 한다.

3부에서는 고대 로마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갈리아족, 로마공화국, 카르타고, 페니키아, 마리우스와 술라,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에 이어 로마의 황제들을 소개한다. 그 중에 라틴어 이름에 관한 간단한 지식 페이지가 흥미롭다. 그리스인들은 누구의 아들이라는 식으로 이름을 만들었다. 민주주의가 시작되자 이름에 지역을 포함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귀족은 보통 세 개의 이름을 갖고 있는데 어머니가 부르는 개인의 이름, 씨족이나 부족, 대가족의 이름,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전해진 성씨와 같은 이름으로 신체적 특징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네 번째 이름은 개인적인 업적으로 표시하거나 입양을 나타내기 위해 추가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4부에서는 휴머니즘을 담은 고전문학을 소개한다. 여기서 우리는 그 유명한 <일리아드>나 <오디세이>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호머는 고대그리스의 유일한 문학가가 아니었다. 이솝,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파네스 등이 있다. 고전극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시학>은 후기 유럽의 극작품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리스의 극작품은 상당히 정해진 패턴을 따랐는데 코러스가 시작되고, 연극의 액션이 코러스의 해설과 함께 퍼진다. 연극은 항상 종교적인 배경을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로마의 문학에서는 키케로, 오비디우스를 살펴봄직하다.

5부에서는 수학과 과학, 그리고 철학을 다룬다. 그 유명한 수학자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들이다. 의학에서는 히포크라테스를 들 수 있고 철학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의 이름만 들어도 아!! 하지 않는가.

6부에서는 화려한 건축과 예술, 고대스포츠를, 7부에서는 고전 언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간단하게 살펴봤지만, 우리가 서양 인문학을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것이 '그리스와 로마'가 아닌가 싶다. 얼마 전에 읽었던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도 반복해서 그리스의 신들이 나온다. 현대 문학에서도 그리스 신들과 그들의 이야기는 살아있다.

이 책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전문 지식을 깊이 있게 다뤄주지는 않는다. 서양인문학을 시작하기 전에 이 정도는 알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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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14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내용들은 읽을 때는 아 하는데 읽고 나서 조금만 지나면 또 까먹고 다른 책 보면서 또 아! 하고 하여튼 늘 반복되어요. ㅎㅎ 이놈의 기억력이 정말.... 이책은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다시 찾아보면 좋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

하양물감 2021-04-14 23:29   좋아요 0 | URL
음. 이 책은 그리 매력적인 책은 아니어서 곁에 둘 정도는 아니어요. 서양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정도는 될것같습니다~~

바람돌이 2021-04-15 00:29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보관함에서 확 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