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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관한 10가지 신화 - 한울아카데미 537 ㅣ 한울아카데미 537
해럴드 페핀스키 지음, 이태원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범죄에 관한 10가지 신화 Myths That Cause Crime, 1992
저자 : 해럴드 페핀스키, 폴 제실로
역자 : 이태원
출판 : 한울 아카데미
작성 : 2008.09.14.
“우리는 범죄를 만들어가는 자인가? 아니면, 범죄가 만들어가는 자인가?”
-즉흥 감상-
도서관에서의 업무처리에 오류가 생긴 나머지 한창 재미있게 읽고 있던 ‘한국의 연쇄살인-희대의 살인마에 대한 범죄수사와 심리분석, 2005’이라는 책을 예상보다 빨리 반납해버린 저는 일단 수업지정도서로 되어있는 다른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는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이번 리뷰를 작성하기 이전에 읽어버리고만 도서 ‘연쇄살인범 파일 The Serial Killer Files, 2003’의 내용이 오히려 이 책의 제목에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그런 한편, 범죄와 삶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흔드는 이론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이번 책에 대한 소개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책은 일류를 지향할 자들이 가질 마음자세에 대해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보편적인 상식이자 당연한 진리로 간주되어왔던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신선한 시각으로 제공해주었다고 말하는 [추천사]와 책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인 [저자 서문], 그리고 책이 만들어지기 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을 향한 [감사의 말]로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범죄에 대한 간단한 통계를 통한 사회적 현상들을 말하는 것에 이어,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게 될 열 가지 신화에 대한 짧은 소개가 있게 되는데요. 그러한 사회전반의 범죄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신화를 넘어야 한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머리말]. 하지만 각각의 내용을 요약하기 보다는 그러한 열 가지 신화에 대한 저의 생각을 짧게나마 적어볼까 하는군요.
[1.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오오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분명 피부로 느끼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한 치의 의문도 가지지 않은 채 저는 그저 그렇게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묻고 있었습니다. “그 통계자료는 누가 만들어내고 있습니까?” 그렇게 계속되는 저자의 설명은 경찰과 그 상부조직이 유지되기 위한 이론을 바탕으로 그 통계가 어떻게 조사되어 공개되는지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속삭이고 있었는데요. 물론, 이것이 외국에서의 사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상관없지 않겠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작게는 공금횡령에서 크게는 사과박스 로비에 대한 이야기들이 심심하면 터져 나오는 사실만 보아도 ‘범죄발생률’에 대한 것은 분명 차근차근 살펴봐야 할 것이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의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살릴 수도 있는 사람들을 죽여 나갔던 사실을 고발했던 영화 ‘식코 Sicko, 2007’를 예로 들어서라도 말이지요.
[2. 대부분의 범죄는 가난한 사람들이 저지른다] 전시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고자 무기를 들고 일어났던 의병들의 이야기는 둘째 치고서라도, 우리는 수많은 범죄 액션 영화를 통해 가진 것 없는 자들이 총을 들고 범죄를 일으키는 것을 심심치 않게 봐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앞서 읽은 도서 ‘도서관을 통한 지역사회 프로그램-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12가지 도서관 활동 이야기 Poor People and Library Services, 1998’의 사례들을 접해 봐도, 집은 고사하고 길거리로 내몰린 사람들보다도 계속해서 이야기하게 될 ‘화이트칼라’들이 심각한 범죄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보아도, 가진 것 없는 자들은 없는 만큼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음을 생각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에! 없는 돈으로 무기는 어떻게 산단 말입니까?
[3. 어떤 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법을 더 잘 지킨다] 과연 어떤 집단이 법을 더 준수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또 어떤 집단이 법을 덜 지키고 있을까요? 이 책에서의 사례들을 읽어보아도 이 세상에는 속이 검은 사람이 정상이지 투명하거나 하얀 사람이 존재하지 않음을 재인식 해볼 수 있었습니다. 법을 준수하기에 존경받는 존재일지라도 상대적으로는 모든 범죄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는 이야기는 최근에 본 영화 ‘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2008’에서의 명대사중 하나인 “누군가에겐 악질일 수도 있지.”를 떠올리게 하는군요.
[4. 화이트칼라 범죄는 비폭력적이다] 폭력이란 무엇일까요? 육체적인 상해를 입힘으로서 그 피해자로 하여금 행동불능으로 만들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 하지만 최근에도 이슈가 되어버린 ‘연예인 자살’을 예로 들어 정신적인 타격을 이야기 해 볼 수도 있을 것인데요. 이번 부분에 대해서는 ‘정장을 입은 뱀 snakes in suits’이라 말해지기도하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이코패스’를 말할 수도 있을 만큼 ‘화이트칼라’ 범죄의 무서움을 말하고 있었음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갱스터무비’와는 달리 난잡한 총질이 아닌 ‘권력’이라고 할 수 있을 ‘힘을 가진 자’들의 범죄라는 점에서 이 ‘폭력’이라는 것에 대한 다양성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5. 규제기관들은 화이트칼라 범죄를 예방한다] 흐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성을 따져보아도 우리나라와는 별로 상관없을 듯 보였습니다. 그리 심한 건 아니지만, ‘돈 많은 것들은 다 나쁜 놈들’이라는 말을 어려서부터 심심찮게 들어왔던지라, 규제기관과 화이트칼라의 상관관계는 그 이론들의 납득이 참으로 잘 되는 듯 하더군요.
[6.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부르짖던 영화 ‘홀리데이 Holiday, 2005’를 기억하십니까? 그러한 역사적 아픔을 가진 우리로서는 역시나 이 부분에 대해서 이론상으로 납득이 쉽지 않았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7. 경찰의 노력은 약물사용을 종식시킬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는 총기 휴대와 약물에 대한 사건 사고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 역시 민족성을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면서도, 경찰에 대한 믿음을 크게 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읽고 넘어 갈만 했습니다.
[8. 지역사회 교정은 훌륭한 대안이다] 언론을 통한 음모론을 말해야 할지 세계화를 말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툭하면 지역감정차이의 대립을 말하고 있는 편에서는 역시나, 이 부분에 대해 그 이론은 재미있게 읽어 볼 수 있었지만 그러려니 넘겨보게 되었습니다.
[9. 처벌은 범죄에 상응하게 결정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누가 말했습니까? 이번 장의 시작에 나오는 이야기만 보아도 우리는 이 ‘상응하는 대가’에 대해 상대적으로 그것을 초월하는 정신자세를 가지고 있음 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인데요. ‘강철의 연금술사 鋼の鍊金術師’라는 작품에서 강조하는 ‘등가교환’은 역시 절대적이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그 가치를 달리 할 수밖에 없는가? 와 같은 다소 의미 없는 고뇌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10. 사람들은 법에 따라 행동한다] 법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함으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약속들? 아니면, 특정 지역사회내지 집단을 이루는 군집을 통제하기 위한 규정들? 아무튼, 우리는 이 법이라는 것을 잘 지키고나 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법이라는 것이 두루뭉술해 필요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것은 익히 알고는 있었으나, 빨간불의 횡단보도를 아이의 손을 잡고 뛰어넘어가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자주 인용 하듯 가벼운 법을 곳 잘 어기는 실태에 대해 우리는 이 부분을 통해 이야기되는 이론과 사례들에 대해서 고민의 시간을 가져 봐야 할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당연하게 무릅쓰고 있었던 위험에 대해 올바른 통찰력으로서 이제는 바꾸어야 하지 않겠냐는 [신화를 넘어서]와 저자와 역자의 [후기]까지 있었지만, 실상 그런 것보다도 위에서 짧게나마 저의 생각을 적어본 열 가지 신화에 대한 내용이 핵심이라 생각했기에 이정도로만 요약하고, 이어서는 이번 책에 대한 것을 조금 말해 볼까 하는군요.
사실, 책을 읽기 전부터 해서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제목에서의 ‘신화 Myths’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화’라 하면 ‘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라는 선입견적 상식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사전을 열어보니 ‘(사회 일반의 습성적인, 그러나 근거가 박약한 생각[사고(思考)])’라는 설명이 등장함에 책의 내용마냥 기존의 선입견이 깨지는 듯한 신선한 충격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비록, 외국에서 있었던 사례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기에 우리나라의 실상과는 다소 일치하지 않다 판단이 서기도 했지만, 독립되어진 것 같으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설명되고 있는 이 이야기들은 분명,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많은 것들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었는데요. 아아. 우리는 과연 ‘살아가는 걸까 살아가야 하는 걸까’와 같은 조PD의 ‘악동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떠올려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783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