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 전21권 세트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솔 출판사 것으로 읽은 토지의 감상문입니다]


제목 : 토지土地
저자 : 박경리
출판 : 솔
작성 : 2005. 03. 21.


   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제 컬렉션 중 가장 말이 많았었던 토지수집의 여정. 책을 수집할 당시에는 '나남'출판사에서 재판 본이 나올 예정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서점에서 사라져가던 컬렉션. 그런 이유로 전국에 가까운 많은 서점과 헌책방을 전전하며 1권만을 수중에 넣지 못했었고, 마침 어떤 분의 도움으로 전 16권의 묶음을 한번 더 모았지만 파손되어있던 1권. 책 대여 점에서 책을 빌려 파손된 부분만 복사해 끼워둔 뒤 찝찝한 기분으로 수집 종료를 선언했었지요. 그러다가 정작 나남 출판사의 전 21권의 토지가 시중에 나오게되고, 그 여파인지 드디어 솔 출판사의 1권이 헌책방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아아 근 2년에 가까웠던 32(16 × 2)권의 토지수집 대장정(?)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런 역사를 가진 책을 3년 동안 읽고 있지 않았다는 것에 조금 미안한 감도 없진 않군요(웃음)


   이런 하소연 같은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그럼 대하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박경리님의 토지. 그 작품의 세상을 살짝 소개해보겠습니다.


   경남 하동 평사리라는 마을. 한가위를 배경으로 즐거운 마을 분위기와는 달리 최참판 댁의 기괴한 분위기와 함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고 보니 토지의 이 시작부분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비밀이 많아 보이는 구천이라는 머슴의 숲 속―달빛 아래에서의 절규에 가까운 흐느낌이 가장 인상깊게 떠오르는군요.

   그렇게 시작되는 이야기는 '동학'이라는 존재의 등장과 함께 1897년의 한가위부터 1945년의 해방까지 근 50여 년 동안의 장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로 발전하게 됩니다. 네? 아 그 시대가 어떤 시대냐구요? 우리나라의 가장 한 맺힌 시절의 이야기, 즉 '일제침략기'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토지라는 작품을 교과서 등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접하셨던 분이라면 최서희라는 캐릭터를 많이 떠올리실 듯 합니다. 처음에는 가장 귀엽게 그리고 시대 속에서 가장 강인한 카리스마를 가진 여인으로 등장하는 최서희. 이 작품은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의 이야기로 그녀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로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아. 먼저로는 최참판 댁의 몰락과 함께 서희 일행이 만주로 떠나게 되면서부터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장대한 서사와 수많은 주인공들. 이제까지 접했었던 작품들과 달리 100페이지만 읽어도 멀미가 났었지만 알지 못할 중독증으로 틈만 나면 읽어나갔던 작품. 주인공들과 함께 웃고, 울고, 시대를 논했었던 작품. 그렇게 '완결편'을 덮는 순간 느꼈었던 충만함의 행복한 두통. 이 감상문을 작성중인 요즘 원작의 완결 후 처음 제작 방영되는 드라마 토지를 내무반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그저 슬플 따름입니다. 소문으로는 원작과 드라마가 분위기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하는데요. 광고용으로 살짝 살짝 지나가는 화면만 가지고는 그저 호기심만 증폭될 뿐이라 잘 모르겠군요(웃음)


   6·25도 그렇지만 해당 시대를 체험해보지 못한 체 전쟁 불감증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한창 독도문제로 시끄러운 3월의 오늘날. 일제 침략기를 살아가는 수많은 주인공들과 함께 한 맺힌 시대를 대리 체험해 보았습니다.


   환상 문학이나 무협지는 열 권이 넘어가도 재미있게 읽으면서 정작 우리 민족의 시대를 이야기하는 대하소설은 페이지의 압박을 느낀다며 피하는 분들이 더러 보이는데요―아 물론 저도 그랬었기에 뭐라고 하긴 그렇지만 말이죠. 하지만 막상 페이지를 넘기는 수간 느껴지는 흡입력은 페이지의 압박을 각오하고 읽은 제가 감히 보장합니다.


   대하소설. 대하소설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사전에서 찾아보니 [대ː하―소설(大河小說)[명사] 여러 대에 걸친 시대 배경과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방대한 내용을 담은 소설.]이라고 나와있군요. 문득 생각나는 또 하나의 대하소설이 있었으니 안성기씨 주연의 영화 '태백산맥太白山脈'의 원작 소설 '태백산맥(조정래趙廷來 저)'이 떠오릅니다. 10권으로 완결되어있으며 아직 읽어보지 못한 소설. 기회가 되면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교과서적인 역사를 싫어하는 저. 하지만 이런 소설을 통해 말해지는 시대의 드라마는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Ps. 네? 두 세트나 가지고 있으니 팔라구요? 글쎄요. 서울에서 자취하는 친구 집에서 신세를 질 때마다 한 권씩 주고 있는 처지라 죄송하게되었습니다. 요즘 중고서적에 가면 조금씩 쌓여있는 것을 보실 수 있으며, 나남 출판사용으로 출판되어있으며, 가볍게 읽으시려면 청소년 토지(전 12권)도 시중에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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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오타 2005-04-17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작품이라도 읽으면 읽을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군생활 중에 읽게 되었지만 전역하면 좀더 시간을 두고 찬찬히 읽어보고 싶어지는 작품입니다^^ 가능하면 드라마도 제대로 보고 싶구요^^*

에밀리나 2005-12-16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고등학교 때 토지를 읽었답니다. 솔 출판사 꺼라서 16권 짜리 였는데.. 1권을 손에 쥔 순간부터 단 하루도 읽지 않고는 못 베기겠더군요. 그 때 한번 읽어두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지금은 읽을 시간도 없고,..ㅜㅜ 조만간 구입을 해서 다시 읽을 예저입니다.

무한오타 2005-12-1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파이팅입니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