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장-자크 피슈테르 지음, 최경란 옮김 / 책세상 / 1994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 : 표절TIRE A PART, 1993
저자 : 장 자크 피슈테르
역자 : 최경란
출판 : 책세상
작성 : 2007.09.01.




“나는 감히 이 작품을
‘친절한 에드워드 경Sympathy For Gentleman Vengeance’
이라 말하노라!!”
-즉흥 검색-




  ‘시나 글, 노래 따위를 지을 때에 남의 작품의 일부를 몰래 따다 씀’이라는 의미를 가진 명사 ‘표절’. 그렇다보니 위의 즉흥 감상처럼 ‘친절한 금자씨Sympathy For Lady Vengeance’를 표절하게끔 장난기를 발동시킨 아주 멋진 작품이 하나있어 이렇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어느 호텔의 방 안에서 고뇌에 잠긴 한 노신사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예상한대로 오랜 친구가 승리자가 될 것이고 또한 그 반대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것임을 다짐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그토록 기다리던 콩쿠르 수상작이 발표되게 되고, 그것이 예상대로의 길로서 열리게 되자 주인공은 아주 어린 시절, 이 모든 음모가 시작 되었던 한 사건의 시작부터 조금씩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조용히 짜맞춰가던 그림조각을 거대한 그림으로서 나열하기시작 함에 사건은 그 심각성의 절정을 달리게 되는데…….




  와 재미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정말 근사한 추리소설을 하나 만난 기분 이었다 랄까요? 그러면서도 이때까지 읽어보지 못한-탐정이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것이 나닌, 범인이 자신의 계획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듯한 구성은 정말이지 연속되는 반전을 지닌 영화를 보는 듯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보다 ‘표절’에 대해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이 있었으니, 영화 ‘시크릿 윈도우Secret Window, 2004’가 있었음을 살짝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원작은 소설이라지만 구한지 얼마 되지 않아 대신 영화를 먼저 만나보았었는데요. 그렇다보니 영화가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에 대해 수다를 떨기도 그렇고, 또한 이 감기록 자체가 그 작품이 아닌 이번에 읽은 작품에 대한 것이기에 다음시간을 노려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우선 이야기의 표면적인 주체가 표절을 당한 저자가 아닌 인생을 도둑맞았다 말하고 있는 저자의 친구이자, 영국출판계로의 동업자이자, 조언자인 한 남자였는데요. 일단 ‘복수’라는 개념을 벗어던져버린다면 쌍방이 형태만 다른 표절행위를 했다 말할 수 있기에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그리고 원 저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존재성이 무참히 박살날 수 있는 최악의 범죄라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이야기해볼 수 있는 사안이 바로 ‘저작권’에 관련된 문제인데요. 이렇게 ‘표절’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바로 ‘저작권법’이라지만 전시상황과 무명의 작가라는 공백을 이용한 아슬아슬한 완전범죄의 이야기는 그 어떤 것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저작권법’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사전적 의미만 옮겨보자면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라고 나오며 최근에 어떤 영상물에는 ‘양심을 지켜주는 등불’이라고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정보 접근권’과 ‘알권리’에서는 개인적으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기에 그동안 생각한 것을 몇 가지 적어볼까 하는데요. 
  ‘청소년 보호법’과 함께 만화가들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말하고자 그 모습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 ‘블랙리본’의 의사를 존중하기에 가능하면 책을 사보는 저에게 있어, 그리고 주위에 출판 경험을 가지신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저작권’의 의미는 저에게 이미 오래전부터 심각하게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또한 지금에 들어서는 이 세상에 완전한 ‘창작’은 없다는 이론을 받아들이고 지난날 기껏 아주 멋진 생각이랍시고 소설을 끄적이다가 이미 비슷한 작품이 있다는 지적에서 ‘표절’아니냐는 말에 받았던 상처를 겨우 치유중이며, 나름대로의 사비를 들여 출판 경험이 있었던 저에게 저작-글을 쓴다는 것은, 그리고 마침표를 만난다는 것은 남자이기에 비슷하게나마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를 ‘출산’의 진통을 경험하게 해줬었다는 점에서 아이를 유괴당하는 부모의 심정까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놈의 ‘저작권’으로 조금 전 위에서 말했던 ‘정보 접근권’과 ‘알권리’를 침해받은 적이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인데요. 잘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와 다른 여러 이유로 인해 외국의 일부 소설이나 영화 들이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못했거나 장대한 시리즈물에 대해 유통이 중도하차 될 경우 계속해서 이어지는 ‘정보’에 대해 단절을 경험해보신 이용자불들께 어떤 최소한의 대안이라도 준비되어져있는 것을 발견해보신 적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이것 또한 ‘최소한의 양심’이라는 것이 지켜져야만 저의 말이 적용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순수히 ‘알고 싶다’의 문제라면 소수의 팬들에게도 그러한 ‘접근가능성’의 봉사가 이뤄져야한다는 것이 제 의견인데요. 무조건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다양한 작품으로의 접근 방식을 마련해줘야 한다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국립중앙도서관에는 한국에서 출판된 저작물일 경우 의무적으로 납본을 받게 되어있다지만 그건 아직 ‘책’에 대한 영역일 뿐, 멀티미디어 세상에는 좀 더 다양한 저작물을 만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생각이 드는군요. 
  거기에, 개념을 상실한 영파라치 분들께도 피해를 입은 적 있던 한 사람으로서, 한국에 정상 유통되어 잘 팔리는 영화들에 대해서만 보호에 신경 좀 팍팍 쓰실 것이지, 국내에서는 이름은커녕 모습도 구경도 하기 힘든 작품들을 아무런 소득도 없이 겨우 구해 알려주시는 분들에 대해서까지 자신의 거짓된 명성과 보상금에 눈이 멀어 같이 싸잡아 운명을 달리하게 하는 그 모습에서는, 외국의 다양한 저작물들이 지난날 처음 국내에 ‘해적판’이라는 모습으로 소개된 것이 많았다는 점에서 무엇이 과연 옳고 그른 것인지 생각해보실 것을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후우. 표절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저작권으로 넘어가면서 그만 흥분해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저적자와 이용자의 균형을 위할 줄 알아야한다는 것이었는데요. 위에서도 짧게 언급한 ‘이 세상에 완전한 창작은 없다’는 점에서, 생각이라는 것은 돌고 도는 것이고 완전히 같은 생각은 존재하기 힘들어도 비슷한 생각을 할 수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익명성의 세상에도 ‘양심’이 제 모습을 찾아 전 인류의 지적 발전에 훌륭한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친구에게 철저하게 복수를 하고 난 뒤 최소한의 양심으로 만들어진 양날의 검으로 자신의 영혼에까지 상처를 입히게 되자 그것을 치유해나가는 과정으로 역사 속에서 잊혀진 작가를 발굴하는 모습을 보며, 소설 ‘뒤마 클럽El Club Dumas, 1993’을 떠올릴 수 있었는데요. 그 작품에서도 저작자가 사망하였거나 시대의 흐름 안에서 사라져버린 명작들을 출판사의 이름으로 재 발간하고 보급하는 목적을 지닌 조직인 '뒤마 클럽'이 나오기에 지나간 것이기에 무시하기보다는 그런 아까운 많은 작품들을 통해,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무작정 표절하기보다는 창작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 저작물의 권리는 보호되어지고 관리가 되어야한다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생각만 잔뜩 해오던 어떤 사안에 대해 이렇게 관련된 책자를 읽어보고 생각을 ‘기록’이라는 형태로 정리를 해나가면서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오버한다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렇게 ‘저작권법’도 쭉 한번 읽어보고 관련된 작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도 했는데요. 사람은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그것을 사실로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에서 ‘저작’과 관련된 분들이 ‘표절’을 통해 어떤 고통을 받으셨는지에 대해서 이 기록을 통해서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 책의 저자 분 또한 이 작품을 실제의 어떤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기록해 두셨으니, 잃어버린 과거를 재발굴 한다는 취지까지는 좋지만 ‘불법복제’로 인한 자기무덤파기 같은 행위는 아직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임을 말씀드리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494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9-0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데 품절이네요. 왠지 읽고 싶다는.. 도서관에 있겠죠? 좋은 리뷰 읽고 갑니다.

무한오타 2007-09-0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관에서 발견했으니 있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감기록에 관심의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