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폴라북스의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충무공의 회사에서는 자기 개발비라는 명목으로 연간 일정금액을 지원해 주는데, 그 돈은 책 구입이라든가, 기타 등등의 항목으로 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알라딘에 충무공의 계정을 만들어 두고 종종 충무공 계정으로 책을 구입한다. 얼마전 다락방의 꽃들도 그 돈으로 구입을 했다. 거 참, 회사에 제목을 제출하기는 참 거시기 한 책이었는데 말이다. 흠흠. (애들 동화책이나 학습지, 문제집은 못산다 또.)

그 폴라북스에서 다락방의 꽃들을 구입하면, 추첨으로 뭔가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던 모양이다. 내가 기억할 리는 없고. 여튼, 아이폰에 충무공의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 놓은 걸 그대로 뒀던터라, 알라딘에 접속하니 공지가 떴다. 나 폴라북스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려 열권의 책을 받게 되었단다, 올레~!

당첨자에게 이미 개별 공지가 갔을 거라길래, 충무공에게 물었더니 시크하게 대답해 주신다. 

'스팸인지 알았지.'

헐.


2. 해인이가 입학을 했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초딩 둘을 둔 엄마~


3. 영동대교를 아시나요?


지난 여름에 귀국하여 작년 하반기 6개월동안, 나는 일주일에 사흘, 하루에 영동대교 두번 넘어다니는 여자였다. 다인의 영어학원 때문에. 헐헐.

그리고 올 3월부터 나는 일주일에 이틀, 하루에 영동대교 여섯번 넘는 여자가 되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ㅠ.ㅠ


4. 식기세척기


나는 사람들을 불러서 밥 해 먹이는 것을 즐긴다. 예정되어 있던 손님이나 예정되어 있지 않은 손님이나 언제 어느 타임에 찾아와도 어떻게든 한상 차려서 먹일 수 있다. 문제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집안일이 설거지라는 거지;;;;;;;;;;;;;;

내가 대학에 다닐때, 친정에는 무려 여덟명의 식구가 바글바글 모여 살았다. 결혼해서 애 낳은 언니가 육아 문제로 친정에 합가해 살 고 있을 때였다. 엄청난 설거지 양에, 엄마는 언니에게도 설거지를 할 것을 종용했지만, 언니는 엄마에게 그때 막 일반에게 퍼져 상용화되기 시작하던 식기 세척기를 사다 안겼다. 동양매직 거였다. 서너번 사용해 본 엄마는 곧 그 식기세척기를 마른 식재료 보관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훗날 분가하면서 그 식기세척기는 언니의 집으로 이사를 가 여전히 식재료 보관함으로 활동하셨다. 훗.

자카르타에 가기 직전 1년간 살았던 아파트에는 식기세척기가 빌트인으로 딸려있었다. 엄마의 본을 받아 당면 미역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잘 썼다. 음하하하하하하...

자카르타에서는 설거지를 해 주는 메이드가 있었고, 

귀국해서 한동안 설거지를 열심히 했는데, 책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손목이 나갔다(어디로?). 원래 갓난 애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손목이 나간다는데, 나는 애 키우는 내내 손목 통증을 겪은 적이 없었다. 무려 천기저귀를 써서 애들을 키웠음에도! 그러다 이 집에와서 책을 꽂다가 손목의 고질적인 통증을 겪게 된 것이다. ㅎㅎ 사서 일을 하고 있는 동서를 둔 언니의 표현에 의하면, 도서관 사서의 고질적인 직업병이라나. 

손목은 나을 듯 나을 듯 낫지 않았다. 쓰지 않으면 괜찮다가 좀 과한 설거지를 한 날이면 또 파스를 붙이고, 집안 손걸레질을 좀 거하게 한 날 또 파스를 찾았다. 아너스 물걸레 청소기를 샀고,

드디어 빌트인 된 식기세척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 이거슨 신세계~!

도대체, 이 좋은 것을 나는 왜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것인가. 왜 얘를 식재료 보관함으로 전락시켰던 것인가. 식기 세척기가 중간에 고장나 사흘간 사용하지 못하던 동안, 충무공과 아이들은 나의 눈치를 봤다. 멘붕도 그런 멘붕이 또 있을까. 부엌이 엉망진창. 대체, 식기세척기가 없는 동안엔 밥을 어떻게 해 먹었던 것인가 싶을 정도였다. 우리 어머니 세대에서 세탁기가 상용화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도 이랬겠지. 후후.


5. 그릇


나는 꽤 오랜 자취 생활 이후 결혼을 했기에 혼수 장만을 할 때 부엌살림을 따로 사지 않았다. 쓰던 그릇들을 그냥 이고 지고 가서 살림을 했다. 보다 못한 엄마가 한식기 10인조를 사주신게 전부였다. 짝도 안맞는 그릇들을 오래도 썼다. 

인도네시아에는 각종 도자기 회사의 공장이 있다. 덕분에 거기서는 몇몇 명품 브랜드의 그릇을 싸게 살 수 있었다. 로스트란트 몬아미나 스웨디시 그레이스, 웨지우드와 로얄알버트를 막컵으로 쓰는 이것이 리얼 럭셔뤼~! 그릇을 후질러서 친정이며 친구며 닥치는대로 나눠줬는데도 그릇은 많~이 남았다. 여전히 많~이. 더구나 내가 귀국하기 직전 인도네시아의 한국도자기 공장에서 창고 물품을 대 방출하는 세일을 했다. 내 한식기를 모두 바꾸는 것으로도 모자라, 언니의 한식기를 죄다 바꿔주었고, 엄마의 오래된 살림도 교체했다. 

남들은 김치냉장고를 넣는 자리에 그릇장을 짜넣었다. 엄마는 질색을 했지만, 10년 전 혼수로 샀던 양문형 디오스 냉장고를 자카르타에 버리고 한국와서 새로 양문형 냉장고를 샀는데, 외부는 똑같은데 내부가 광활하게 넓었다. 뭐가 끝도 없이 들어가는데 김치냉장고까지야 필요있나. 그릇장을 짜 넣어 그릇을 차곡차곡 챙겨넣었다. 

자카르타에서 컨테이너가 도착해, 짐을 정리해 넣을 때, 부엌일을 도와주러 오신 이삿짐 센터의 아주머니에게 제가 그릇이 좀 많아요. 했더니 네~ 건성으로 대답하시다가 나중에는 잔소리를 하시더라. 싸다고 이렇게 많이 사오면 어째요....;;;; 네네네. 그거 세 집으로 나눠 갈 그릇이었답니다. 

자카르타에서 짐이 오고 난 다음에 그릇을 죄다 풀어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뽁뽁이를 구입해 그릇을 포장해서 화물택배를 불러 열박스 넘는 그릇을 창원으로 보내고도, 추석에 내려갈 때 또 그릇을 둘둘 말아 여기저기 갖다 앵기고, 1월에 친정 식구들이 집들이겸 놀러와 또 한박스 분량의 그릇을 싸가지고 가고 그리고도 남아서 설에 또 시댁에 갈 그릇을 포장하고 있었더니 충무공이 묻더라. 도대체 그릇을 얼마나 사 온거냐고. 근엄한 표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첩에게는 아직도 열두개의 그릇이 남아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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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5-03-0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식기세척기를 미역과 파스타 면 등을 넣어놓는 용도로 사용 중이랍니다.

이사하시느라 고생하셨네요, 해외에서 오랫동안 사셨으니 큰 이사였겠어요. 그래도 귀국하신 것 축하드려요, 영동대교 6번씩 왔다갔다 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아 보이는데... ^^ 이사, 저도 책 때문에 엄두가 안나요, 정리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뭐라 하실까 싶어서요. ㅋㅋ

아시마 2015-03-09 14:4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식기 세척기는 초기 진입장벽이 좀 높은 가전 같아요. 근데 써 보면 세탁기 없이는 못사는 것과 비슷하게 될지도 ㅎㅎ
저는 책... 이삿짐 센터 분들이 정리 하겠다는 거 못하게 했어요. 책이 좀 많았어야죠. 책장도 미처 못 산 상태였고요. 처음엔 넣을 수 있는데까진 넣어드리겠다 하던 분들이 끝도 없이 나오는 책박스에 질려 그냥 서재 한가운데 책박스들 다 쌓아두고 그냥 가셨어요. 그거 혼자 정리 하느라 손목이 맛이 갔지요 ㅋ

붉은돼지 2015-03-09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 당첨 축하드려요^^
저도 몇년 전에 이벤트에 당첨되어 타셴 화가시리즈 10권 받았는데 기분 좋드라구요ㅋㅋ 그 뒤론 감감 무소식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