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핵 

하정훈의 삐뽀삐뽀 119 이 책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결핵 예방접종(BCG)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엔 결핵이 없으니까. 그래서 한국 아이들이 가끔 미국에 입국할때 BCG 양성반응을 보여 입국 거부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반드시 예방접종했음을 고지하라고.  

이 나라 신문에 의하면, 이 나라엔 결핵이 매우 흔하다. 하루 400명의 사람이 결핵으로 죽고, 연간 48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매년 14만명이 죽어간다. 하루 400명이면. 15세에서 55세 여성 환자가 가장 많다고 한다. 헐...  

옆집 식모 애니가 각혈을 하기 시작했다. 옆집 식모 애니는 우리집 큰식모(그렇다, 난 이제 식모가 둘인것이다. -_-V)암바르와 이종사촌간이다. 그녀들은 같은 날 휴가를 받아 사이좋게 같이 놀다가 같이 들어온다. 오, 암바르양은 최근 집안일에서는 거의 손을 떼시고 내가 외출할때마다 우리 밤토실을 안고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일을 하신다. ㅠ.ㅠ 

옆집 언니도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애니를 병원에 보냈고, 나도 제정신이 아닌 상태다. 애니는 현지 병원에서 폐사진을 찍고 피검사를 했다는데, 피검사 결과는 다음주 월요일에 나오고 폐사진을 찍은 결과로는, 현지인 의사 왈, 결핵은 아니고, 밥을 제때 안먹어서 폐에 염증이 생긴 거라는데, 헐... 폐에 염증이 생긴거면 폐렴이잖어. 폐렴이 각혈을 하냐고오오오오오오! 

2. 의사를 믿을까 말까. 

뒷집 혜원이네 엄마가 해 준 이야기. 혜원엄마는 이 나라에 10년을 살았다. 이제 만 다섯살이 되어가는 그집 둘째 혜원이가 아기였을 때 들인 유모가, 혜원이 7-8개월이 되었을 무렵 갑자기 미친듯이 토하면서 방에 쓰러져서 자기 죽을 것 같다고 눈물만 흘리더란다. 혜원엄마가 볼때 이건 딱 송장칠 상황이더라나. 너무 무섭고 겁이나서 유모를 데리고 현지 병원으로 직행. 

가기 전에, 그래도 애를 둘이나 낳은 사람의 눈으로, 이건 아무래도 임신 초기 입덧이더란다. 물론 유모는 미혼이었으나. 그래서 물었단다. 너 이번달 생리 했니? 너 혹시 휴가가서 남자랑 자고 온거 아니니? 유모는 절대 그런일 없고 생리 했다고 딱 잡아 떼고... 

병원에서도 얘가 왜 이렇게 토하는지 도대체 원인을 알수가 없다고, 온갖 주사 다 맞고(그렇다, 후진국일수록 과잉진료는 빛을 발하고. 이나라 약은 정말 독하다.)약 6일간 입원해 있다가 퇴원하니 병원비가 400만 루삐, 우리돈으로 한 45만원 정도 나왔더란다. 그러나 의사도 원인을 모르겠다고 그러더라나.  

집에온 유모는 동일한 증상을 또 보이고. 알고봤더니. 진짜 임신이었던거지. 더 놀라운 건 상대 남자가 그 유모의 이혼한 형부더란다. 이미 언니와 이혼을 했으니 남남이라는거지. 헐... 

사람이 토하고 쓰러지는데, 병원에서 가장 기초적인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안했겠냐고. 병명이 명확하게 나온 것도 아닌데, 6일 입원을 했으면 당연히 의사가 임신인 걸 알았겠지. 그러나 유모의 부탁으로 이야기를 안한 것 같다고. 더 황당한 건 그 유모는 이미 과거 형부였던 남자로부터 버림받은지 오래고, 임신 초기에 온갖 약물의 투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멀쩡하게 잘 태어났다나. 

결핵 아니고, 폐에 염증 생겨서 각혈한다는 현지 의사의 말을 믿을까요, 말까요. ㅠ.ㅠ 

3. 아들이야 손자야. 

어느 한국사람 집에 있었던 실화. 

그 집에서 일을 잘 하던 식모가 어느날 갑자기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더란다. 왜 그러냐 달래봐도 말도 안하고 그냥 그만두겠다고해서 내보냈는데 몇달뒤, 그 식모가 갓난 애를 안고 나타난거지. 누가봐도 한국 아이임이 분명한 아기를 보고 그집 마나님은 처음엔 남편을 미친듯이 잡았더란다. 애가 남편을 너무 많이 닮았더라나.  

그러나. 그 아기는 이제 19살 된 아들의 아기였단다. 한두달 뒤엔 한국으로 대학 진학을 해야 할 아들의 아내와 자식으로 식모를 받아들일수는 없었던 마나님은 약간의 돈을 주어 식모와 갓난애를 시골로 보내버렸다고.  

사실 나 이 나라 온지 3개월 반, 이 이야기를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다른 사람 3명에게서 들었다. 처음 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 준 사람이 말하기를 한동안 자카르타 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야기라더니. 헐. 이 나라 여자들이 한국 사람 애를 낳는 경우가 흔하다고. 돈을 보고. -_-;;; 

4. 식모를 둘 수 있는 나이의 상한선. 

사춘기에 접어든 사내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절대 어린 나이의 식모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 이 나라의 불문율. 사춘기 사내아이가 덮치는 게 아니라, 식모가 사내아이를 덮친다나.  

5. 결핵과 간염 

물론 우리 아이들이나 나는 항체가 있다. 예방접종을 다 했으니까. 물론 작은놈은 아직 접종이 다 끝나지 않았지만, 적어도 간염과 결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나라엔 그 두가지 병이 정말 많고, 동남아 답게, 에이즈도 많다. -_- 썩을. 

6. 에혀. 내가 지금 이 나라에서 뭘 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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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7-10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렴으로 각혈해요. 그런데 밥을 제때 잘 안 먹어서 각혈한 거면 폐렴이 아니라 위염이나 식도염으로 각혈하는 가능성이 더 높은 거 아닌가요? 꺄우뚱.

아시마 2010-07-10 17:46   좋아요 0 | URL
아, 폐렴으로도 각혈을 하는 군요. 도무지 이해가 잘 안되요. 밥을 제때 안먹은거랑 폐렴이 생기는 것은 무슨 관계가 있는걸까요? 그 의사는 폐 엑스레이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그렇게 말을 했다고 하니까 위나 식도쪽의 출혈은 아닌 것 같구요.
어휴우우우우우... ㅠ.ㅠ

blanca 2010-07-1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니가 결핵이 아니기를,,,. 아시마님, 그런데 3번은 정말 충격적이네요...

아시마 2010-07-10 17:43   좋아요 0 | URL
차마 못써서 그렇지 더 충격적인 이야기도 몇 가지 있어요. 여긴 한국으로 치면 뒷베란다쪽에 조그만(그야말로 더블베드 사이즈.) 쪽방을 넣어서 식모방을 따로 만들어 놓거든요. 그 옆엔 조그만 욕실겸 화장실도 따로 넣어두고요.
이것도 혜원엄마 아는 집에서 실제 있었던 실환데, 어느날 갑자기 그집 식모가 뒷방에서 애를 낳더래요. -_-;;;
임신기간 열달동안 전혀 몰랐던 그집 마나님이나 말 한마디 안하고 있다가 뜬금없이 애를 낳아버리는 식모나... -_-;;;;;;;;;;;;;;

지금이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2010년은 맞는거죠? 여긴 정말 딴세상 같아요. 특히 이런 부분은.

옆집 식모가 만약 결핵이라면, 저희집 내니도 내보낼 생각이예요. ㅠ.ㅠ
글고 인제 내니 안두고 살까봐요. 내 팔자에 무슨 내니 씩이나. 흑흑.

저절로 2010-07-1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야~! 고생이 말이 아닙니다그려.
이 참에 아이핑계,결핵핑계대며 줄행랑 놓으세요..
혹, 충무공 없음 하루도 못 사는 여인?!

아시마 2010-07-14 11:44   좋아요 0 | URL
ㅠ.ㅠ 줄행랑 놓고 싶은 마음이야 꿀떡 찰떡이오나...
살 집이 없어요. ㅠ.ㅠ 저희 분양권 사 놓고 나온거라, 음, 이제 지하층 공사하고 있다나요. 흑흑흑... 그것만 아니면 당장 갔다, 내가.

덕수맘 2010-08-0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네요...식모이야기...

아시마 2010-08-11 12:08   좋아요 0 | URL
ㅠ.ㅠ 무셔워요, 저도.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