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최대의 관건은 'MB의 언론장악음모'다.

KBS,YTN 사장문제, MBC 민영화, 신문-방송 통합 종합PP 허용, 민영 미디어랩....

이 모든 문제는 한국의 언론구조 자체를 MB식으로 바꾸는 계획이다.

...YTN은 앵커 뒤에 피켓이 나오는 사상 초유의 시위를 감행했다. 민영 미디어랩 허용할 경우

모든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이 들고 일어나겠다는 분위기다.

이 모든 것이 연대한다면 정말 한국 방송 사상 초유의 '방송계 전면 총파업'같은 것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최근의 언론상황을 따라가고 싶다면 '미디어 오늘'을 지속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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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링 2008-09-19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제 즐겨찾기 목록중 하나인 미디어 오늘이군요.

뉴스에서 다루지 않는 언론사 사정을 깊게 알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람혼 2008-09-20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찾'하였습니다. 소개 감사드립니다.
 

* 세칭 말하는 진보적 매체에서 요즘 논란이 되는 글은 단연 '주대환'이다. 그의 도발적 인터뷰에는 연애인에 달리는 댓글만큼 줄줄이 붙어있다.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0982

댓글 역시 딱 인터넷 수준이다. 분노 작열부터 진지모드까지... 주대환은 ' 뉴레프트'를 주창하고 있으며 '뉴 라이트' 기관지라할 말한 <시대정신>에 그 글을 실었다.(그의 뉴레프트가 사실 그닥 '뉴'하지는 않다.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이고 본인은 페이비언 사회주의에 영향을 받았음을 비치고 있다.아마 '뉴'를 붙이는 것은 한국 내 운동권 좌파-한 때 본인도 비중있는역할을 했던-와 선 긋기를 위한 수사에 가깝다.레디앙 기사는 '구좌파와의 전쟁'라는 꽤나 공격적인 제호를 달았다.)

* 요즘 이슈메이커처럼 느껴지는데 최장집 교수 역시 '촛불'에 대해 부정적 성찰을 드러내는 글을 올렸다. '대의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기존의 입장에 대해 달라진 것은 없지만 조금 더 자극적 용어들이 등장한다. 그다지 새삼스럽지는 않으나...가히 '촛불'에 목 매단적 있는 진보라면 읽어볼 만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80960

* 재미있는 것은 둘 다 '조선일보' 에서 기사로 다루고 있다는거다. 바쁜 '조선일보' 가 류근일 칼럼까지 동원해서 '주대환'의 '사민주의'에 대해 칭송하고 있다. 물론 '최장집' 은 뭔 말만 하면 '조선일보'에 실린다. 막대먹은 진보가 주의해야 할 것은....조선일보의 정치적 색안경을 따라 접근하기 전에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선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조선일보의 불순한 의도 역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주대환의 과거 행적과 앞으로의 거취를 두고도 말이 많다.

흔히하는 말로 '독고다이' 정도로 말하는 사람도 있고,제2의 장기표나 김문수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최근에 주대환은 '사민주의'에 관련된 책을 한 권 냈다. 그리고 맹아론의 모델을 조봉암의 진보당에서 찾고 있다. 이 책에는 국방부 불온서적으로 뽑혀서 진보계의 스타로 다시금 각광을 받는 '나쁜 사마리아인'의 장하준의 글도 포함되어 있다.

주대환은 민주노동당은 10년안에 망한다고-기존 야당으로 통합을 전제한 듯- 말하고 그나마 진보신당은 녹색당 형태로 갈 것이라고 말한다. (기사에 어떤 근거를 밝히지는 않는다.)

 

* 관심을 두어햐 할 부분은 류근일의 칼럼도 아니고, 주대환이나 최장집도 아니다. 그들이 제기하고 있는 '정치사상'에 대한 비판과 반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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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햐...사진 크게 하니까 보기 시원하다.

드팀전의 관심도서로 이 책을 올렸다. 책 저자는 로이드 칸이다.

처음에 이 이름을 봤을때...루이스 칸을 떠올렸다. '무슨 관계가 있나? '

그런데 지금 다시 보니 이 사람 이름은 세계적인 건축가의 조합이다.

한 명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그리고 루이스...^^

건축에 대해서 그다지 알지 못하지만  20세기 건축들에 대한 책들을 몇 권 본 적은 있다. 당연히 건축가과 건축물들을 보다 보면 '공간과 철학'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옥 역시 그렇지 않은가? ....내가 최근에 읽었던 한옥에 대한 글 중에서 '차경'이란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한 사회의 건물은 그 사회의 모습과 닮을 수 밖에 없다. 한옥이 잘 들어선 자리를 보면 주변 풍광을 흩뜨리지 않는다. 우리 선조들은 좋은 경치를 자기의 것이라 소유한다고 생각치 않고 빌어쓴다고 했다. 그래서 빌 '차' 자를 써서 '차경'이다. 이게 한옥이라는 집의 철학 중에 하나가 아니겠는가.

좋은 건물은 철학이다. 그런 면에서 '당신이 사는 곳은 당신의 모습이다' 라는 말은 또 다른 성찰적의미로 독해해서 읽어 볼 수도 있다. 물론 그 고층 아파트들은 결코 좋은 건물이 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곳에는 '철학'이 없다.

"어떤 건물을 만든다는 것은 말이지....어떤 인생을 만들어 내는 일이라네"    

나도 내 집을 짓고 싶다....

하여간 몽님이 루이스 칸의 아들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이야기하셔서 EBS에서 나왔던 화면들이 생각났다. 지식E에서 다룬 화면들은 그 다큐멘터리를 활용한 것이었다.

나 역시 공부 중이다. 50 쯤에는 뭐가 좀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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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8-09-1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집을 짓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아...백수되면 하고 싶은 공부가 많아요 ^^
 

what's up시리즈에 식구가 하나 늘었다. 바디우,아감벤, 지젝에 이어 바우먼의 <쓰레기가 되는 삶들>이다. 바우머너의 책은 비투비시리즈의 <자유>를 본 적이 있었는데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책은 여기 저기서 다양한 의미로 씌이고 있는 '자유'라는 개념- 특히 정치사상적 측면에서-에 대해 개념별로 정리해 놓았던 책이었다. 바우먼은 자유와 소비주의의 거래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 그 때 따라 읽고 있지는 못하지만 what's up시리즈는 읽을 요량이기때문에 이 책 역시 관심이간다. 이 책에서 '쓰레기'는 자본주의 하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남미 음악이나 아엔데의 칠레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은 빅토르 하라를 잊을 수 없다. 이사벨 아엔데의 소설 중에는 하라를 롤모델로 쓴 작품도 있다. 하라를 떠올리면 그 유명한 마추피추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나는 이 책의 한길사판을 읽었다. 그 때 제모이 <끝나지 않은 노래>였다. 이 책을 봤을 때 새로운 빅토르 하라의 책이 나왔나 싶었다. 그런데 저자가 조안 하라였다. 번역자 역시 동일하다. 결국 <끝나지 않은 노래>의 새로운 판본이다. 그래도 이 책을 소홀히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시대적으로 묘한 기시감을 준다. 이상하지 않은가? MB정권이 들어서고 <자본론>이 나오고, <빅토르하라>가 다시 나오고...

소설 <사이더 하우스>를 본 순간, 영화 <사이더 하우스>를 떠올렸다. 영화도 소설도 보지 못했다. 다만 영화 포스터는 기억이 난다. 어떤 남자가 한 여자를 업고 길을 가는 그림이다. 멀리 시골 농가가 보인다. 

지나칠 뻔 했는데...이 소설의 작가가 존 어빙이었다. 위트와 블랙유머로 가득찬 <가아프>를 썼던 그 사람이었다. 도서 검색을 해봤더니 존 어빙의 책은 이렇게 두권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사이더 하우스>를 지나칠 수는 없는 것이다.

사진집이다. 해마다 한 두 권의 사진집을 보는데, 올해 아마 이 사진집을 볼 듯하다. 건축가 승효상의 추천 도서 목록에서 두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가 이 사진 집이다.<에드 반 데르 엘스켄> 알라딘 몇 개 올라 있는 사진들이 마음이 들었다. 일상적인 모습들 속에 무언가를 헤집는 모래 띠끌 같은 것은 정서들이 들어온다. 사진에 일말의 흔들림을 조성한다. 당신이 잠든 침대 밑의 악어같은 것들...한 컷에 그런 긴장감 같은 것들을 담아 낼 수 있는 것은 뛰어난 작가의 능력이다. 

이 책 역시 건축가 승효상의 서재에서 눈길을 끌었다. 우연히 그 글들을 보지 않았다면 평생 모르고 지나갔을 책일 듯 하다. 이런 것을 두고 책과 사람도 인연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 같다.

"침묵은 인간의 근본 구조에 속하는 것이다.말과 침묵은 서로에게 속해 있다." "음악은 꿈꾸면서 소리하기 시작하는 침묵이다. 음악의 마지막 소리가 사라졌을 때 침묵이 더 잘 들릴때는 없을 것이다."

음악듣는 사람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명문 중에 이런 게 있다.

 '최고의 음악가란 어떤 음악가인가?' 라는 질문에 이런 답이 있었다. '그건 쉼표를 가장 잘 연주하는 음악가이다.' 
나는 가끔 이런 관념적인 에세이를 올리거나 그에 대해 쓸 때, 어줍잖은 선도반들이 '공' 하면서 '공'치는 소리 해대는게 싫다. 그냥 당신이 그 세계를 다 알았으면 '염화미소'하고 스스로 '부처'라 칭해라. 김치 겉저리 같은 선도반들...하여간...내가 피하는 부류다. 지나 나나 '선 소비주의자들'인 주제에...

 마지막 책은 <행복한 집구경>이다. 처음에 이 책 저자의 이름을 얼핏 봤을 때 나는 위대한 건축가 루이스 칸을 연상했다. 왠지 일가 친척쯤은 될 듯 보였다.

내가 집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집에 관심이 많다. 당연히 집 안 인테리어나 가구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회사에 들어오는 돈 질하는 집구경 <행복이 가득한 집>도 가끔 들척인다. 지금도 한옥에 관심만 많아서 한옥 관련된 책을 틈틈히 본다. 와이프랑 연애하던 시절, 고택 구경은 즐거움이었다. 가끔은 내가 한옥을 지으면 어떤 이름을 지을까 혼자 고민해보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당연히 세상에 어떤 집들이 있는지, 세상의 핸드메이드 집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책값의 압박이 좀 있어서 그게 고민이다.

브랜드 아파트 광고였던가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보여준다." 라는 식의 카피...다분히 과시적 소비를 조장하는 카피다. xx 같은 카피다. 그런데 또 다르게 성찰적으로 생각해보면 저 말은 다른 반성을 하게 한다. 즉 내가 사는 곳...00아파트..00동..000호...전국에 내가 사는 아파트와 같은 이름을 가진 곳이 얼마나 많은가? 서울,부산,대구....등등...모두 같은 모양에, 같은 위치에 TV를 놓고, 같은 위치에 침대를 놓는다. 아파트를 식빵자르듯이 꼭대기층에서 아래로 잘라내면 각 층마다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을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자율적이라고 믿지만 이미 구획된 공간구조 속에서 사물의 위치만을 조금씩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척이나 자율적인 인간처럼 행동한다. 착각이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보여준다" 는 XX같은 카피에 광분하며 '썩은 자본주의 꽃' 같은-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넘실거리는 메타포에 취하지만 않으면, 해방의 길이 어디서 시작되어야 하는지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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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09-1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 반 데르 엘스켄>의 열화당 사진집은 박찬욱 감독의 추천100에도 들어갔었는데, 승효상의 서재에도 있었던 모양이군요. 이 시리즈 좋은 책 많은데, 하필(?) 똑같은 작가의 책이 들어가다니.. 승효상과 박찬욱의 겹쳤던 리스트 중에는 이문구의 <관촌수필>이 기억나는데, 박찬욱 리스트에서 이미 대형서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귀 팔랑거리며 사서, 어렵게 어렵게 읽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알라딘 MD의 <사이더 하우스> 소개글에 의하면, 존 어빙은 <가아프...>보다는 <사이더 하우스>라고 써놓았더군요. 절대 동의하고 싶지 않지만, 아직 <사이더 하우스>를 읽지 않은 관계로..

드팀전 2008-09-16 09:24   좋아요 0 | URL
아...사실 박찬욱에서 본 걸지도 모릅니다.확인하기는 귀찮군요.^^ 너를 이해를. 이문구선생의 책은 오래전부터 유명했었지요.

저도 알라딘 MD의 평가를 봤습니다. 존 어빙의 <가아프>를 재미있게 봤지만 그의 책이 두 권 밖에 나와있지 않으니 뭐가 더 낫다는 것은 좀 평가하기 힘들겠군요. 또 읽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보니..^^

mong 2008-09-1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생각이 나는데
루이스 칸의 아들이 만든 아버지에 대한 다큐도 본다본다 하면서 아직 못봤군요
한옥은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어려우면서도 매력이 있어요
한옥 설계를 할 기회가 생길 뻔 했는데 날아가 버렸어요 쩝

드팀전 2008-09-16 10:39   좋아요 0 | URL
오호...오호...비슷한 이름의 저자 덕에 이제 이야기가 루이스 칸으로 가는군요.ㅋㅋ ..건축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20세기 건축과 관련된 책들을 몇 권 보고 즐거워한 적은 있었습니다.루이스 칸도 그때 알게 되었지요...미스 반데어로에나 알도 알바 같은 이들의 작품(?)들도 ^^
좋은 건축이나 예술은 결국 철학이에요 ..^^


BlueSun 2008-09-2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진작가로 엘스켄입니다. 2002년에 출간된[Love on the Left Bank] 굉장히 좋습니다.
[끝나지 않는 노래] 서평으로 드팀전님 글을 처음 접했는데, 반갑네요.
일전에(올해였는지) 공중파에서 '빅토르 하라'에 관해 비중있게 다뤄진 칠레문화에 관련한 다큐가 있었는데, 몹쓸 기억력으로는 제목이 기억나지 않네요.

드팀전 2008-09-25 18:16   좋아요 0 | URL
^^ 반갑습니다... 사진집은 너무 비싸요.
 
고양이 대학살 - 프랑스 문화사 속의 다른 이야기들 현대의 지성 94
로버트 단턴 지음, 조한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좋은 역사가는 전설 속의 식인귀를 닮았다. 인간 육체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는 자신의 제물을 그곳에서 발견할 것임을 알고 있다."    .... 마르크 블로크, <역사를 위한 변명>.

 서재에서 오랫동안 숙성된 책이다. 예상했겠지만 오크향이 묻어나지는 않는다. 향 싼 종이에선 향 냄새가 난다는데 서재에 꽂혀있던 책에서는 그냥 책 냄새만 난다. 그래도 생활의 향기가 묻어서인지 새 책 냄새는 사라졌다.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은 편안하게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의 방법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상업적으로 활용된 각 종 <조선의 0000>,<기담00> 시리즈들에 비하면 말이다. 이런 류의 역사책은 서점가에서 인기다. 하나의 트랜드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 책들은 조선시대나 근대화 초기의 기담이나 일상사들, 또는 숨겨진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를 통해 '태종태세'의 조선이 조금 더 화사한 색깔로 다가온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렇지만 그런 트랜드에서는 결코 로버트 단턴의 진지함과 깊이 있는 성찰을 만나기 쉽지 않다. 대중적인 역사서와 역사학계에 한 획을 그은 저작을 단순비교하는 것 부터가 사실 잘못일 지도 모른다. 더우기 18세기 프랑스의 문화사, 그 중에서도 망텔리테의 역사를 거내들기 때문에 녹녹치가 않은 것이다. 

로버트 단턴의 역사적인 방법론은 일종의 고전적 아날학파 비판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숫자와 통계, 구조와 장기분석에 치중하는 전대의 방법론에 그는 돋보기를 들고 들어간다. 일종의 미시사로 이야기할 수 있다. 역자 서문은 단턴의 방법론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1) 밑으로부터의 역사, 2) 민속학과 인류학의 결합 ,3) 문화 흐름의 쌍방향성이 그것이다. 쉽게 말하면, 갑돌이, 갑순이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 사료로서 가치가 없어보이는 자료들로 부터 그 시대와 그 이상을 읽는다는 것. 한 시대의 문화가 지배/피지배의 일방통행이 아니라 그 안에 문화적 소통이 있었다는 것이다. <고양이 대학살>의 첫번째 이야기 '마더 구스 이야기' 에서 마지막 '문화적 소통'의 적절할 예를 찾을 수 있다.

 '마더 구스 이야기'는 동화책에 나오는 '빨간 모자 소녀'의 원텍스트이다. 늑대가 집에 있는 할머니를 잡아먹고 빨간 모자를 기다린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것은 원래 구술전통 속의 민담이다. 이것이 '마더 구스'라는 형태로 기록된다. 이 와중에 텍스트는 변형된다. 원래 구술 전통의 민담들은 '잔혹극'에 가깝다. 로버트 단턴은 이 책들이 귀족들이 글로 쓰고 향유하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작가들은 어디서 이 이야기를 들었을까? 로버트 단턴의 탁월한 점은 이렇게 소실점으로 향해 치밀하게 돋보기를 밀어서 어떤 결론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그 귀족작가들은 어린 시절 유모들 손에 컸다. 그 유모들은 평민이거나 하인출신이다. 그녀들은 그녀의 할머니로 부터 그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이 단턴이 말하는 문화적 교류의 한 예이다. 조금 차원을 달리하지만 부르주아들의 생활문화에 귀족들이 동화되어 가는 과정도 그런 엘리트들 속에서 일어나는 교류의 한 예가 된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2장 '노동자들은 폭동한다: 생 세브랭 가의 고양이 학살', 4장 '한 경찰 수사관은 그의 명부를 분류한다: 문필 공화국의 해부' ,6장 '독자들은 루소에 반응한다: 낭만적 감수성 만들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2장 '고양이 학살'은 인쇄소 직공들이 부르주아에 대한 불만을 그들의 애완고양이를 죽이고 이를 공연하며-그들의 용어로는 '복사'하며 -즐기는 모습을 그린다. 일종의 민중저항의 극장판 형식을 보여준다. 로버트 단턴은 '이것을 '민중저항의 현명한 예'이다.' 라고 승리에 가뿐 목소리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축하연만 즐기는 것은 얼마나 얄팍한 일인다. 단턴의 텍스트에 대한 질문은 더 다양하다. 그는 텍스트를 통해 가내수공업이 공장제로 바뀌어가던 시기의 장인과 도제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대해 읽어낸다. 임금노동자들의 발생과 함께 장인들의 위상이 흔들리는 과정도 그린다. 또한 임금 노동자들이 상당히 유동성을 갖고 있다는 것도 읽어낸다. 그리고 왜 하필이면 고양이를 죽였을까에도 질문을 던진다. 단턴은 이것이 '보수적 안정성과 체제 유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말한다. 카니발의 사육제와 순종의 사순절의 배치를 통해서 말이다. 또한 직인들이 부르주아를 공격했던 방식이 '명예훼손'이었다는 점도 의미있게 짚는다. 그들은 부르주아에게 보복당하지 않을 선을 경험적으로 파악하고 그 안에서 문화적 저항을 실천한다. 거기에는 박장대소의 웃음이 있다. 그리고 이 웃음은 결정적인 봉기의 순간까지 상징적 단계로 국한된다. 로버트 단턴은 직인들의 이 상징적 저항의 소재인 이 잊혀진 웃음이 저 멀리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4장 '문필공화국의 해부'는  요즘말로 하면 한 정보과 형사의 목록을 분석한 글이다. 조세프 데므리라는 사람은 문필가들에 대한 정보동향을 파악한다. 그 안에는 현재 우리에게도 익숙한 디드로, 몽테스키외, 루소, 볼테르 등도 포함된다.1750년 당시 30대 중반의 작가들이 프랑스의 문필계를 쥐고 흔들었다. 또한 이들은 파리와 프랑스 북부쪽에 주로 거주했다. 그들 중 대다수는 관료들이나 하급관리들의 자제들이었다. 농민 출신은 거의 없었다. 단턴은 대충 이런식으로 통계적으로 당시 지식인들을 그려낸다. 그리고 또 하나 씩 더들어가기 시작한다. 데므리의 자료는 건조한 보고서 형식이 아니라 자기만을 위한 목록이었다. 그렇기때문에 데므리의 개인적 평가나 주변 평가등 비객관적 요소들이 들어있다. 그 만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지식인층에 대해 다층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다. 데므리는 마치 영화<타인의 취향>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문필가들과 어느 정도 세계관을 공유하기도 하고 그들을 비판하기도 또 동정하기도 한다. 데므리의 자료를 통해 우리는 당시 문필가들의 경제적 토대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또 그들이 사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경찰의 목록은 이후 계몽주의라는 혁명을 주도할 새로운 계층인 지식인층을 바라보는 당대의 어떤 시각을 읽을 수 있게 한다. 마치 지식인의 출범을 알리는 '서막'같은 인상말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이런 움직임들 속에서 계몽주의가 시작되는구나..혁명이 시작되는 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6장은 긴즈부르크의 <치즈와 구더기>처럼 상인  장 랑송의 독서주문 목록을 분석하는 글이다. 그는 종교,문학,아동교육 등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구매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이 아동 교육책이다. 처음에는 '자상한 아버지였군'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점차 읽다보면 이것이 어떤 한 세계관과 동화된 주문목록이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부르주아 상인 장랑송이 동화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장 자크 루소'였다. 그의 도서목록에는 루소의 책들이 많다.그리고 단턴은 랑송의 개인적 편지글을 공개한다. 그 안에서 랑송은 끊임없이 '루소'에 대해 묻고 그 소식을 궁금해한다. 요즘말로 하면 일종의 '루소 팬'이다. 이걸 밝히기 위해 단턴이 이 글을 쓴 것일까? 그렇지 않다. 단턴은 루소의 소설<신엘로이즈>를 둘러싼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루소가 보여주고자 했던 '작가-독자'의 관계( 이것은 일종의 루소의 세계관이기도 하다.)의 새로운 지평을 말한다. 루소는 일부 식자층과 귀족들의 몰이해에도 불구하고 <신엘로이즈>를 통해 도덕적 이상에 대한 동화를 독자에 요구했다. 그는 그만의 수사학적 방법을 통해 독자와 직접 소통한다. 마치 프로메테우스처럼 말이다. 그는 추상적 도덕성을 넘어서 일상에서 경험해야하는 도덕성의 터널로 독자를 빠뜨린다. 랑송과 이 책에 등장하는 수 많은 <신엘로이즈>에 대한 편지들은 이 책이 당시 폭발적인 명성을 누렸고 사람들의 삶에 어떤 자극을 도모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소설은 이것이 사실인가의 여부를 묻는 질문이 대다수를 차지할 만큼의 강력한 흡입력을 갖었다. 장 랑송은 '루소'의 열혈팬들 중 하나였고, 그는 루소의 메시지를 그대로 실천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그의 주문목록에 교육분야가 늘어난 것은 결국 루소의 '작가-독자'의 직접적 관계 맺음의 한 예가 된다. 루소가 글을 통해 그의 영혼을 열어놓고 독자들 역시 그것을 읽고 일상적 존재의 불완전성을 넘는 것이다.

로버트 단턴<고양이 대학살>의 결론에서 그의 역사방법론에 대해 언급한다. 앞에 말했던 아날학파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된 길이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그 한계에 대해서도 말한다. 하나는 증거의 문제, 또다른 하나는 표본성의 문제이다. 학자적 솔직함이다. 미시사에 대한 비판의 가장 큰 틀도 아마 이 정도 선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덧붙일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어떤 길을 진지하게 걷는다는 것은 그 길이 가진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다른 누구보다 더 성찰하면서 간다는 것이다. '나는 이 길을 가고, 이 길이 진리이니 그 외에 나는 모른다.' 는 학자이든 일반인이든 지양해야 되는 방식이다. 설령 내가 이 길을 가더라도 나는 길 위에 있으므로 계속 질문할 수 있다. 로버트 단턴은 그가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텍스트와 컨텍스트'사이를 오고가는 것이라고 솔직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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