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은 완전히 앨범 자켓때문에 삿던 음반이다

핑크 마티니의 2번째 음반이다. 3번째 음반까지 나와 있다.

둘 다 무척 행복해보인다.

내가 가끔 우리 아들과 하는 짓이다. 나는 앨범의 저 아이 별명이 '토마토'가 아닐까 생각했다.

앨범 타이틀 <hang on little tomato>

번역하면 <조그만 토마토에 매달려> 가 되나.

날씨 더울 때 '핑크마티니'는 청량음료같다. 이 곡의 가사에 대해 별 생각없었는데

푹푹찌는 더위와 앞이 막힌 촛불로 지친 사람들에게 이 곡이 위안이 될 듯 하다.

음악을 올릴 줄 몰라서 모르는분의 블로그를 링크해 보는데...안될수도 있다.(씨.. 안된다.)

그러면 대충 아무 블로그에 들어가서 음악을 들으시라..(이런 무책임한 페이퍼가 있나) 

그래서 그나마 잘 올릴 수 있는 '유투브'에서.. (영상은 이 제작자가 그냥 만든거다.)

 

가사는 이렇다. 

The sun has left and forgotten me
It’s dark, I cannot see
Why does this rain pour down
I’m gonna drown
In a sea
Of deep confusion

태양은 날 두고 떠났어 날 잊어버렸어/캄캄해,보이질 않아

비는 왜 이리 퍼붓나?/빠져 죽겠네 깊은 혼돈의 바다

Somebody told me, I don’t know who
Whenever you are sad and blue
And you’re feelin’ all alone and left behind
Just take a look inside and you will find

누군가 말했지-누군지는 몰라- 슬프고 우울할 때는/

홀로 버려진 것처럼 느껴 질 때면

한 번 들여다 봐 깨닫게 될거야

You gotta hold on, hold on through the night
Hang on, things will be all right
Even when it’s dark
And not a bit of sparkling
Sing-song sunshine from above
Spreading rays of sunny love

견뎌,견뎌야만 해. 밤이 새도록/견뎌내. 다 잘 될 거야

한 줄기 빛도 없이 깜깜할 때조자초/내리쬐는 햇살을 노래해/

찬란한 사랑의 광채가 사방에서 흩어지네

Just hang on, hang on to the vine
Stay on, soon you’ll be divine
If you start to cry, look up to the sky
Something’s coming up ahead
To turn your tears to dew instead

그저,매달려,포도나무에 매달려/머물러, 거룩해질거야/

눈물이 나면,눈을 들어 하늘을 봐

뭔가가 눈 앞에 떠오를 거야/ 흐르는 네 눈물은 이슬방울이 될 거야 

And so I hold on to his advice
When change is hard and not so nice
You listen to your heart the whole night through
Your sunny someday will come one day soon to you

그래 나는 이 조언을 꼭 잡았지/변하는 게 힘들고 고달프면/

밤을 꼬박 지새우며 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햇살 가득한 너의 날이 금방 올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한겨레21>이 촛불의 '조직'문제에 대해 다루었다. <한겨레21>은 '촛불'의 '무중심성'과 '축제성' 그리고 '새로운 주체의 발견'에 대해 감격어린(?) 기사들의 비중이 높았다. 물론 이 평가는 다분히 주관적이며 또 틈틈히 본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실과 다를 수 있다. 내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마음 속에 그런 이미지로 남았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촛불로 그린 '조직'이다. 많은 사람들이 초기부터 이런 문제를 제기했었다. 그렇지만 '새로운 운동방식'과 '새로운 주체' 그리고 '기존 운동에 대한 실망'이 혼합되면서 사회변동에 있어서 '당'이나 '조직'이 갖는 의미들이 과소평가되었다. '자발적인 대중의 운동'에 진보적인 미디어들 역시 '문화 포퓰리즘적'인 태도를 취했다. 물론 일부 기자들 중에서 자성어린 시각들도 있었다. 내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받은 오해는 '구시대 운동권적 방식' 이란 것과 '고전적 맑스-레닌주의자'라는 것이었다. 앞만 보고 가지 말고 뒤도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것만 받아들이려면 역사를 왜 인류의 지식목록에 넣어둘 필요가 어디있겠는가? '온고지신'은 중학교 한문 시간에 배우는 사자성어다.

이런 문제가 처음부터 신속하게 또 격렬하게 논의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다음 기회까지 또 어떤 정세적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촛불의 지구전



2008년 7월 ‘단체화’와 ‘조직화’ 단계로 가는 촛불… 인터넷 정당·시민포털·소비자운동단체 결성 움직임


▣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2008년 광화문을 귤빛으로 물들인 촛불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광장에서, 거리에서 촛불은 변화하고 진화했다. 이제 촛불은 광장을 떠나고 있다. 생활 속으로 녹아들고 있다. 스스로를 조직화한 촛불은 새로운 차원의 소비자운동과 언론운동, 그리고 삶의 질을 지키는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권력자의 눈에 보이는 촛불은 사라질지라도, 국민의 삶 속에는 다시 촛불이 켜지고 있다. 그 촛불을 네 가지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편집자




 

 



△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앞으로의 갈 길을 물어보듯 촛불로 물음표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촛불집회가 집단 지성을 통해 진화했듯, 촛불의 갈 길도 참여한 시민들이 스스로 찾을 것이다.




7월7일 다음 카페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http://cafe.daum.net/stopcjd) 게시판에 “언소주 카페의 법인화를 제안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카페 도우미(운영진) 일동 명의였다. 이른바 ‘조·중·동’ 광고주들에 대한 불매운동의 진원지로, <조선일보>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유명세를 탔던 카페다. 도우미들은 글에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의 온라인 집단인 커뮤니티 단계로는 조·중·동과 검찰의 탄압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렵고, 언론소비자 주권운동을 지속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사람과 돈을 갖춘 조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선언했다. 법인화는 그 고민의 결과였다. 제안은 두 가지였다. △회원 1인당 1만원의 창립기금을 모아 사무실과 독립적인 누리집(홈페이지) 등을 마련하자 △평생 월회비 5천원을 내는 회원 1만 명을 모아 2~3명의 상근자를 두고 언론운동을 끝까지 계속하자. ID ‘의미 있는 방향’은 “이 운동은 5년 이상의 장기간으로 이뤄질 때만 바른 언론이 서고, 국민의 의식이 바뀔 것”이라며 “창립기금과 회비 모두 내겠으니 법인화를 꼭 추진해달라”고 적었다. 7월11일 현재 700여 명의 회원이 찬성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지구전을 위해 연대기구를”

4월의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5월의 광화문, 6월의 태평로로 ‘이동’해왔던 촛불이 이제 7월에 이르러 ‘단체화’와 ‘조직화’ 단계로 ‘진화’했다. 흩어진 유기체에서, 단단한 자생 구조를 갖춘 생명체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실 정치권에 대한 분노에서 출발해 미국 정당정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로 성장한 미국의 ‘무브온’(www.moveon.org) 같은 온라인 정치집단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학계와 진보 진영에서도 촛불이 새로운 운동단체와 시민단체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광영 교수(중앙대 사회학)는 ‘새로운 코리아 구상을 위한 연구원’(www.knsi.org)에 기고한 글을 통해 “2008년 봄의 촛불시위는 새로운 대안적 정치의 탄생을 촉발하는 기폭제”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광우병 쇠고기 파동은 인터넷 정당과 인터넷 국회와 같은 대안적인 정치조직이 인터넷에서 실험될 가능성을 열었다”며 “참여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정치 실험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결론지었다. 김종엽 교수(한신대 사회학)도 <창비 주간논평>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 두 달간 이뤄졌던 촛불의 발전을 더 진화시켜야 할 때”라며 “촛불은 이제 지구전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지구전'이란 무엇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그람시의 '진지전'으로 이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지구전을 위해, 집회 방식의 변화를 위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보다 더 높은 수위의 연대기구, 이를 테면 ‘촛불회의’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의는 물론 누리꾼들의 움직임에 기초한다. 6월6일에는 인터넷 정당을 표방한 ‘촛불당’ 창당 준비위원회(www.candleparty.or.kr)가 다음 카페에서 시작됐다. 7월11일 현재 회원은 5200여 명. 카페지기인 ID ‘캔들파티’는 “두 달간 계속된 촛불시위에도 정부와 여당은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는 촛불시위에 참여한 이들이 결집한 힘이 없기 때문이란 판단 아래, 힘을 모아 결집하기 위해 촛불당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촛불당은 누리꾼들의 집단적인 참여와 토론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른바 ‘웹2.0’ 방식의 창당을 지향한다고 했다. 그는 “현실 정치에서 어느 정당도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스스로 대안이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조선일보>에 대한 누리꾼들의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다음 카페 ‘명예훼손 조선일보 집단소송 원고인단’(http://cafe.daum.net/pro-secutors)은 ‘국민포털’을 만들자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주주 1인당 1만원씩 모아 자본금을 마련한 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국민포털을 설립하자는 것이다. 다음 아고라 게시물들이 정보통신심의위원회 규제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속속 삭제 또는 차단되면서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1988년 당시 <한겨레>의 창간 방식과 유사하다. 이 카페에는 현재 654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 5월31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요구하던 시민들이 아고라기와 태극기를 앞세우고 광화문으로 행진하다 경찰 버스에 가로막히고 있다. (사진/ 한겨레 김정효 기자)




다음 아고라를 보완할 공간도 이미 만들어졌다. ‘아고리언’(www.agorian.or.kr)이 대표적이다. 아고리언의 하루 방문자 수는 3만 명 수준이다. 하루 4만8천 명까지 몰릴 때도 있었다고 한다. 아고리언을 관리하는 성기웅(29·회사원)씨는 “혹시나 싶어 아고라의 대체공간으로 만들었는데, 다음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 처음에는 1년 정도 생각했는데, 이제는 촛불이 꺼질 때까지 계속 운영하려고 한다. 새로운 정치적 커뮤니티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좌파란 말이 뭔지도 모르던” 평범한 회사원 성씨를 이명박 정부와 촛불이 이렇게 변화시켰다. 자유로운 토론 공간에 대한 요구는 다양하다. ID ‘솔롱고스’는 “온라인 방송국 ‘아프리카TV’나 ‘다음팟’ 같은 인터넷 TV를 활용한 시간 제약 없고 자유분방한 토론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웹2.0의 특성에 맞는 조직

개인도 변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대우 대표이사는 “촛불은 현재의 소비자 주권 운동, 언론개혁 운동과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 참여 운동(정당 참여)에 이어 ‘도덕적 기업 운동’도 새롭게 출발시킬 것으로 본다”며 “‘삼양라면 사주기 운동’ 등과 같이 도덕적인 기업이 각광을 받도록 하는 적극적인 소비 패턴이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전한 먹을거리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을 촛불들이 만들어낼 것이란 전망이다. 김씨는 “개인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사회를 생각하는 중소상공인 모임’을 만들고 싶다”며 “근로기준법 준수, 정규직 채용, 준법, 성실 납세,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시민단체의 측면 지원, 도덕적 기업의 네트워크 형성에 관심이 많은 중소기업주들이 많을 테니 이들을 묶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유신세대’와 ‘386세대’를 잇는 ‘촛불세대’가 탄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1960~70년대가 반독재 민주화운동, 80년대가 사회의 진보와 체제 변혁을 내세웠던 변혁운동, 90년대가 환경, 경제정의, 반부패와 인권 등을 내세운 시민운동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촛불운동의 시대다. 신광영 교수는 “2008년의 촛불시위로 먹을거리와 삶의 질이라는 일상생활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생활정치가 등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다음 아고라의 대체 게시판을 내세우는 ‘아고리언’(맨 위) 누리집과 ‘촛불당’(가운데) 누리집 캡처화면. 그아래는 미국의 ‘무브온’ 사이트 소개 화면.





촛불세대가 만들 단체나 조직은 명망가와 활동가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존 운동단체와는 뚜렷한 차별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성’과 ‘참여’를 기반으로 한 ‘웹2.0’의 특성에 따라 조직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수 의견이 아닌 집단 지성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이거 새로운 주체 '웹 2.0'의 새로운 기획 아니다.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변화가 이를 더 광범위하고 용이하게 연결해주고 있을 뿐 이거 그람시의 '평의회' 아이디어와 유사하지 않은가?) 기존 운동과는 달리 여성이 중심이 될 것이다. 여중생들이 시작해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들이 이어간 것이 촛불이었다. 생활정치의 주체가 여성이 되는 것은, 일상생활을 책임지는 것이 가정주부 등 여성이기 때문이다. 촛불집회를 주도한 곳이 온라인 요리정보 사이트인 ‘82cook닷컴’(30~40대 주부 중심)과 인테리어·가구 정보 사이트인 ‘레몬테라스’(30대 주부 중심), 성형수술 커뮤니티인 다음 카페 ‘쌍코’(20대 여성 중심), 패션 커뮤니티 ‘새틴’과 ‘소울드레서’(20~30대 여성 중심) 등 20~40대 여성 커뮤니티였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촛불집회를 계기로 여성 중심의 새로운 정치단체나 그룹이 등장할 것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촛불 그 자체가 민주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도서출판 후마니타스의 박상훈 대표(정치학 박사)는 “촛불집회는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가 가지게 된 악순환의 구조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한국의 민주화는 대다수 국민들이 참여한 민주화운동을 통해 이뤄졌지만, 이를 현실정치에 반영해야 할 정당정치는 소수의 보수 정치세력이 장악한 탓이다. ‘물갈이’로 유명했던 2000년의 총선시민연대의 등장과 2002년 효순·미선 추모 촛불 정국, 그리고 2004년의 탄핵 정국에서 시민들은 정치권을 뒤흔들었지만, 그 판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
박상훈 대표는 “대중운동은 의견의 조직화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일방적인 통치 행위를 제어하고, 중기적으로는 대안적 정치세력의 성장을 꾀해 장기적으로 정치 체제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무브온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조직적 차원에서의 답을 찾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자발성의 공간, 그대로 두라”

물론, 촛불 지지자들 중에는 조직화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도 많다.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는 조창오(35)씨는 “촛불은 규제나 통제를 벗어난 자발성의 공간이며 토론의 공간이기에 이런 자발성의 공간을 그대로 두는 것이 촛불의 진정한 방향이자 목적”이라며 “그래서 이를 통해 어떠한 당을 만든다든지, 정치적 성향을 띠는 단체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만들어지더라도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지적 역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뒤에 나오는 이 조직의 윤리성문제를 지적하는 범주의 오류라면 이 주장은 주체의 성격론에 바탕을둔 조직화의 한계론이다. 그러므로 조직화가 불가능할 현실적 가능성일 수 있다. 내 입장에서는'촛불'을 '아나키즘적인 상태'로 두어서는 현실정치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생각에서 비판적 소수의견으로 받아들인다.)40대 중반의 가장이라고 자신을 밝힌 최원준씨도 “조직이 구성된다면 어떠한 이유에서건 정치가 개입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인사들의 정치 입문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촛불의 정치세력화와 조직화에 대한 일부 다음 아고라인들의 의견>

일단 낮은 수준의 연대가 절실하다.네티즌 논객, 시민단체, 종교계 등이 연합하는 범국민적 구성체가 필요하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 등 구체적인 선거활동과 병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치조직화할 것이다. ID 권태로운창
새로운 정치조직, 조직화의 과정이 우리 시민사회를 살찌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시민사회 밖에 있는 또 다른 정치조직이 필요하다. 촛불시위 과정에서 확인한 집단적 학습처럼 그 답은 반드시 나올 것이다. ID 레드 바이러스
이미 만들어진 촛불당이나 가칭 ‘아고라당’을 만들어서 500만 네티즌들이 투표로 국회의원을 만들어야 한다. 제도권 내로 들어가야 힘을 얻는다. ID 애국
시기가 무르익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당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촛불의 중심세력들이 거기에 결집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유시민이 있을 것이다.D 사과나무
정당화보다 ‘커뮤니티 연합체’나 ‘국민포털’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커뮤니티 연합은 언제든 대규모 촛불을 밝힐 수 있는 기동성과 결집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ID 아라마띠
친박연대의 한나라당 일괄 복당이 확실해진 만큼 정치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개헌까지 노릴 수 있는 200석도 눈앞이다. 이젠 촛불의 힘을 정치권에 실어줘야 한다. ID 국밥독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李대통령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라'고 말해"
  <요미우리> 보도…'단호'와 거리 먼 '물렁한' 대응 논란
 
  2008-07-15 오전 8:21:04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중학교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겠다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통보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리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쿠다 총리가 G8(서방 주요 8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던 지난 9일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를 (해설서에)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라고 말한데 대해 이 대통령이 그같이 답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이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로부터 독도 영유권 명기 방침을 통보받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것으로 "(일본 총리의 말이)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라는 청와대의 부인을 뒤집는 것이다.
  
  이에 앞서 <교도통신> <NHK> 등 일본 언론들은 후쿠다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그같은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고, 청와대는 '사실 무근'이라고 발뺌했다.
  
  또한 '기다리면 좋겠다'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후쿠다 총리를 만나 독도 영유권 표기 방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었다는 청와대의 설명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리라'는 말은 '심각한 우려'와 거리가 멀뿐더러, 향후 분위기를 봐서 해도 좋다는 간접 묵인의 표시로 일본이 받아들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후쿠다 총리가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 사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청와대의 설명과 다르다.
  
▲ 독도 ⓒ프레시안

  <요미우리>는 이어 이번 해설서가 올 2월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이 대통령의 취임과 겹쳐 보류됐다며, 이에 대해 집권 자민당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고, 그에 따라 문부 과학성이 명기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 '한국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말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는 총리의 의향에 따라 표현을 둘러싼 조정이 계속됐다고 소개했다.
  
  또한 나카가와 쇼이치 전 자민당 정조회장 등 강경 보수파들은 문부성이 '고유영토'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1. 이명박의 실용은 원래 원리원칙이 없다. 유일한 원칙은 아마 용도폐기된 19세기 상인자본주의일게다.

2. 결론적으로 '독도'든 '소고기'든 바람따라 애매하게 이야기할 만한 사람이다.

2-1....그런데 여기서 한가지만 더 생각해보자. 이명박을 '사탄'으로 몰아 죽여야 하는 이 마당에 자꾸 생각해보자 해서 미안하다. 그런데 나는 이명박이 '악'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그는 히치코크식으로 말하자면 '맥거핀'이다. 좀 유식한 척 말해보자면 '증후'이다. 즉 '원인'이 아니라는 말이다. 너무 멀리가는 것 싫어하니까...21세기만 따지고 보자. 지난 8년 동안-초등학생이 대학생되는 긴 시간이다- 대한민국에 눈송이 처럼 쌓이고 쌓여온 '승자독식'과 '물질만능주의'의 한 표상이다. '세계화'니 '좌파 신자유주의'니 하는 말들에 가려진 '야만적 자본주의'의 한 대리인이자 청지기이다.

자..그럼 이제 본론을 말하자.

 <조중동>은 증오해 마땅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런다. 그렇다면 같은 지평에서 <요미우리>의 성향도 알고 기사를 읽어야 맞는거다.

조중동은 미워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콩이든 팥이든 안믿는데 <요미우리>의 시각을 덥썩 믿고가는 것도 웃기지 않나?  나는 진보적인 인사들이 여기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것도 참 이상하다. 왜 '외신'에 대해서는 그냥 넙죽 넙죽 받아쓰고, 넙죽 넙죽 '외신'에서 그랫는데 이러는 걸까? <조선일보>가 평소에 왜 산케이나 요미우리, 워싱턴 포스트를 자주 이용하는지 별로 생각해 보지 않으셨나보다.

즉 '조중동'의 특수성은 '미디어의 제도성'이라는 보편성 차원으로도 이해가 되어야한다.그리고 조금 시각을 좁혀보면, 일국 내에서 해당 매체가 같는 정치적 스펙트럼 역시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미디어는 알튀세르적으로 말하자면 현대의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 이다. 결코 구조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람시적으로 말하자면 그곳은 헤게모니를 두고 투쟁하는 장이다. 그런데 개별 미디어들은 그 안에서 투쟁 대신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날카로운 비판력은 안타깝게도 '일반성'의 영역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조중동'문제에는 빛을 발하지만 '의식의 외연'을 확장하는데는 별로 관심이 없다. 눈 앞에 너무 강한 '악' 이 있어서 그렇다는 변명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그 '악' 과 싸우기 위해 '진보적 당신'이 쪼그라드는 것은 당신에게나 역사에게나 손해다.

얼핏 이명박을 옹호하는 것 같지만 절대 그게 아니다. <조중동>에 들이대는 잣대처럼 세계의 모든 신문,방송들도 그런 동일 잣대 위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요미우리>가 저런 보도를 한 것은 -내가 이명박을 도와주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요미우리>의 정파적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말 말고...  일본의 정론지 <요미우리>의 보도를 의심없이 믿고 '이명박을 죽이자'..고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

3. 이명박의 '갈팡질팡'은 낮 술 먹은 사람의 걸음걸이 같다.(사실 이런 식의 표현들이 알라딘에서 사랑받는다. 수위를 높이면 높일 수 록 환호를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별로 재미없다.이상하게 그런게 재미없다. 이유를 대라면..재미없다는 말 밖에)

이명박은 현시점에서 레토닉으로라도 최대한 강하게 '독도' 사수를 외칠 수 밖에 없다. 예방적인 차원과 보수 결집 차원에서 효과적이다. 레토닉과 말장난은 이명박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쇠고기 촛불’ 이어 ‘독도 촛불 번질라’ 절박
‘대사 소환’ 초강수…이 대통령 강경대응 왜?
청와대 “과거사와 영토 주권 별개” 단호 대처
‘대일 프렌들리’시선 의식…서둘러 진화 나서
 
 
한겨레 권태호 기자
 








 

» 이명박 정부의 한·일 관계 발언
 
정부가 14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움직임에 맞서 ‘대사 소환’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그 선두에 이명박 대통령이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날 외교통상부, 국토해양부, 교육과학부, 경찰청, 동북아역사재단 등 관계부처와 관련 기관을 총동원해 분야별 대응조처를 쏟아냈다. 청와대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향후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일본에 있다”는 등 그동안의 ‘실용 외교’ 기조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초강경 표현을 사용했다.

청와대의 이런 자세에는 영토 주권 문제인 만큼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는 원칙론이 깔려 있다. 하지만 ‘쇠고기 촛불’에 이은 ‘독도 촛불’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묻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후 ‘대일 프렌들리’ 자세를 취했고, 이것이 일본이 한국 쪽을 얕보는 빌미가 되었다는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합의하면서 과거사나 독도 등 민감한 문제는 꺼내지 않았다. 권철현 주일대사는 이즈음 “독도는 내 주머니에 있는 보석이다. 가능한 한 끄집어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치 과거사나 독도 문제를 꺼내지 않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실용 외교’라는 느낌을 강하게 줬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명박 정부가 독도를 포기했다’는 ‘독도 괴담’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5월19일 대일 유화기조를 뒤집고, 강경 태도로 선회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사회교과의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라고 명기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이 대통령은 “일본에 진상을 확인하고 사실이라면 시정을 강력히 요구하라”고 지시했다.



 

» 촛불집회에 등장한 ‘독도‘ 피켓 = 일본 정부가 중등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한 1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서 참가자가 독도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직접 대응은 이례적이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 정부의 공식방침이 아니라 한 신문의 보도가 나온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때는 ‘쇠고기 촛불’이 절정에 이르러, 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 3일 전이었다. 따라서 독도 문제마저 국내 민심에 또다른 불씨가 될까봐, 목소리를 한껏 높이려는 듯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취임 초의 유화 발언이 콤플렉스가 된 듯한 기색도 읽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의에 앞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일본 정부가 일본 역사교과서 해설서에 독도영유권을 명기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고, 청와대는 이를 언론에 적극 알렸다. 전세계적인 기후변화를 논의하는 자리인데다, 개최국인 일본이 한국을 처음으로 이 회의에 초청해 준 고마움 등은 잠시 접어뒀다. 지지율 20%대의 이명박 정부로선 ‘외교 문제’보다는 ‘국내 문제’가 더 절실했다.




어쨌든 이명박 정부는 일본·미국·중국·북한 등 주변 세력 모두와 마찰음을 빚는 외교적 미숙을 드러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뒤 정부의 유연한 한-일 관계 대응이 이런 일을 자초했다’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가자는 것은 서로 합의한 사항인데, 일본이 이를 어기고 해설서를 기술했다. 독도는 영토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강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촛불은 뒤로 가고-이미 하강국면에 있었다-금강산 총격사건과 독도 문제가 사회의 어젠다가 되었다.

이명박이 이 두 사건의 발생과 관련있다는 식의 음모론이 나올 법도 하지만 그런건 진짜 지나친 상상력이다. 이명박을 끝까지 몰아가고픈 심정이야 이해한다만, 될 건 되고 안될껀 안된다.

어쨋거나 어부지리로 이명박은 잃어버린 지지율을 상승시킬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가 강력하게 문제에 대응하면 할 수록 지지율은 상승할 것이다. 지지율이 상승한다고

문제의 핵심은 하나도 바뀌지 않지만...

'정세'  ...'정세' 란 이런 것이다. 돌발적인 상황을 염두해두고-이건 득이 되기도 하고 실이되기도 하는데 - 가급적 신속하게 움직여야하는 것은 그때문이다. 

그래서 주도권을 잃으면 패한다고 하는 것이다.

..어쨋거나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으니 촛불은 다음을 또 기대할 수 있다.

이번은 그저 1라운드 탐색전일뿐이다.

 탐색이 제대로 끝났다면 제대로 다시 살아나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능소화 붉은 빛이 담장을 넘는 계절이다.

출근길에 재개발 지역을 지난다.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길이다. 그런데 두 곳의 재개발 지구를 지나쳐야 한다. 대한민국은 늘 '공사중'이다. 첫 번째 재개발 지구에는 외톨이 거인들이 사는 마을처럼 옛 집들이 군데 군데 아직 남아있다. 내가 능소화 붉은빛을 쐬는 곳이다. 내년쯤이면 담장너머 세상 구경을 나온 아이같은 꽃들을 만나지 못할 게다. 가슴 한 켠에 아릿함을 가지고 바닥으로 뚝뚝 붉은 물을 떨어뜨린 녀석들을 바라본다.

두 번째 재개발 지역에 이른다. 이미 폐허다. 변두리 식당의 후식으로 나온 사과에 꼽혀 있는 이쑤시게처럼 전봇대가 한 두 서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아래는 온통 크고 작은 녹색 정원이다. 텃밭이다. 거기에는 대나무로 만든 작은 전봇대들이 수없이 꼽혀있다. 고추대 이거나 가지대들이다. 재개발이 정치적 문제로- 이 사건은 유명해서 한동안 TV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차일피일 되자 그곳에 텃밭이 생긴 것이다. 원주민들의 작은 평원이다.

젊은 작가 최규석의 <대한민국 원주민>은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밭'을 가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최규석은 잊혀져가는 그들을 '대한민국 원주민' 이라고 한다. 그의 만화에는 미국으로 이민간 어떤 할머니가 도심의 공원에서 쑥뜯는 장면이 나온다. '땅' 한 평이 목숨과도 같았던 그들에게 '놀릴 땅'은 바늘 한 땀만큼도 없다. 논과 밭의 일을 슈퍼마켓과 마트의 일로 바꾼 우리들에게 그들의 정서는 '원주민'의 그것이라고 할 만하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일반화된 '슬픈 원주민'의 역사에 대해서 말이다.

최규석은 나보다 한 세대 어리지만 그는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로 유사하게 벌어지는 일들이기때문이다. 내가 세대론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꼭 그렇지만도 못한 것이 이 때문이다.( 학자들은 연구 한계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한다.) 

 소위 386세대와 만나보니 우리 누나들과 비교가 되더라. 그분들 데모할 바로 그 즈음 공장에서 일하던 누나들 생각을 했다. 역사책을 보면 중세 다음 근대, 그 다음 현대 이렇게 마디마디 넘어가지만 현실은 다른거다. 서로 다른 시대가 비율만 오르내릴 뿐 겹쳐 움직이는 거다. (김혜리와의 인터뷰 중에서)

유식하게 말해서 최규석은 '비동시성의 동시성'을 말하고 있는 거다. 책으로 읽고 감동한게 아니라 자신의 살과 가슴으로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골 친구의 그림 속에 '순수'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최규석같은 친구들은 그래서 진솔할 수 있는 거고 오래갈 수 있다. 머리에 새긴 지성은 자기의 이기심에 쉽게 변절할 수 있지만 가슴에 새긴 기억들은 가끔 강력한 ABS 브레이크가 된다.

 추락, 그거 별거 아니다. 한 발 더 내딛는가, 아닌가의 차이다. 그 길로 나아가면 관성의 법칙을 따라 갈 수 밖에 없다. 대신 그 앞에서 ABS의 위력을 한 번 발휘하면 또 다른 길로 이어진다.  

 나는 고향이 아닌 사람들이 모인 '새마을'에서 자라났다. 70년대 말, 당시 전국에는 내가 자란 마을과 같은 '신흥촌'이 부지기수였다. 모두 고향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이다. 하지만 도시의 중심가로 가지는 못했다. 서울의 위성도시, 그 중에서도 시내 가장 외곽 변두리. 내가 자라났던 곳이 그런 곳이다. 아무래도 그 정서가 여전히 내 '변두리' 근성을 만들고 있는 듯 싶다. 우리마을 근처에 '동일방직'과 '동양나일론'이 있었고 내 친구들의 집은 '쪽방'이었다. 

 내가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 '천막극장' 이 들어왔다.대학 다닐때 친구들이 전부 신기한 듯 생각했다. 최규석의 친구들이 그의 이야기에 그랬듯이... '천막극장'은 그 '변두리성'의 상징이었다. 나는 여태까지 '촌'의 상징으로 그 기호를 이용했다. 그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시내에는 영화관이 있으니 '천막'이 필요없다. 그리고 최규석의 고향 처럼 '완전 깡촌'은 수요가 많지 않으니 '천막'이 갈 필요도 없었다. 결국 나의 '촌'은 '변두리'였지 진짜 '촌'은 아니었던 셈이다. 나는 최규석의 <대한민국원주민>을 읽으며 과거 내가 무용담처럼 말하던 '천막극장'의 사회경제적 위치를 다시금 생각해봤다. 물론 '촌스런 영웅담'이 희석된다고 '천막극장'의 즐거운 풍경이 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때문에...

 최규석이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 것은 그가 <대한민국 원주민>에서 자기 가족을 중심으로한 구술사를 쓰고 있기때문이다. 언젠가 나도 내 가족을 중심으로 이런 작업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그런데 젊은 그가 예쁜 그림과 따뜻한 정서로 먼저 작업을 한 것이다. 차일피일 미룬 것이 부끄럽기도 하다. 물론 가족사를 그린 다는 것이 한계가 있긴 하다. 왜냐하면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좀처럼 곤란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원주민>에도 보면 아버지에 대한 양가적 감정, 어머니에 대한 순진무구한 숭고, 누이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 형에 대한 거리감 같은 것들이 동시에 묻어난다. 그런데 어차피 학문을 할 것도 아닌데 그런 객관성이 뭐가 그리 중요하겠는가? 모든 다큐멘터리스트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객관성'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상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다. 그런데 최규석은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유연성과 '다큐'가 가진 사실성을 미숫가루처럼 잘 섞어낸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가족만화'를 보면서 건강한 '관음증'의 즐거움을 느끼면서도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또 잠깐 잠깐 생각에 잠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가 과거로 부터 현재를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에 대한 생각부터 한국전쟁,가부장제 등에 대해 그는 몇 컷의 만화프레임 안에 그 생각을 열어놓고 있다.

나는 이런 그의 더듬이의 제일 민감한 위치에 '촌의 감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달리 말하면 '순수'의 마음이다. 하지만 촌사람들이 모두 순수하다거나 도시 사람들이 모두 되바라졌다고 생각치는 않는다. 그가 어린시절에 보고 느끼고 들을 수 있었던 거대한 자연의 내러티브가 그에게 준 능력이다. 이건 내 경험적인 편견이기도 하다. 실제 '시골 출신'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그가 그런 능력을 소중히 여긴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이 친구 한 번 만나보고 싶어진다.

<대한민국 원주민>은 내게 전부는 아니어도 내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도 해주었다. 담벼락에 앉아 매일 해바라기하던 독침 할머니의 상여길, 늘 신경을 써주었던 아버지를 자주 찾아 왔던 산업체 여고 누나들, 나락 쌓아 놓은데서 놀다가 주인에게 매맞고 울며 돌아가던 길, 뒷 집 바보 국이 엄마가 아들을 위해 했던 굿판을 훔쳐보던 두려움, 매 맞다가 우리 집으로 피신했던 옆 집 아줌마와 성난 아저씨를 훈계하던 아버지의 목소리, 개구리를 잡아 아궁이에 구워 먹던 기억들...

아..더 나이가 드시기 전에

 내 가족들을 위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     

P.S) 나는 이 책을 이희재의 <간판스타>와 함께 사서 읽었다. 이희재의 독특한 스타일도 마음에 들고 최규석의 교과서적 스타일도 예쁘다. 두 작가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둘 다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다. 형식과 작화, 주제에 대한 접근방식이 각 각 특색이 있다. 또한 20여년의 세대 간극이 있어서 그 '보편성과 특수성'을 따라 읽는 재미가 꽤나 흥미로왔다. 이희재의 <간판스타> 리뷰는 쓰지 않기로 했다. 누가 읽겠는가 ..시대에 덜떨어진 이런 고전을...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8-07-19 10:51   좋아요 0 | URL
이주의 마이리뷰~~ 축하합니다.
대한민국 원주민을 읽고 최규석에게 반했는데...이렇게 멋지게 풀어낸 리뷰를 읽으니 한발 더 다가선 느낌입니다.^^

이매지 2008-07-19 14:38   좋아요 0 | URL
이주의 마이리뷰 축하드려요 :)
마당에 온갖 고추니 상추니 옥수수니 잔뜩 심어놓은 저희 집도 대한민국 원주민이군요 ㅎ
이 책에 대한 찬사가 유독 자주 들리는 듯.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웽스북스 2008-07-19 23:18   좋아요 0 | URL
드팀전님, 제가 이 리뷰를 읽고 혼자 몰래 감동받고 주위 사람들 읽어보라고 하고 막 그랬었는데, 이주의 마이리뷰로 뽑히셨네요- 아흑! (실은 좀 부러워요, 이런 리뷰를 쓰신다는 거 ㅜㅜ) 축하드립니다!!

-혼자 드팀전님을 어려워하는 웬디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