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나고 정말 제대로 아프고 있습니다.
우리는 갈라설 수 없는 두 친구와 함께 삽니다.하나는 정신이라는 이름이고 하나는 몸이라는 이름입니다. 앞의 친구는 똑똑하고 사려깊지만 거짓말도 잘하는 약은 친구입니다.다른 하나는 좀 바보같은 구석이 있어서 몇 몇 감각들은 가끔 어뚱한데 잘 속기도 합니다.그러나 정신이라는 친구에 비하면 훨씬 덜 약습니다.둘은 분리할 수 없는 썀쌍둥이입니다.그러나 만약 하나를 살려야 한다면 어떤 친구를 골라야할까요? 멍청하지만 거짓을 말하지 않는-비록 속을 수는 있을지언정-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가장 약한 구석부터 아프다고들 합니다.제 경우에는 목이 그런가 봅니다.휴가 마지막 날부터 목이 칼칼했습니다.모래 한 스푼 먹고 난 듯 했습니다.결국 어제는 몸살기운도 있고 목도 너무 불편해서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가 말하길 '어이구...목이 상당히 많이 부었는데요.꽤 아프시겠어요'
와이프는 등에 담이 걸렸고 저는 목감기로 몸이 많이 불편합니다.이런 상황을 알리 없는 예찬이는 계속 안아달라고만 합니다.어제 제 상황이 너무 않좋아 보였는지 와이프가 일찍 자라고 하더군요.염치 없었지만 그 말이 고마왔고 책방 소파에 누웠습니다.그게 저녁 8시쯤이었지요.밤에 한번 정도만 깨고 아침 6시까지 계속 잤습니다.몸살기운은 좀 나아졌지만 목은 오히려 더 아팠습니다.목 안에 작은 구슬 하나가 들어 있는 느낌입니다.다시 병원에 가봐야 겠습니다.
이상하게 한 영화가 생각이 났습니다.이은주의 마지막 영화였던 <주홍글씨>...그다지 뛰어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오히려 이은주의 죽음으로 기억되는 듯 합니다.제가 이 영화를 떠올린 것은 이은주때문이 아닙니다.이 영화에 쓰인 음악이 자꾸 머릿 속을 맴돌아서 입니다.
아마 이 영화하면 이은주가 재즈바에서 불렀던 코어스의 <only when I sleep>이 생각 날 겁니다.고음부에서 이은주 특유의 느낌이 나긴 하지만 그녀의 본업은 가수가 아니었기에 이 노래가 원곡보다 좋다는 생각은 별로 안들었습니다.언어의 영향도 있었겠지요.
코어스의 원곡인데...안드레아 코어가 보컬이지요.뮤직비디오에서만큼 감정흡입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그러나 이 곡이 생각난 것은 아닙니다.제 머릿 속을 맴맴도는 곡은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곡입니다 영화 시작 하자마자 한석규의 드라이브 씬에서 이곡이 흘러나옵니다.한석규가 이 곡을 따라부르기도 하지요.기억나시는지...^^
전 이 영화 <주홍글씨>를 이 곡 때문에 기억합니다.이 곡이 쓰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거든요.
오페라를 들으신 분들은 이 유명한 아리아에 저같은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베르디의 <운명의 힘>중에 나오는 <pace pace mio dio>라는 곡입니다.영화 사운드 트랙을 봤는데 아마 레나타 테발디의 것을 쓴 듯 합니다.
레나타 테발디의 동영상이 앞의 전주부분이 좀 짤렸더군요.테발디에 못지 않은 몽세라카바예의 동영상도 올려봅니다.<운명의 힘>을 잘 불렀던 가수로는 흑인인 레온타인 프라이스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