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우연히 들렀다.오랜만에 간 서점은 고향집 찾아 온 듯 푸근했다.알라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서점은 나의 놀이터였다.5-6년전 나는 오후에 출근해서 새벽 1시쯤 퇴근 하는 일을 했다.대략 2-3시쯤 자더라도 10시쯤이면 일어나게 된다.아침 겸 점심을 먹고 출근시간 까지 몇 시간의 여유가 있다.전부 일하는 시간이니 딱히 놀 사람도 없고 혼자 돌아다니는게 유일한 즐거움이 된다.시내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돌아다녔다.당연히 서점을 빼놓을 수는 없었다.시간 보내기 가장 좋은 장소 중에 하나였으므로...

서점가면 좋은 점이 책의 내용 일부를 염탐할 수 있다는 것이다.몇 장 펴 보면서 책에 쓰이는 용어들의 수준을 살펴볼 수 있다.(내 수준에 너무 어렵겠군..아니면 이건 너무 안이하게 쓰여졋군..하고 판단내릴 수 있다.) 눈으로 직접 만나는 책의 부피감 또한 느낄 수 있다.두툼하게 잡히는 책의 무게감을 느껴보면 책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과 그 시간 동안의 지루함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어서 훨씬 실제적이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지만 매번 순번에서 밀리는 책들을 서점에서 살펴봤다.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방대한 분량에 위축된다.(기회비용에 대해 생각하게된다.이 방대한 걸 읽느라 1달을 쓰느니 더 다양한 책을 보는게 어떠하냐고 자꾸 머리 왼쪽에서 흰색 도널드가 꽥꽥거린다.)

다음으로 내 지식 용량으로는 과부하가 걸릴 듯 하여 두려움을 준다.에라 모르겠다.그게 별거냐..게폼잡으며 읽다가 읽으면서 고전하고 읽고나서 결국 한 두 줄 기억에 세긴 무공훈장외에 남은게 없는 패잔병이 될까봐 미리 쪼는거다.경험적으로 그런 적도 많다.

그 외에.....새로 나오는 책들에게 현혹되어 흐지부지 밀리는 경우가 있다.매주 매달 좋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다보니 한번 밀리면 계속 떨밀려가서 대마도 앞바다까지 간다.

1.2.3 번의 이유는 독립적이지 않다.비중의 차이를 두고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거기에 '내가 무슨 학자도 아니고 학자연 해봐야 별것 없는데..' 라는 '대중적'인 생각도 한 몫한다.그게 4번이라면 4번이겠다.

아래에 있는 책들이 1.2.3.4 번의 종합적 이유로 보관함에 장기 방치되어 있는..또는 될 녀석들이다.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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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 2007-03-30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가지 중복되는 게 있군요 ^^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랑 아도르노의 말러, 트랜스크리틱은 글쎄 일단 보관함에 있긴한데 그다지 땡기지는 않구요. 그나저나 아케이드 프로젝트 보급판은 왜 절판된건지 ㅠㅠ 양장본은 너무 비싸던데,,,

기인 2007-03-30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황금가지는 분량의 압박이죠 ^^ 제국은 그렇게 쉽지많은 않은 텍스트인데 ㅎㅎ

몽당연필 2007-03-30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이 중에서 제가 갖고 있는건 한 권도 없네요.

바라 2007-03-30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제국이라는 유령이 출간됐군요. 저번에 서강정치철학연구회에서 곧 나온다는 얘기만 들었는데...안그래도 요새 제국 끙끙대면서 보고 있는데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분량과 가격으로는 아케이드 프로젝트가 대왕이군요;;

드팀전 2007-03-30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3.4 번의 종합적 압박이라고 보는게^^..
특히..분량의 압박은 아케이드..뜨왕.

마늘빵 2007-03-30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한나아렌트 마음먹고 다 읽어보고픈데 마음뿐입니다. 전체주의의 기원은 사다놨고, 그보다 앞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고픈데.

기인 2007-04-0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바람구두님 그런게 아니라, (많은) 학부친구들이 제국을 너무 쉽게 읽는 것 같아서요 ㅋㅋ 사실 이 제국-제국주의-(그리고) 논쟁이 너무 골 아픈지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