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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약국 -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언어학자의 51가지 처방전
박현주 지음, 노석미 그림 / 마음산책 / 2006년 8월
평점 :
연애, 로맨스 이 단어를 떠올리면 한번쯤 기쁘고도 가슴 한켠 아련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연애의 언어에 대한 51개의 처방전" 이란 부제에 맞춰 연애를 하며 나누게 되는 51가지의 말들을 작가는 맑스의 원전에서부터 최신 음악과 드라마 그리고 영화, 자신과 주변의 경험을 통해 그 내용을 해설하고 연애라는 질병에 걸린 독자들을 치료한다.
사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내가 읽기에는 당혹스러운 내용이 많았다. 로맨스니 연애니 하는 감정과 단어를 묻어두고 산지가 제법 된 생활과 마음이 조금은 드라이(dry)해진 내가 요즘 여성들의 재기발랄하고 새로운 문화와 사회적 변화 속에 살아가는 그녀-감히 이 단어를 쓰는 건 이 책의 대부분의 독자, 그리고 내용에 공감하는 이들은 여성분들일 거라는 근거없는 확신을 가지고-들의 정서를 내가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이다.
요즘처럼 남녀간에 서로의 문화적 사회적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특정 논쟁들을 보고 있노라면 서로가 다른 세상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니 서로 간에 사용하는 언어의 뉘앙스에 대한 차이로 시작된 로맨스의 상처를 취유하기에 그리고 환자를 상담하기에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다 지나 돌이켜 보면 결국 로맨스나 연애는 그 순간순간은 절절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감기처럼 흉터조차 남지 않고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진실과 사랑으로 치유되고 결실을 맺을 수 밖에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