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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풀스 데이 - 상 - 데이먼 코트니는 만우절에 떠났다
브라이스 코트니 지음, 안정희.이정혜 옮김 / 섬돌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2003년 4월 1일 장국영이 자살했는데 뉴스가 나왔을 때 많은 이들이 만우절에 한번쯤 듣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었다. '만우절' 이 갖는 일상에서 할 수 없는 말들을 통해 1년에 하루쯤은 긴장을 풀고 즐기자는 의미때문에 그리고 그사실을 믿고 싶지 않다는 의식 속의 또다른 생각때문에 그의 죽음을 만우절에 일어난 하나의 헤프닝으로만 생각하고 싶어했다.
그런 만우절에 데이먼도 세상을 떠났다. 평생을 혈우병으로 인한 출혈의 고통과 공포 속에서 지내고 수혈을 통한 에이즈의 감염으로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세상의 냉대 속에서도 그들의 사랑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만우절의 사건은 어떤 의미로 다가갔을까? 그를 보낸 그의 가족과 친구들도 그동안 그들과 데이먼을 괴롭혔던 많은 질병들로 인한 고통과 더 크게는 데이먼의 죽음을 만우절에 한번쯤 해보는 거짓말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을까?
유전적인 영향으로 태어나면서부터 혈우병에 걸려 데이먼을 비롯한 온가족은 모든 일에서 제약을 가지게 된다. 자그마한 충격에 발생하는 출혈도 목숨을 위협하는 커다란 원인이 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한번의 출혈이 생기면 엄청난 고통과 많은 수혈이 필요하기에 항상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호주뿐만이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병원의 권위주의와 결정적인 순간에 보신을 위한 책임 떠넘기기 식의 의사들의 모습들이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을 가진 환자와 그가족들엑 주는 상처 속에서 꿋꿋하게 데이먼을 키우고 활기 넘치는 청년으로 키우는데는 가족과 친구들의 헌신과 사랑으로 가능했으리라..
수혈을 받다 에이즈에 감염되지만 낙심하지 않고 더욱 서로를 보듬는 가족들과 데이먼의 연인 셀러스트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사랑의 크기를 그려보기도 했다. 혈우병 하나만으로도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이 충분히 힘들텐데 병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도 받고 공간적 심리적으로도 격리될 수 있는 에이즈라는 커다란 병에 감염되면서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고 자신들의 사랑을 온전히 아니 더 크게 만들어 가는 그들의 사랑에 나는 내가족과 친구들에게 얼마만큼의 사랑을 가지고 있는지 반성하는 계기도 주었다.
'긴병에 효자없다'는 우리 속담처럼 더구나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사회의 냉담한 시선을 받아내야 하는 환경 속에서도 데이먼이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자신을 꿈을 찾으려고 했던 바탕에는 본인의 의지와 그 뒤에선 눈물을 흘렸을 가족들과 연인의 뜨거운 사랑이 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의 이러한 사랑이 정상적인(?) 가정과 사회에서 나누어진다면 세상은 더 많이 살만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