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굴레를 벗고 자주의 새 역사를 여는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 지음 / 시대의창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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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는 독특한 인물이다. 같은 라틴 아메리카 태생인 아옌데처럼 불운한 연민을 느끼게 하지도 않고 게바라처럼 멋진 외모에서 뿜어나오는 카리스마도 없다. 아직까지는 진행형이지만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민족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이 이루려고 했던 일들을 짧은 시간에 이루어 가고 있다. 원주민과 흑인의 혼혈로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한 그가 진정 베네수엘라의 지도자에서 라틴 아메리카의 진정한 지도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그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그에 대한 정보는 석유를 무기로 미국과 맞서 자국의 이익을 지쳐 나가는 지도자. 직접 TV에 출연해 국민의 민원을 듣고 바로 그자리에서 해결책을 찾는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모습과 더불어 생활의 하향 평준화를 가져오거나 포퓰리즘에 빠진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선진국의 메이저 정유회사들에게 과실은 다 빼앗기고 몇몇 그에 기생하는 상류층만이 그나마 부를 누릴뿐 많은 국민들은 기본적인 생존마저도 위협받는 베네수엘라에서 그 석유를 바탕으로 빈민촌에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주위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을 지원하며 미국과도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차베스는 여지껏 알던 독불장군의 모습만은 아닌 듯 했다.

'반미'를 외칠 수도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미국의 침략전쟁에 우리 젊은 이들을 보내고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우리 농민들의 삶을 수렁에 몰아 넣는 우리의 현실에 비춰 그의 모습은 포퓰리즘이라고 하더라도 한번쯤은 우호적인 눈길로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무엇을 수단으로 해야할까? 우리는 그들처럼 석유같은 자원이 나는 것도 아니고 식민지 치하에서 승리해 자유와 해방을 쟁취한 경험도 없는 우리의 현대사를 돌이켜 볼 때 정확한 방향의 제시가 없는 당위성은 공허한 외침일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아래 한숨 짓는 우리네 삶에 어떠한 비젼으로 희망을 제시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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