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이매지 > [퍼온글] ‘한국문학의 기억’展


누렇게 바랜 종이·낯선 글자체 ‘한국문학의 기억’
입력: 2006년 09월 28일 16:43:08
 

최초의 근대소설이라는 이인직의 ‘혈의 루’, 현대 국어문법 고전인 주시경의 ‘국어문전음학’, 유길준의 ‘대한문전’, 이효석의 ‘노령근해’, 김동인의 ‘감자’·‘젊은그들’, 최초의 문예동인지 ‘창조’, 역시 우리나라 최초의 월간잡지 ‘소년’….

100년~50년전 출간된 이 근현대 문학 자료들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해 설립된 (재)아단문고가 29일부터 10월4일까지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여는 ‘문자의 상상, 역사의 기억’전시회다.

아단문고 소장품전인 전시회에는 한국 문학을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근현대 단행본·잡지 120여종 140여책이 선보인다. 100년전 발행된 자료만 해도 ‘귀의 성’(전2권·1907년)을 비롯해 ‘혈의 루’(1908년) ‘금수회의록’(") ‘소년’(") 등이 있다. 전시품 중 가장 최근 발행서적이 황순원의 소설 ‘인간접목’(1957년)이다.

전시장은 8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1910년대 출간된 신소설 부문과 이효석·이태준·김동인·황순원·염상섭·채만식·이기영 등의 소설·수필 등 작품 41책이 출품된 소설 부문, 조선어학회의 ‘한글맞춤법통일안’(1933년), 최현배의 ‘우리말본’(1937년) 등의 국어학 서적이 있다. 또 문예지와 오장환·김소월·조지훈 등의 시집, 정지용·박종화 등의 수필, 나운규·함세덕·유치진 등의 희곡 및 시나리오, ‘걸리버 유람기’(최남선·1909년) ‘서유기’(박건회·1913년) 등 번역문학 부문이다.

전시자료들은 누렇게 빛이 바래고 낯선 체의 글자, 귀퉁이가 성하지 않은 몸으로 우리문학의 뿌리임을 대변한다. 제목을 따라 쓴 누군가의 낙서도 정겹다. 서적이란 물질이 아니라 그 속에 풍성하게 담긴 정신들을 챙겨볼 만한 전시회다. 특히 아단문고 첫 전시회로 사라져가는 문학의 뿌리를 간수한 수집가의 열정도 되새겨 볼 만하다.

도재기기자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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