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미소 수프
무라카미 류 지음, 정태원 옮김 / 동방미디어 / 1998년 1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예전에 회사에서 알던 언니가 대체 뭐 이런 책이 있냐면서 넘겨줬던 책을 갖고 있다가, 최근 시간이 생겨서 지하철 시간 때우기용으로 읽었다. 류씨의 작품 성향은 대충 알고 있었기에 각오하고 시작했지만, 처음 부분은 그다지 잔인하지도 음울하지도 않고 꽤 재밌었다. 추리소설 같은 냄새도 풍기면서~

그러다 이 책의 클라이맥스에 도달했을 때, 좀처럼 내용을 건너뛰고는 읽지 못하는 나도 책장을 후루룩 넘겨 버리고 말았다. 인간의 신경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시험하려고나 하는 듯한 장면의 묘사가 - 정확하게 세어보진 않았지만 - 열 페이지쯤은 이어지는 것 같다. 장면 묘사가 하도 생생하고 잔인하다 보니 - 사실 단순히 잔인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뭔가 달리 표현할 말을 찾기가 힘들 뿐. - 오히려 작가에 대한 외경심마저 생길 정도다.

류씨의 매니아층이 아니라면 읽는 것이 상당히 힘들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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