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이야 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1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하무라 아키라 라는 쿨하디 쿨한 28세의 아가씨 - 하나의 일을 계속 하는 것이
지겨워서 온갖 직업을 전전하는 '프리터'의 후예. 이 아가씨에게는 어쩐지 '트러블'이 줄곧 따라다닌다.(챈들러의 Trouble is my business라는 책 제목이 생각나네.)

고바야시 슌타로라는 중년의 볼품 없는 시경 경위. 젊고 왠지 잘 생겼을 것 같은 형사 미코시바와 짝을 이루어 살인 사건들을 해결하러 다닌다.

이 책은 두 사람이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 단편들이 하나씩 번갈아 이어지다가 마지막 이야기에서 둘이 만나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일본 추리 만화 식으로 짤막짤막한 이야기 속에 허를 찌르는 트릭을 숨겨 놓은 그런 단편들로,
굉장히 잘 짜여지거나 뛰어난 소설들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트릭이 참신하고 재기가 넘치는데다 두 주인공이 워낙 개성적이어서 이야기에도 호감을 갖고 읽었다.

전반적으로 하무라 아키라가 등장하는 이야기보다는 고바야시 경위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의 트릭이 더 참신하고 잘 짜여져 있었다. 그에 비해 하무라 아키라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오싹한 뒷맛'이 있는데 - 역자의 말에 의하면 우리 주변의 누구나가 우리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적극적인 해의라기보다는 작은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악의'가 잘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말에 동감.
그리고 고바야시 경위보다는 하무라라는 캐릭터가 더 매력적이어서 하무라 아키라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더 재미있게 읽었다.

이 작가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이라는 단편집을 좋아해서 이 책도 읽게 되었는데,
그에 못지 않게 마음에 들었다. 아키라가 나온다는 다른 책들도 더 읽고 싶다.
20대 여자라기엔 너무너무 냉정하고 현실적인 하무라의 어두운 과거가 앞으로 조금씩 더 드러날 것 같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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