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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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우연히 만나게 된 스물 다섯 살 동갑내기 요코야마 겐지(요코겐), 미타 소이치로(미타 조지), 구로사와 치에(크로체) 세 사람은 크로체의 아버지 시라토리로부터 현금 10억엔을 탈취할 계획을 세운다. 서로 의논할 때엔 완벽한 듯해 보이는 계획인데, 실행하다 보면 어째 어리바리..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다. 하지만 주인공이니까 어쨌든 10억을 손에 넣긴 하는데..

#잡담

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헐리웃 영화를 한 편 보는 듯한 느낌.
큰 돈을 사이에 두고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얼키고 설킨다. 그리고 반전에 또 반전..

이 소설 속 인물들은 바라는 것이 오직 넉넉한 돈뿐이다.
자신을 무시하는 회사에 더이상 나가지 않아도 편히 살 수 있을 돈.
더 비싼 외제차를 사고, 더 그럴싸한 사업을 벌이는 데 필요한 돈.
특별히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까페 하나 차려놓고 편편히 지내는 데 필요한 돈.

고작 스물다섯 밖에 안 먹은 '청춘'들인데도 그렇게 필요한 돈을 쉽게 - 다른 사람으로부터 훔쳐오려 한다. 비록 그 돈의 주인 역시 사기를 쳐서 모은 돈이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질지라도 말이다.

그런 과정에서 정말 돈밖에 몰랐던 - 어딘가 모자라는 이 청춘들은 조금, 성장하게 된다.
덕분에 이들이 살아갈 인생은 이 사건 이전의 모습과는 조금쯤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게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어떻게도 할 수 없는 멍에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대부분 재밌었지만, 이 소설과 <라라피포> - 제목이 바뀌어 재출간되었던데.. - 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유머로 잘 버무려 놓긴 했지만, 아마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리고 '돈'에 목매여 사는, 돈이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읽는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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