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나무 아래

                                             나희덕

누군가 맵찬 손으로
귀싸대기를 후려쳐주었으면 싶은

잘 마른 싸릿대를 꺾어
어깨를 내리쳐주었으면 싶은

가을날 오후

언덕의 상수리나무 아래
하염없이 서 있었다

저물녘 바람이 한바탕 지나며
잘 여문 상수리들을
머리에, 얼굴에, 어깨에, 발등에 퍼부어주었다

무슨 회초리처럼, 무슨 위로처럼

  

 

- 요거요거,, 지금 딱 내 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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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8-09-11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어느 신문 한 귀퉁이에 나희덕의 시가 실렸는데
시 한 편 읽고 팬이 되었다^^

알맹이 2008-09-11 23:56   좋아요 0 | URL
오호. 제목이 뭐였어? 이 분 시가 좋아.. ^^

miony 2008-09-21 21:32   좋아요 0 | URL
제목이나 내용은 기억이 안 나.
그저 그 후로 학교도서관에 있는 나희덕의 시는 다 읽었는데 좋더라.

순오기 2008-09-1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희덕 시에 필이 꽂히던 때가 있었죠~ 천장호에서도 좋았고요.
저런~ 마음이군요. 요즘~~~ ^^

알맹이 2008-09-11 23:56   좋아요 0 | URL
앗.. 그런 시절이 있으셨군요. 오늘 나희덕님 강연 들으러 갔었는데 꽤 즐거웠습니다. 이 시집까지의 시를 사물들이 내는 '울음'을 듣고 받아적는 작업이었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요즘엔 그 물기를 마르게 하려고 스스로를 벼르시는 중이라고요.

2008-09-17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17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