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육후연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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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숙직이 있어서 교직원이 교대로 맡고 있다. 단, 너구리와 빨강셔츠만은 예외다. 월급은 많이 받으면서 업무 시간은 적고, 거기다 숙직까지 면제 받는 이런 불공평한 처사가 어디 있단 말인가? 제멋대로 이런 규칙을 정해 놓고, 그것이 당연한 듯한 낯짝을 하고 다닌다. 어쩌면 저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단 말인가? 이것이야말로 불공평한 처사의 극치다.-68쪽

오늘밤 내로 이기지 못하면, 내일 이긴다. 내일이 아니면 모레다. 모레도 이기지 못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이길 때까지 여기에 있을 것이다.-84쪽

생각해 보면,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옳지 못한 일을 장려하고 있는 듯하다. 악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박힌 듯하다. 가끔 솔직하고 순진한 사람을 보면, "샌님"이라는 둥 "어린 녀석"이라는 둥 하면서 트집을 잡고 경멸한다.
그렇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윤리 선생이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라고 가르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지 않은가. 이왕이면 큰 맘먹고 학교에서 '거짓말하는 비법'이라든가, '사람을 믿지 않는 술법'이라든가, '사람을 이용하는 술책' 등을 학과목으로 정하여 가르치는 것이 이 세상을 위하고 당사자를 위하는 길이 될 것이다.
빨강셔츠가 웃는 이유는 나의 단순함 때문일 것이다. 단순함이나 솔직함이 비웃음을 사는 세상이라면 어쩔 수 없다. 기요는 결코 그것을 비웃은 적이 없다. 오히려 감동하며 들어 주었다. 기요가 빨강셔츠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이다.-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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