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를 만난 후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웃을 수 있다는 건, 나를 향해 웃어 보일 여유가 있다는 말일지도 모르겠다고요. 웃지 못하는 건 대체로 지금의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에요. 내 일이 마음에 들지 않고, 내 일상이 마음에 들지 않고, 내 삶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속도 모르고서 웃는 상대가 밉고,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지요. ‘그럴 때‘ 같은 건 없는데도 말이에요.
이것저것 하는 사이에 인생이 지나가버려, 그건 토니식의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조금더 자주 웃고 싶어요. 더 많은 것을 지나쳐버리기 전에 나를 웃게 한 농담들을 기록해두고, 삶에는 좋은 순간들도 많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어요.
- P118

생활이란 것 속에는 얼마나 구차한 일들이 많던가요.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해야 할 때도 있고, 손해 보지 않으려 날을세워야 할 때도 있고, 대충 잘 지내기 위해 대충 존재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일하러 나간 곳에서는 거실 소파에 누워있을 때보다 두 배는 똑똑하게 굴어야 하고, ‘이런 게 중요한 거‘라는 말에 고개 끄덕이며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돈이되는 정보들을 서로 나누기도 합니다. 거기 매몰되어 지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잊게 돼요.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이런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그럴 때 저에겐 이야기가 도움이 됩니다. 나와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이 삶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이야기, 지구 어딘가에 내가 만나지 못한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눈앞의 이런 삶이 전부가 아니‘라고 다시금 일깨워주는 이야기들 말이에요.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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