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간은 살기 힘든 지역을 피해 안주하고자 한다. 행하기 힘든 것은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향한다. 그들이 다른 사람을 원할 때는 오직 자신에게 온기가 필요할 때뿐이다. 그들은 일하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일을 하기는 한다. 그럭저럭 세월을 보내며 심심풀이로 하는 일종의 소일거리이기 때문이다. 일을 하면서도 몸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극도로 조심하기 때문에 열정이라는 낱말을 잊어버린 지 오래다. 그들은 스스로 모두가 평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목자와 지도자도 인정하지 않는다. 특별한 것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물론 낮에는 낮대로, 그리고 밤에는 밤대로 조촐한 쾌락을 즐기지만, 절대로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즐길 뿐이다. 이것이 마지막 인간의 삶이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현대인이 원하는 삶이지 않은가. 그들이 삶의 목표로 삼는 행복이라는 것이 결국은 삶에서 그 어떤 높은 꿈과 이상도 박탈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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