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쯤 되었을 것이다. 무릎에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내가 마더 슈거에게 ‘가정주부 질환‘ 이라 말하던 그것이 엄습했음을 깨닫는다. 내 안의 긴장이 시작되었고 평화는 이미 사라졌다. 스위치가 켜지고 전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재닛에게 옷을 입히고 아침을 먹여 학교에 보낸 다음 마이클에게도 아침을 차려줘야지, 차가 다 떨어졌다는 거 잊지 말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이 쓸모없지만 틀림없이 불가피한 긴장과 더불어 원망의 스위치도 함께 켜진다. 무엇에 대한 원망일까? 불공평이겠지. 세세한 것들을 걱정하느라 그렇게도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원망, 이 원망이 마이클을 겨눈다. 머리로는 그게 마이클과 아무 상관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나는 정말 그가 원망스럽다. 하루 종일 비서며 간호사며, 온갖 일을 하는 여자들이 뒤치다꺼리를 하며 그에게서 이런 압박감을 덜어줄 테니까.

오래전 마더 슈거와 상담하던 중에 나는 그 원망, 그 분노가 비개인적인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건 차라리 우리 시대 여자들의 질환이다. 여자들의 얼굴이나 목소리에서, 혹은 그들이 사무실로 보내오는 편지들에서 나는 매일 그걸 목격한다. 그들의 감정은 불의에 대한, 비개인적인 독성에 대한 원망이다. 그게 비개인적인 것임을 알지 못하는 운 나쁜 여자들은 이러한 감정을 남편이나 연인에게 떠안긴다. 반면 나처럼 운 좋은 여자들은 그 감정에 맞서 싸운다. 피곤한 싸움이긴 하다.

그래, 내일. 나는 생각한다. 내일은 책임을 질 거고, 미래를 직면할 거고, 더이상 비참하게 지내는 일 따위는 단호히 거부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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