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옷이 다려져 바로 입을 수 있게 걸려 있고, 식사가 마련되어 있는 아침 풍경은 우렁각시가 한 일이 아니다. 그 일을 해놓은 사람은 어제의 나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일상이 유지되고 있다면 거기에 분명 누군가의 희생이 있다. 문득 어린 시절부터 나는 자신을 챙기는 성실한 사람이었다는 믿음 뒤로 엄마가 자명종에도 꼼짝 않는 나를 소리쳐 깨우고, 갓 지은 밥 냄새가 났던 아침의 시간이 떠오른다. 나를 사랑하는 엄마 덕분에 편하게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 고마움을 모르고 당연하게 여겼던 나도 그 회상 속 한가운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