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로 다른 꿈이 만나는 꼭짓점에 천주교가 있다. 도는 존재하는가? 세상은 나아지고 있는가? 희망이 있는가? 주리와 주기로 한 100년쯤 싸우고, 3년 복을 입느냐 1년 복을 입느냐로 몇십년 다투는 사이에 수많은 목숨이 스러지고 정권의 향배가 갈렸다. 그러고 나서는 인성과 물성이 같으냐 다르냐로 또 한 100년을 싸웠다. 소중화주의小中華主義와 대명 의리의 유령이 그 배후에 있었다.
그게 그렇듯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가? 그들이 말하는 도와 리는 백성들의 삶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실록에는 굶주린 백성이 자식을 바꿔 잡아먹었다는 기사가 실리고 있었다. 가뭄 끝에 홍수 나고, 홍수 뒤에 전염병이 돌았다. 추수할 것도 없는 빈 들판 너머에서 극강의 한파가 몰아닥쳤다. 그 와중에도 위정자들은 황구첨정黃口簽丁과 백골징포白骨徵布의 수탈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백성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이게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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