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내 인생도 그랬다. 내 삶은 글에 빚졌다. 예고 없는 고통의 시간대를 글을 붙들고 통과했다. 크게 욕망한 것 없고 가진 것 없어도 글쓰기 덕에 내가 나로 사는 데 부족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학인이 지독히도 삶에 휘둘렸던 자기 체험을 글로 정리하고 나서이렇게 말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에 품위를 부여해 주는 일이네요." 그 말이 뭉클했다. 조지 오웰이 바랐던 "보통 사람들의 생래적 창조성과 품위가 발현되는 세상"을 글쓰기가 돕는다고 믿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