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그는 불행하지 않다. 쓸쓸할 수 있는 자야말로 행복하다고, 그는 남몰래 생각한다. 당연하고도 힘차게, 쓸쓸한 자는. 그에게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미세한 뉘앙스가 있어서 주변을 그늘지게 만들어버린다. 그는 지나치게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불신이 가득하며 결단력이 없어서 끝내 불행할 수밖에 없다. 그는 비명을 지르고 울고 싶다. 하늘에 계신 신이여, 도대체 나는 왜 이런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