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섬사이 > 바다 一部 - 홍영철

                                     바다 一部

 

                                        1

    내 사랑은 우리집 책상 속에 잠들어 있어요.  고운 노래를 
들으면 그것은 하늘 위로 날아갔다 돌아오곤 해요.  꿈꾸는
바다가 보여요.   깨울 수 없는 그 바닷가에는 고기 뗴들만
하얗게 죽어 있어요.

                                       2

   새들의 집 지붕 위로 푸른 빛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
어요.   발가락을 간지리던 새앙쥐도 떠나가고 나는 심심히 오
래된  그림책을 펼쳐요.  잠든 때에도 오렌지빛 바다는 얘기해
요.  흩날리는 거리에서 돌아오면 피곤한 손을 닦아 주기도
해요.

                                      3

  나는 모른다고 했어요.  책상 위 제라늄이 왜 자꾸 시드는
지를.  내 낡은 머리칼 위에서 왜 늘 겨울 바람이 펄럭이는
지를.  이따금 열린 창틈으로 새털구름이 지나가고 지금 내
귀에는 어둠 소리만 가득해요.  떨어져 쌓이는 쓸쓸한 바닷
가도 보여드릴께요.

 

                                               홍영철

 

-------------------------------------------------------------------------------

지금 내 마음 속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 시를 읽다보면
쓸쓸함이나 외로움, 따분하고 지친 일상 따위도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기분이 되곤 한다.
서랍속에 잘 간직해두고 웃으며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낡고 먼지 낀 창틈으로 밖깥 세상을 슬쩍슬쩍 훔쳐 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맹이 2007-07-17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 님 서재에서 퍼온 시와 글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