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단어를 자유자재로 주무를수 있었고, 이성적인 동시에 감정적이며, 겉과 속이 같은 인간이었다. 더프가 생각하기에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때문에 남도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리더였다. 사람들이 기꺼이 따를 인물이었다. 더프가  현재 또는 미래에 닮고 싶은 인물이었다.
- 87쪽

 "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류 안에 신성이 존재하잖습니까, 앵거스 씨." 
"인류 안에는 인간성이 존재하죠, 카이트 씨. 좋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만큼이나 인간적인 행동입니다." 
- 521쪽

 "이 방에는 세 남자가 있다네." 맬컴이 말했다. "덩컨의 과업을 이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 세 남자가." 그는닦고 있던 안경을 썼다. "이 세 남자는 남들보다 나을 게 없고 이미너무 많은 걸 잃었기 때문에 희생할 게 많지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원래 그런 데서, 그런 논리로 혁명이 시작되는 법이니까 우리가 도덕적으로 우월한 존재인 양 흥분하는 일은 없어야겠지. 그냥 우리에게는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하세. 의지를 불사르는 원동력이 정의감이 됐건......"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가족의 복수를 하겠다는 가장의 욕망이 됐건, 배신자의 수치심이 됐건, 특권계급의 도덕적인 우월감이 됐건 아니면 지옥의 유황불에 떨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심이 됐건 상관없어. 왜냐하면 이 길이 옳은 길이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의지니까. 정의와 순수로 향하는 쉬운 길은 없어, 어려운 길만 있지."
- 539쪽

맥베스는 차분하게 심호흡을 했다. 지금 죽으면 어떻게 될까? 물론 의미 없는 죽음이 되겠지만 모든 죽음이 그렇지 않을까? 우리에 얽힌 이야기가 중간에 끊기고, 아무런 의미도 결말도 없이, 모든 수수께끼가 해소되는 마지막 장도 없이 어영부영 끝이 난다. 나오다 만마지막 한 마디가 짧게 울려 퍼지다 끊기고 우리는 잊힌다. 잊히고잊히고 또 잊혀서 아무리 큼지막한 동상이라도 어쩔 도리가 없다. 나라는 사람이,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모든 것이 물둘레보다 더 빠르게 사라진다. 그러니 이렇듯 뚝 끊겨서 짤막하게 찬조 출연한들 무슨 소용 있을까? 삶이 던져 주는 희열과 행복을 움켜쥐며 최대한 분위기를 맞춘들 무슨 소용 있을까? 흔적을 남기고 방향을 바꾸고 세상을 아주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 다음 떠난들 무슨 소용 있을까?
아니면 인간들이 언젠가는 신의 반열에 오르길 바라며 좀 더 바람직한 꼬마 생명체를 이 땅 위에 탄생시킨다는 데 의의를 두어야 할까?
아니면 그냥 아무 의미가 없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너도나도 떠들어 대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 끝없이 혼란스러운 횡설수설 속의 단절된 문장에 불과하고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예감이 결국 맞는 것으로 밝혀질지 모른다. 우리는 혼자라는 것. 모두가 혼자라는 것..
- 57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