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유가 필요했다. 이대로 집에 돌아간다 해도, 또 회사로 돌아간다 해도, 뭐든 모두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필요했다. 그저 8시간 동안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 것이지만 여기서 이제까지의 인생을, 아니 앞으로의 인생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얘기를 찾지 못한다면 원래의 장소로 돌아가지 못할 것만 같았다.
자신이 어떤 유년 시절을 보냈고, 어떤 심정으로 한 살 반 된 아이가 있는 히토미와 결혼했으며, 어떤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지, 세세히 털어놓지 않으면 결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추억담이나 아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부 간의 문제, 회사에 대한 불만이라는 것이 자신에게 없다는 사실이 더 분명해졌다.
물론 때로 아내와 다투기도 한다. 그리고 물론 일을 할 때 위언저리가 뻣뻣해지는 듯한 상황에도 종종 부딪힌다. 하지만 오늘 아침 갑자기 핸들을 꺾은 것은 그런 구차한 이유가 아니라 뭔가, 더 큰 무언가, 그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무언가 때문이었다.-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