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 - 미술가, 딜러, 경매 하우스, 그리고 컬렉터들의 숨은 이야기
리처드 폴스키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미국 서부 지역에서 일하는 미술품 딜러의 이야기. 그런데 말솜씨가 장난이 아니시다.
유머러스하고 솔직하고. 게다가 미술품 딜러 중엔 괴짜들이 어찌나 많은지.
다 큰 어른들이 젤 어리고 가난한 후배를 밥 사준다고 비싼 식당으로 불러내 놓고
실컷 먹고 마신 후 내기를 해서 결국 후배가 밥을 사게 한다든가..
게다가 이 후배님(=글쓴이)은 또 어찌나 손을 벌벌 떠시는지-
몇만불씩 또는 몇십만불씩 되는 그림은 척척 사고 파시면서 고작 300달러어치 점심에 말이다.

미술품, 하면 어쩐지 나와는 거리가 아주 먼 세계 일처럼 느껴졌었는데.
게다가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일부러 찾아가서 전시된 걸 감상하는 정도의 대상으로만 생각해 왔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art'를 상품처럼, 또는 투자대상처럼 사고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미술품의 가치를 떠나서 무조건 돈을 벌어주는 상품처럼 여기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몇 년쯤 보관하다가 산 가격의 몇 배씩 이상을 경매에서 벌어들이는 일을 예사로 읽다보면
헤- 하고 입이 벌어지면서 이거.. 나도 능력만 되면 좀 투자해 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치 프라모델이나 책, 술병뚜껑 따위를 수집하듯이,
그림을 수집하는 큰손들이 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되어서
- 존재하는 게 당연한 사람들인데, 뭐가 그리 새삼스럽게 느껴졌던지 -
새로운 세계를 한 번 문을 열고 들어다 본 느낌이었다.
온스타일에서나 보던 백만장자들의 세계.

그리고 'contemporary art'에 대해 호기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앤디 워홀이야 워낙 유명했고, 그 외 조지프 코넬, 사이 톰블리, 에드워드 루셰이, 재스퍼 존스 등등..
새로운 작가들에 대해서도 더 알아보고 싶다.
그리고 나도 앤디 워홀 소품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안 그래도 미국 드라마들 보면서 뉴욕서 딱 한 달만 살아보고 싶다-
생각 많이 했는데 같이 실린 번역자 박상미 님의 사진 등등을 보면서
더더욱 뉴욕 가 보고 싶은 생각도 간절해졌다.

contemporary art와 미술품 수집의 세계에 대한 아주 재미있고 솔직한 이야기책이며,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이나 피터 메일의 <나의 프로방스>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정말 재밌게 보실 수 있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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