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의 당직이다. 그것도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에 당직을 한다
와이프와 아이는 바꾸라며 성화다. 그런데 이게 어디 가능한 일인가?
나에게 이브이면 마찬가지로 남한테도 크리스마스 이브다
다들 오늘 당직을 피했다고 환호하고 있을 것인데 난데없이 당직 좀 바꾸자고?
어림없는 소리다. 나는 일찌감치 마음을 다잡고 오늘 당직근무를 열심히 하기로 하였다. 속 편하다
그런데 스쳐 지나가는 아저씨들 몇몇이 나에게 말한다. 오늘 당직이 웬 떡이냐며 부러워한다
성가시게 가족들과 어디 외출다니며 싸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단다.
혼자 호젓하게 사무실 지키며 편안하게 보내는 것을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게도 들린다. 이왕 당직 하느거 이런 생각하며 보내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이브는 이럴지언정 본날이 남아 있지 않는가? 내일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