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나의 휴가는 끝이다. 정말 후딱 지나가버렸다. 마음이 허하다
하기야 애초부터 조직의 눈치를 보느라 길지않게 낸 휴가였으니 그럴만도 하다
휴가동안 나는 나만의 시간을 전혀 보내지 못했다. 순전히 아이와 와이프에게 봉사했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와 와이프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슬픈 일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련가? 무엔가 거창한 것을 바라고 있다가 별다른 것이 없을 때의 낙담!
와이프는 내내 투덜거리고 있고 아이도 덩달아 아빠를 갈구는 상황이다. 고립무원!
어쩌다가 이 시대 아빠와 남편은 때맞추어 이벤트까지 근사하게 치르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까?
차분하고 조용하고 정말 몸과 마음이 아무런 구속에 얽매이지 않은 채 푸욱 쉴 수 있는 휴가는 꿈이런가?
나에게는 휴가가 아닌 또 하나의 힘겨운 노동이었다. 또다시 슬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