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죽어도 아닌 것은 아니라는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고집일 수도 있고 소신일 수도 있다

호, 불호가 분명한 성격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그것을 바같으로 표현하고 다닌 것은 아니다

남들에게 잘 들키지 않도록 내심으로 꼭꼭 숨겨두고만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싸우는 일만 생긴다

모짜르트가 노닐고  도밍고가 뛰어다니며 때로는 홍난파도 끼여드는 클래식이란 내게 무엇이었을까?

가진 자의 사치! 잘난 자의 허영! 귀족의 자기 울타리! 특권의식의 표출! 아무튼 내겐 너무 먼 세상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쪽 세계는 다가갈 엄두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너무 기분 나빴고 또 스스로 위축도 되었다

어쨌든 생긴대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천래적으로 나는 그들과 어울릴 수 없었고 그럴 것 같지도 않았다

자라면서, 살면서 같은 울타리내에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을 딱 한번만 하고는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영원히 고정불변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이 먹으면 점점 약해지고 연해지고 유해져 간다

클래식에 대한 나의 생각도 그러하다. 어쩌면 나 스스로 울타리를 먼저 둘러 친 것은 아니었을까?

알고 보면 별 것도 아니고 만나보면 옛날에 무턱대고 어렵게 생각한 만큼은 아니었지 않을까?

결국 가진 것이라고는 시중에 회자되는 통속적인 몇 마디 찬사에 대한 귓동냔인 전부인 나로서는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  어렵게 선택하고 뒤늦게 마음을 돌렸으니 어쨌든 안전한 길을 찾아야 한다

조수미를 선택하였다. 다른 분야도 다른 인물도 무수히 많지만 누구든 인정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그것이 본류든 지류든 나는 먼저 그녀를 통해서 그쪽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을 것이다. 그녀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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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7-2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문할까 말까 계속 망설이고 있는데 리뷰 좀 올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