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공허한 이야기는 없다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 80/20법칙 자기실현편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1년 12월

저자는 책을 많이 쓴다. 창작도서도 있고 번역서도 있다. 본 저서는 저자가 번역한 80/20법칙에 대한 실천편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출판되었다. 나는 솔직히 저자의 80/20법칙 번역서는 읽지 못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순서가 뒤바뀐 경우인데 이 책을 통하여 80/20 법칙의 요지는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성취하는 것의 80%는 우리가 경주하는 노력의 20%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즉 산출량 80%는 투입량의 20%에서 나오고 산출량의 20%는 투입량의 80%에서 나오는 것이니 전력을 한 곳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또 다시 요약하면 투입량의 20% 부분을 선택하여 산출량이 80%가 되도록 집중하라는 것이다. 곧 선택과 집중에 관한 조언이 소위 80/20법칙인 것이다. 그런데 나는 저자가 그토록 공들인 번역서를 굳이 구입하여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 저자가 주장하는 80/20법칙에 따라 본 저서만으로도 그 80/20법칙의 내용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럴 땐 나도 제법 똑똑한 편에 속하지 않을까?

본 저서는 한마디로 공허하다. 전편인 80/20법칙의 번역서에 대한 실천편이라고는 하나 실천내용이 너무 막연하고 추상적이다. 어느 누구라도 이미 실천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사항을 저자가 번역한 그 법칙이라는 것에 끼워 맞추어 마치 아주 새로운 내용인양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뻔한 내용이다. 알맹이가 전혀 없다.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에다가 그럴싸한 옷을 입혀 법칙이라고 불렀을 뿐이다. 하지만 세상에 어디 전혀 쓸모없는 이야기가 있겠는가? 생판 다르게 생긴 사람도 하다 못해 발가락은 닮은 것처럼 도대체 하나마나한 이야기라도 그것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본 저서를 100% 공허한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다고 마냥 폄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대다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거기에는 나도 당연히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