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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예전에 한뜻출판사에서 <로맨스>라는 이름으로 나왔던 책이라는 건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
절판되었다가 다시 나온 것을 보니 감개무량하다.
20대 중반 가량 이 책에 담긴 사랑에 관한 철학적 모험을 나 역시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난다.
우연에 대한 운명적 해석, 공통점에 대한 놀라움, 전화기를 고문도구로 묘사하면서 떠올리는 생각들, 상대가 내 마음대로 다뤄지면 흥미를 잃는 이성관, 이별과 함께 찾아온 생애 최대의 고통.
로맨스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이 책이 로맨스 책인지 철학 책인지는 알아서 판단하십시오), 이 책은 그 당시 지적인 허영을 충족해 주면서도 남녀의 심리에 관해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 책(9년쯤 된 책)에는 여러 사람이 밑줄을 그은 흔적이 남아 있다. 관점에 따라 그 밑줄의 의미는 달라지는 것 같고, 누가 둘 사이의 주도권을 쥐는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지금은 나에게 있어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남녀 간의 밀고 당기는 사랑은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흥미진진한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갖고 있는 책 중에서 최고의 사랑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