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쟁을 할까? 작은철학자
미리암 르보 달론 지음, 전미연 옮김, 조센 게르네르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12월
품절


평화보다 전쟁을 좋아할 정도로 이성이 없는 인간은 없다(헤로도토스)-8쪽

두 사람이 같은 것을 원하는데, 둘 다 그것을 누릴 수 없다면, 이들은 적이 된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 상대방을 파괴하거나 지배하려고 한다.(홉스)-17쪽

가령 물고기는 본성상 헤엄치도록 되어 있고,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물고기가 물에서 주인 노릇을 하는 것, 그리고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은 최고의 자연권에 의한 것이다.(스피노자)-24쪽

인간 대 인간의 전쟁은 없고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 있을 뿐이다. (루소)-35쪽

전쟁의 냉혹하고 잔인한 행위는 그 어떤 것으로도 포장할 수 없다. 승자와 패자 그 누구도 숭배나 경멸 또는 증오의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투의 승패는 거의 대부분 운명이나 신에 의해 결정된다. 승자냐 패자냐 하는 것은 짐승이냐 물건이냐 하는 비교와 같기 때문에 군인들에 대해서는 경탄도 경멸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그토록 변한 데 대한 안타까움만 느껴질 뿐이다. (시몬 베유)-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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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고수 - 삶의 열병을 앓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카운슬링
안광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절판


빅터 프랭클

"시련의 이유를 알면 고통은 멈춘다"
"자기 자신을 잊을수록, 사랑하고 봉사할 대상을 찾으면 찾을수록 우리는 더욱더 좋은 인간이 된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에서 눈을 떼면 그 밖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15-22쪽

케르케고르

"있는 힘을 다해 절망하라."
"행복의 깊숙한 곳, 이곳이야말로 절망이 가장 편안하게 머무는 곳이다."-23-31쪽

헬렌 니어링

"육식은 불필요하고, 합리적이지 못하고, 인간의 소화 기관에 맞지 않을분더러, 건전하지 못하고, 비위생적이며, 경제적이지도 못하고, 아름답지 않으며, 잔혹하고, 비도덕한 일이다."-32-41쪽

칸트

"미성년의 원인은 이성이 부족한 데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 스스로 생각하려는 결단과 용기가 부족한 데 있다."
"네가 하려는 바가 마치 자연법칙처럼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게끔 행동하라."
"다른 사람들을 수단일뿐 아니라 항상 목적으로 생각하고 대하라."
"양심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신들이 하려는 바를 언제든지 법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각오로 행동하라."-42-50쪽

데카르트

"오랫동안 변호사 노릇을 멋지게 해냈다는 사실이 훌륭한 판사임을 입증하지는 않는다"-51-59쪽

공자

"폭력으로는 가장 평범한 사람의 뜻도 굴복시킬 수 없다."
-60-69쪽

에피쿠로스

"빵과 물만 있다면 신도 부럽지 않다."-70-77쪽

키케로

"삶의 각 단계에는 걸맞은 특징들이 있지. 어린 시절에는 연약함, 청년에게는 격렬함, 중년에게는 무게 있음이, 그리고 노인에게는 무르익음이 그것이네. 시기마다 이런 특징들을 갖추어야 자연스러운 삶이라고 하겠지."
"모든 포도주가 오래되었다고 다 시어지지는 않는다."-78-85쪽

소크라테스

"나의 눈은 툭 튀어나와서 사방을 더 잘 볼 수 있네. 또 나의 코는 길고 똑바르지 않고 몽툭해서 냄새를 더 잘 맡곤 하지......"
"너 자신을 알라"
-86-96쪽

에픽테토스

"네가 바라는 대로 세상의 일들이 벌어지기를 바라지 말고, 마땅히 일들이 진행되어야 할 바대로 되기를 원하라."-101-109쪽

함석헌

"뜻 품으면 사람, 뜻 없으면 사람 아니다. 뜻 깨달으면 얼, 못 깨달으면 흙, 전쟁을 치르고도 뜻도 모르면 개요, 돼지다. 영원히 멍에를 메고 맷돌질하는 당나귀다."-110-119쪽

피터 드러거

"어제를 합리적으로 잘라내면서 자원을 효과적으로 집중시키는 일은 혁신의 기본 전략이다."-120-129쪽

니체

"운명을 사랑하라"(amor fati)-130-138쪽

스티븐 코비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피해의식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139-146쪽

한비자

"법을 길로 삼으면 처음엔은 고생이지만 결국에는 이익이 된다."-147-156쪽

니부어

"이상주의가 가장 쓸모 있다."
"자신의 공동체에 바치는 헌신은 이타주의임과 동시에 변형된 이기주의다."-157-165쪽

안창호

"사랑 없는 단결은 피 없는 육체와 같고 회 없는 벽돌담과 같다."-166-175쪽

회원들 하나하나가 '나부터 변하자'라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중략) 첫째, 누군가가 변해서 한다는 확신을 가진다. 둘째, 그는 깨달음에 따라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셋째, 그 사람에게 감동하여 새로운 동지가 생긴다. 넷째, 두 사람에게 끌린 세번째 사람이 모여 조직을 만든다. 이런 모양새로 동지는 점점 늘어난다. 다섯째, 조직의 생각과 이념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다. 여섯째, 조직에서 내세운 이념이 사회의 주된 논쟁거리가 된다. 일곱째, 마침내 조직의 사상이 널리 받아들여져 '민중의 여론'이 된다. 여덟째, 이 여론을 대표할 중심 인물이 사람들의 생활을 이끈다. 아홉째, 이념이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삶을 이끄는 '습관'으로 바뀐다. 그러면 온 세상이 밝게 변한다. 이렇듯 조직은 사람들을 변화시키지만, 조직을 바꾸는 것은 결국 사람들 하나하나의 힘이다. (안창호)-171-172쪽

플라톤


"사랑은 아름다움을 향해가는 사다리다."-173-186쪽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과거는 상상하고 미래는 기억한다."-187-194쪽

장자

"(나의 생각 속에) 내가 끼어들 자리가 없도록 하라."
"나는 제사에 쓰일 제물이 되기 위해 잘 대접받으며 비단 옷을 입은 소가 되기보다는 비쩍 말랐어도 자유로이 들판을 노니는 소가 되겠다."-195-203쪽

홉스

"최선을 이룰 수 없다면 최악을 피하라."-204-212쪽

아리스토텔레스

"좋은 친구를 얻으려면 먼저 나 자신이 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진정한 친구는 기쁨을 나눌 때는 함께 있기를 바라지만 괴로울 때는 벗이 곁에 없기를 바란다."
"사귀고 싶은 마음은 금방이라도 피어오르지만, 우정은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는다."-213-220쪽

클라우제비츠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
"계획을 세울 때는 대담하고 영리하게, 행동에 옮길 때는 단호하고 확고하게 하라. 영광스러운 목적을 향한 강한 의지를 품어라. 그러면 운명은 빛나는 영광과 승리를 안겨줄 것이다."
"전쟁에서 우연과 고통이 한쪽에 있다면, 용기와 자신감은 다른 쪽에 있어야 균형이 잡힌다."-221-229쪽

묵자

"물로 물을, 불로 불을 막지 말라."
"모두를 사랑하라"-230-238쪽

간디

"폭력이 동물이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비폭력은 인류 삶의 방식이다."
"내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독재자는 내 안에 있는 양심이다."
"상대방의 적개심을 없애려면 마음을 감동시켜야 한다. 절대로 불의를 불의로 되갚아서는 안 된다."
"집요하게 거부하되 폭력 없이 공개적으로 하라."
"그들은 폭력을 휘둘러서 내게 축복을 내린 셈이다. 그들 스스로 정의를 알린 셈이니까."
"악한 사람을 억지로 억누를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큰 희생을 치르더러도 악한 이를 거부하고 그에게서 멀어져야 한다. 그렇더라도 악한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때는 언제라도 두 팔을 벌려 환영해야 한다."-239-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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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들의 제국주의 -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3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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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순한 한 건의 파병이 한국 자본주의를 제국주의로 전환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절차적으로 이 사건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이미 내부적으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 한국 경제가 절실히 해외 시장과 해외 자원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의무이다. 두 번째 의미는, 조금 더 우울한데, 한국이 전쟁에 참가한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과거처럼 권위주의 정권이 일방적으로 행하는 게 아니라 대단히 민주적이며 절차적으로 하자 없이, 그야말로 ‘국민들이 원해서’ - 그것도 ‘경제적인 이유’로 원하기 때문에 - 행해진다는 점이다. -71쪽

"왜 도대체 필요도 없는 이런 도로들을 지어야 하고, 지방 주민들을 위한 복지대책에 지방 예산을 쓰면 안 되는 거지요?"
"네, 국민 여러분, 우리는 곧 중국으로도 진출하고, 또 만주로도 진출할 것잉니까, 바로 여기에 새로운 도시가 필요하구요, 또 그렇게 멀리 가기 위해서는 바로 여기에 도로가 필요한 거예요, 아시겠어요?"
국민경제가 제국주의적 성향을 가지게 되는 가장 전형적인 패턴은 군수산업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기본인데, 한국의 경우는 건설산업이 보조 역할 정도가 아닌 주요 주체로서 제국주의화를 직접 추진하는, 약간 특수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이후의 노무현 정부는 건설 산업을 중심으로 국가의 제국주의적 재편을 아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는데, 그 출발점이 김대중 정권에서 제시된 동북아 중심국가 개념이었던 셈이다. 물론 우리가 ‘삼족오 제국주의’라고 부르는, 북방 진출에 대한 특수한 갈망이 바로 이 시기에 최초의 원형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87쪽

한국 자본주의가 이미 식민지를 필요로 하는 제국주의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단독으로 제국주의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을 등에 업고 사실상 제국주의로서 기능하려고 한다는 가설에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은 해외에서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식민지에 해당하는 다른 나라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럼에도 여러 경제협약 중의 하나일 뿐인 한미FTA에 노무현 정부가 그토록 집착한 것은 - 그리고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국민들이 이를 열렬히 지지한 것은 - 일종의 식민지 없는 제국주의가 이로써 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며, 이것이 사실상 국정홍보처가 얘기한 ‘경제영토’의 실질적 의미일 것이다. 그들은 ‘오버’한 것이 아니라, 가장 정확히 현실을 짚었던 셈이다. 미국을 등에 업은 ‘경제영토’의 확장, 그것이 바로 ‘촌놈들의 제국주의’가 아니고 무엇이랴. -98쪽

한국 자본주의 내부에 누적된 다양한 불균형들이 이제는 감당할 수 없이 커져서 외부의 식민지 혹은 식민지에 준하는 ‘경제영토’ 없이는 문제를 원활하게 풀기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시장과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제적 장치로써 식민지를 추구하는 제국주의, 이 고전적 정의는 현재 한미FTA를 바라보는 많은 정치 지도자 및 상당수 국민들의 시각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 -99-100쪽

다른 존재를 사랑하기란 쉽지 않지만, 의외로 증오는 집단 속에서 혹은 특정한 시스템 안에서 매우 쉽게 증폭된다. 또한 아주 먼 곳에 있는 나라들보다 자기 이웃 국가, 그리고 자기 주변의 존재 혹은 형제들이 더 쉽게 이런 증오의 대상이 되곤 한다. 프로이트는 이를 ‘작은 차이의 나르시시즘’이라고 불렀다. 전혀 다른 존재, 그리고 너무 먼 곳에 있는 존재와는 비교는 물론이고 별다른 감정도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러모로 매우 비슷한 관계나 상태에서 나르시시즘이 가장 강력하게 작동한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설명이다. 왜 독일인들이 유대인을 그렇게도 싫어하고 학살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할 때 사회심리학은 때때로 이 개념을 사용한다. -168-169쪽

군인도 하나의 직업이고, 군인들이 모여서 하는 활동을 하나의 산업으로 본다면, 그들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공공 서비스는 국가 안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국가의 입장에서 보자면 ‘주적’ 혹은 ‘잠재적 적국’이 발생시킬지도 모르는 전쟁이야말로 이러한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는 원천인 셈이다. 이런 독특한 구조 - 한 편의 존재가 다른 편에게는 편익이 되고, 그 편익은 다시 다른 편에서의 편익이 되는 일종의 무한대의 ‘포지티브 피드백’ 구조- 를 가지고 있는 산업은 그야말로 군대라는 공공 서비스밖에 없다. 그러니 비록 적성국가라서 매일 ‘적’ 혹은 ‘원수’라고 서로를 증오하게 되어 있는 관계지만, 근원을 따져보면 이들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현상을 둘러싸고 있는 파트너 관계인 셈이다. 한국군은 북한군을 주적으로 생각하도록 훈련을 받고, 이는 북한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서로 만나고 협상도 하게 되는 고위 군장성들의 눈으로 남북 분단관계를 본다면, 기묘한 동업관계가 성립되는 셈이다. -175쪽

전쟁으로 덕을 보게 될 사람들이 직업군의 50%를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산업구조적인 관점에서 본 평화의 1차 조건이고, 전쟁이 벌어지면 "쫄딱 망한다"라고 할 사람들이 50%를 넘어서는 것이 평화의 2차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사회 전반에 평화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있어야 할 텐데, 이 조건은 평화산업 없이는 만들어내기가 아주 어렵다. -214쪽

평화란 ‘불안한 균형’이라는 사실이다. ‘전쟁 없는 상태’로 정의할 수 있는 평화는 고정되고 완료된 어떤 것이 아니라, 잠시 발생하는 불안한 균형과 같은 것이다. 이웃 나라끼리 무역 거래든 인적 교류든 이런저런 관계로 많이 얽히는 것은 전쟁을 줄여줄 수많은 필요조건 중 하나지만, 때때로 전쟁을 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충분조건까지 채워지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로 전쟁 없는 평화를 만족시키는 필요충분 조건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임시적인 균형 상태일 뿐이다. -228쪽

평화가 지닌 공공재로서의 속성이다. 평화는 개인에게 줄 수 있는 매우 특수한 서비스 중의 하나로, 많은 공공재 혹은 공공 서비스들이 그렇듯, 이 서비스는 누군가 더 수혜를 누린다고 비용이 더 들지는 않는다. 그런 만큼 ‘전쟁 없는 상태’를 지키는 데 비용이 더 요구될 때 이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도 적다. (중략) ‘국방비 지출’이라는 것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제일 강한 한 개의 국가, 즉 ‘제국의 심장’이 최소한 ‘자기 땅에서의 전쟁은 없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임을 지난 2세기 동안 전 세계가 자본주의를 운용해오면서 이미 깨달았다. 전쟁으로 간주되는 테러까지를 포함한다면, 사실 그 제국의 심장이 누리는 평화란 것도 상당히 위태로운 개념일 뿐이다. -228-229쪽

아직 교육 파시즘은 미완성 상태이다. 대부분의 지배자들은 자식들을 이미 미국으로 빼돌린 상태라서,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감시와 억압은 그 자식들이 나중에 한국에 돌아왔을 때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조건이 되고 있다. 이 바보 나라에서 교육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약간의 제약 조건이 남아 있다. 지배자들이 지배자로서의 권한을 영원히 세습하기 위해서는, 그들 중 일부는 장관을 비롯한 국가 권력을 틀어쥐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2세 중 일부는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남아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이 가난한 아이들이나 중산층 따위와 같이 얽혀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재산의 유무로 학교를 나누려는 것이 한국 교육 파시즘이 나아가는 궁극의 이상향이다. 2년 내에 이 이상향은 한국에서 현실이 될 것이다. -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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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 Issue & Thinking 01
토머스 슈뢰터 지음, 유동환 옮김 / 푸른나무 / 2007년 12월
절판


케인스에 따르면, 국제수지에서 흑자를 낸 나라, 즉 수입보다 수출을 더 많이 한 나라가 받을 돈에 대한 이자를 치러야 한다. 그렇게 되면 보다 빈곤한 나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조금 이상한 논리 같지만 케인스는 경제를 ‘돈벌이’로 보지 않고 ‘순환’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말이다.
그러나 미국은 해외 무역수지에서 적자를 기록한 나라에게 부담을 넘기려 했다. ‘갚을 사람이 문다’라는 강자의 논리가 등장한 것이다. 화이트는 각국의 경제력에 따라 기금을 조성하고 경제위기 시에는 그 한도 내에서 대출할 수 있지만, 먼저 대출 기관의 집행부가 제시하는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72-73쪽

1971년 8월 금 태환 제도, 즉 언제나 금 1온스에 35달러의 가치로 교환하던 규정이 존슨의 후임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 끝장나고 말았다. 닉슨은 미국의 달러화를 평가절하(환율 인상)하고 금리를 올리는 조치를 동시에 취했다. 이것은 미국의 빚을 줄이는 동시에 그 짐을 다른 나라(대개는 개발도상국)에게 떠넘기는 조치였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자 미국이 외국에 진 빚의 실질 가치는 큰 폭으로 떨어져 엄청난 빚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고, 그 결과 막대한 달러를 쌓아 놓고 있던 유럽 각국과 일본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그 대신 미국은 금리를 인상해 주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유럽과 일본은 덩달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으며, 그들에게서 대부분 달러로 차관을 얻어 갔던 개발도상국이 그 금리를 고스란히 물어낼 수밖에 없었다. 개발도상국이 마지막 피해자였던 것이다. -76-77쪽

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긴축 정책의 수단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정부 지출을 줄이는 대신 세율은 인상함으로써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공기업의 비중이 큰 나라에서 공기업을 (특히 외국인에게) 매각하는 공기업 민영화도 하나의 방안이다. 금융기관이 대출 규모를 대폭 줄이는 긴축 금융도 안정화 프로그램의 한 요소다. 이 긴축 금융의 결과, 금리는 폭등하게 된다. 또한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는 것도 안정화 프로그램의 핵심적 요소다.
이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면 해당국은 저성장, 심지어는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기업과 금융기관도 힘들겠지만, 그 고통은 대부분 실업률 상승과 실질 임금 인하를 통해 국민에게 전가된다. 이것이 바로 국제수지 불균형의 조정 책임을 전적으로 적자국이 지도록 만든 IMF 체제의 궁극적 효과다. -82쪽

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미국의 경제 질서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후진국은 대부분 시장 기능이 매우 취약하여 정부가 의욕적인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등 경제에 많이 개입하고 있다. 따라서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규제 완화와 정부 개입을 줄인다는 명목을 내세워 자유화 정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중략)
IMF의 자유화 정책에는 공기업의 민영화도 포함된다. 공기업 민영화는 재정 긴축의 수단인 동시에, 공기업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는 결정적 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한 국가 내부의 자유화에 머물지 않으며 대외적 자유화, 즉 외국 기업에 대한 개방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이에 따라 선진국 자본이 싼값에 해당국 기업을 잡아먹을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한다. -83쪽

제노바 2001

2001년 7워 20일과 21일 주말, 한편에 높은 산을 끼고 있는 제노바는 여느 때처럼 고요한 도시가 될 수도 있었다. 이미 며칠 전부터 이 도시에 들어와 있던 수많은 세계화 반대론자들이 없었더라면 말이다. 이 때문에 제노바 시민들은 경찰서장의 권유를 받아 억지로 짧은 휴가를 내고 이미 이 도시를 떠났다. 그 주말 이 도시에 투입된 경찰들을 보면 과거 1970년대의 시위 사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경찰이 야만적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던 과거의 그 장면이 다시 현실에서 재연된 것이다! 그리고 카를로 줄리아니라는 학생은 시위에 참여한 대가로 죽음을 맞아야만 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경찰청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리고 붉은 선이 그어진 구역을 설정해 놓고 일반인은 물론 기자들까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그곳은 국가원수들이 회의를 하는 장소였다.
시민의 시위 권한을 박탈하며 회의 참석자들을 눈에 띄지 않게 선상 호텔에 숨겨 놓고 끝내는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막을 내린 이 회의는 세계화의 냉혹한 단면을 숨김없이 보여 주었다. -180-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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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리라이팅 클래식 4
강신주 지음 / 그린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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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확신을 주는 것은 확실한 인식이 아니라 관습이나 선례인 것 같다. 그러나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진리는 여러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떤 한 사람에 의해 발견되는 법이다. 이것은 여러 사람의 동의가 진리의 타당성을 확보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 준다. (데카르트, <방법서설>)-25쪽

철학은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낯섦과 차이를 제공하는 학문이라고.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철학을 필요로 한다. 철학은 현실을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친숙한 생각을 문제 삼으며, 항상 새롭게 그리고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우리의 시선을 바꿔 놓기 때문이다. 단 한 번뿐인 자신의 삶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라면, 누구든 자신의 삶을 비판적으로 음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6쪽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한다는 것은 여행하고, 번역하며, 교환한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그것은 타자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고, 질서 파괴적이라기보다는 횡단적이라고 할 수 있는 타자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담보로서 보증된 상품을 서로 매매한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헤르메스, 즉 네거리의 신, 메시지와 상인의 신이 있는 것이다. (세르, <헤르메스1 : 커뮤니케이션>)-43쪽

"나는 국가를 가진 자의 포로가 되느니 차라리 더러운 도랑 속에서 즐겁게 헤엄치면서 놀겠다."(장자)-86쪽

장자는 유가나 묵가의 사유는 모두 개체의 삶보다는 초월적 이념을 긍정하는 철학, 다시 말해 삶의 유쾌함을 부정하고 죽음의 우울함 혹은 초월적인 가치를 숭상하는 철학이라고 고발했던 것이다. 그래서 장자는 삶을 부정하는 초월적 이념을 표방하는 모든 태도를 ‘꿈’이라고 비유하면서, 반드시 이 꿈으로부터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92-93쪽

타자의 발견은 항상 자신의 선입견이 좌절되는 경험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자신이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타자와 마주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타자란 자신이 속한 시스템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존재이다. 이 말은 결국 타자가 자신의 선입견으로는 결코 파악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104쪽

"규칙을 다를 때 나는 선택하지 않는다. 나는 규칙을 맹목적으로 따를 뿐이다."(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105쪽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곳이 오직 사다리를 통해서만 올라갈 수 있는 곳이라면, 나는 거기에 도달하려는 것을 포기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정말로 가야만 하는 곳, 그곳에 나는 원래 이미 있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사다리에 의해 도달될 수 있는 곳은 나에게 흥미를 주지 못한다. (비트겐슈타인, <문화와 가치>)-121쪽

망각이 없다면, 행복도, 명랑함도, 희망도, 자부심도, 현재도 있을 수 없다. 이런 저지장치가 파손되거나 기능이 멈춘 인간은 소화불량 환자에 비교될 수 있다. … 망각이 필요한 동물에게 망각이란 하나의 힘, 강건한 건강의 한 형식을 나타내지만, 이 동물은 이제 그 반대 능력, 즉 기억의 도움을 받아 어떤 경우, 말하자면 약속해야 하는 경우에 망각을 제거하는 기억을 길렀던 것이다. (니체, <도덕의 계보>)-139쪽

판단중지의 상태가 중요한 이유는 저공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타자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이쓴 마음 상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옳다는 판단을 중지해야만 우리는 타자의 움직임에 맞게 자신을 조율하는 섬세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 -143쪽

송견은 타자와 갈등하고 대립하지 않는 구체적인 행동강령으로 ‘모욕을 받아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는 준칙을 제안하였다. 모욕을 당한 수치감에 타자에 대한 적대감을 품으면서, 우리는 타자와 갈등하기 시작하는 법이다. 보통 우리는 남이 모욕을 하면 수치심을 느끼고 남이 칭찬을 하면 흥분하고 기뻐한다. 이로부터 우리는 수치심과 명예욕이라는 욕망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추론하기 쉽다. 그러나 송견에게 있어 이것은 위계적 사회에 살면서 불가피하게 내면화된 사회적 욕망 구조에 불과한 것이다. 다시 말해 수치심과 명예욕은 결코 본질적인 욕망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욕망은 우리에게 ‘내적’인 것이 아니라 ‘외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외적’인 것을 ‘내적’인 것으로 착각한다면, 혹은 이런 선입견을 계속 유지한다면, 우리는 타자와 치명적인 갈등 관계에 놓이고 말 것이다. -167쪽

국가주의에 대한 스피노자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루소의 생각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권력은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음으로써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를 빼앗긴 사람들은 자신이 자유를 자발적으로 양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기만한다. 물론 그 대가로 국가는 피지배층에게 일정 정도의 권력, 부 그리고 미인을 제공하기 마련이다. 이로부터 국가는 피지배층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전도된 생각이 출현한다. 이런 착각으로부터 피지배층은 국가나 군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심지어 지고한 영광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스피노자에 따르면 이것은 국가에 대한 자신들의 복종을 마치 구원이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228-229쪽

"타자와 더불어 봄이 되도록 해야 한다"(與物爲春)(장자)-234쪽

노자에게서 도는 모든 개체들 앞에 미리 존재하는 바탕이었다. 그것은 절대적인 근거, 모든 것을 지탱하는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장자에게서 도는 모든 개체들 앞에 먼저 올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가장 뒤에 때늦게 찾아온다. 더구나 개체들이 소통을 거부하면, 소통의 결과로서의 도는 흔적조차 남길 수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결국 장자에게 있어 애초에 도와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단지 우리가 타자와 만나서 그와 소통함으로써 사후적으로 발생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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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8-0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리라이팅도 재미없는 글도 있고 어설픈 글도 있는데... 장자를 한번 사 볼까나~

마늘빵 2008-08-05 09:26   좋아요 0 | URL
글쎄요 아직 리뷰를 쓰지 않았습니다만, 미리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별 넷이에요. 리라이팅 컨셉과는 조금 맞지 않아보이는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새로운 해석이긴 한데, 뭐랄까 흐음. 내용의 서술 흐름이 새롭지는 않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