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가를 알아가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작가를 알기 위한 방법이니 작가의 글을 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것은 방법이라기보다는 전제가 된다. 작가는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럼 어떻게 글을 통해 알 것인가?
첫째, 작가가 지금까지 쓴 책 중 가장 많이 팔리고 읽힌 책, 베스트셀러를 먼저 집어든다. 지금까지 책을 깔짝거리며 읽어본 바로는 이 방법이 가장 좋은 듯 하다. 더불어 이미 책을 읽은 독자들의 평을 살펴보는 것도 작가에게 한 발 다가서는 좋은 방법이다. 평이 극과 극을 넘나드는 경우, 그 작가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대박작가일 수도 있다. 가장 많이 팔렸다는 것이 가장 많이 읽혔다는 말과 동의어가 될 수는 없지만 대개는 팔린 만큼 읽힌다고 봐야 할터. 많이 읽혔다는 말은 그만큼 많은 독자들로부터 검증받은 책이라는 말. 그러니 이 방법은 좋다.
둘째, 딴에 자기식의 방법을 사용한다며 대개의 사람들이 취하는 방식과 달리 작가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하나는 작가의 저서들을 시간순으로 읽어가는 방법이다. 이것은 작가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괜찮은 방법이다. 젊은 시절의 글과 어느 정도 나이가 든 뒤의 글은 분명 다르다. 진정 작가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과거에서 현재까지 차근차근 살펴보며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번째 방법은 잘 모르는 작가를 접하는데 있어 첫만남에서 실망감을 느끼지 않기 위한 일종의 방어전략이라면 두번째 방법은 실망감으로 첫만남을 할지 모르나 꾸준히 참아가며 천천히 작가를 살피기만 한다면 끝에 가서 방긋 웃을지도 모르는 방법이다.
셋째, 둘째방법과 달리 최근의 저작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나이 먹은 작가에서 젊은 시절의 작가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인데, 작가의 생각의 흐름을 읽지는 못하겠지만, 유행을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들고 다니며 읽고 있는 최신 책을 나도 읽고 있다는 그 생각만으로도 나는 책의 유행을 따라가는 듯한 기분이 들것이고, 그것은 책읽는 재미의 하나가 될 터. 책읽기에 재미를 붙이면 또 다른 책을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다른 책 역시 또 최근의 신작이 될 것은 분명하고, 그리되면 최근의 책만 따라가다 고전을 등한시 하는 결과도 발생하게 된다. 한 작가를 놓고 현재에서 과거로 거스르는 방법은, 신간서적을 읽는다는 신선한 기분으로 시작하여, 점점 옛날 작품을 손에 들며 흙덩이 속에 깊숙히 숨어있는 보물을 발견하는 느낌을 전해주기도 한다.
나는 세 가지 방법 모두 사용하고, 때로는 네번째 방법인 무작위로 선택하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타인의 추천에 의해서 믿을만한 작가다, 검증받은 작가다 라는 인상을 받으면, 첫번째 방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왜냐면 첫번째 방법은 작가를 만나는 첫만남에 있어서 그에게 실망할까 두려워 가장 인기 있었던 작품을 선택함으로서 그 실망감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검증받은 작가라면, 두번째 내지는 세번째 방법이 적절할 것이다. 옛날 것부터 최근의 것까지 살펴보는 것은 작가의 저서가 많을 경우 꽤나 깊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또 인내심 끝에 결국 작가에게 실망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말이지, 오래도록 참아온 참을 인자 세개를 바닥에 내팽개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방법은 좀 위험하다. 세번째 방법은 최근의 유형을 타는 저서를 먼저 접함으로써 신선도를 높이고, 괜찮다 싶으면 해당 작가의 다른 저서들을 최근작에서 과거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을 쓰는 것으로, 위험도는 낮다. 최근작을 읽고 실망했다 하더라도 나 최근 신작 읽었어 라는 자부심(?)을 갖게 만드니 그것으로 족하다. 누군가와 대화를 함에 있어 최근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내가 꽤나 책을 읽는다는 인상을 주는, 내가 책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니 나쁘지 않다.
나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 <사랑을 생각하다>를 읽었다. 최근. 이 작가에게 접하는 방식은 세번째의 것이다. 최근 신작을 먼저 읽고 그 다음 그의 저서들을 거꾸로 하나하나 들춰볼 생각. 몇권의 책이 있는데, 혹 마음이 바뀌어 중간에 무작위의 방법을 택할런지도 모르겠다. 그와의 첫만남은 대략 별루였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에 아직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