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영화 제목이 '내일'이다. 우리말로 바꿔서 극장에 걸어놨다면 아마도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웃겠지?! 영화 제목들은 그냥 놔두면 괜찮은데 우리말로 바꾸면 뭔가 어색하고 이상한 것들이 꽤 많다. 이건 다 우리가 외국어를 너무나 우러러보고, 우리말을 천시하기 때문일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음 이런 야기는 나중에 길게 따로 하기로 하고, 어찌되었든 이 영화 <내일>은, 내일 우리에게 무슨 일이 닥칠까? 란 물음을 부제로 집어넣으면 딱인 영화이다.
영화 포스터에 그려져있는 저것은 무엇?! 하얀 북극곰의 형상인가. 처음엔 그렇게 봤다. 살빠진 북극곰. 그러나 저건 눈보라로 만들어진 허리케인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류의 흐름을 바꾸어 놓아 결국 지구가 빠른 시일내에 빙하기 때와 비슷하게 바뀐다는 내용이다. 이산화탄소 CO2의 대량 방출로 지구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사실 2005년 지금 우리가 춥다고 난리를 치지만 춥긴 개뿔. 하나도 안춥다. 그러는 너는! 안추워서 감기 걸렸냐?! 훌~쩍. 그래도 한 10년전에 비해서는 안춥지 않냐? 니가 10년전에 추위를 알기나 해?! 아 예~. 여튼간에 예전엔 추웠던거 같다. 더 예전엔 더 추웠겠지? 지구가 점차 따뜻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하고, 네덜란드는 그래서 나라 주변의 해수면이 상승해 자기네 영토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둑을 쌓는다고 하지 않는가? 조만간(?) 바닷물은 더 높아질테고, 일본도 작아질테고, 우리나라도 남한땅이 줄어들지 않을까?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해 1997년에 교토 의정서가 생겼다. 영국,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우리나라, 우크라이나 등의 여러 국가들이 여기에 가입했다. 그리고 몇년전(?) 작년, 재작년쯤인가?! 미국이 탈퇴했다. 2001년정도이라라.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우리는 이런거 안해. 니들끼리해. 하고선 나갔다. 그럼 우째?! 미국이 가장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높은데?! 그 다음에 누구? 러시아, 다음이 일본, 그 다음 독일, 그 다음 캐나다, 그 다음... 어쩌구 하다가 11위 한국. 내가 이 순위를 다 외우고 있는건 수업 시간에 6반을 돌면서 설명했더니 자동으로 외워졌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려면 일단 영토가 넓어야 되고, 인구도 많아야 하고, 산업적으로 많이 발달해있어야 한다. 미국이나 러시아는 영토가 커서 그렇다치고, 일본이나 독일은 뭐니. 나머지 5위부터는 수치가 작았지만, 1위-4위까지는 수치가 엄청 났다. 막대그래프에 의하면.
영화 <투마로우>에서는 6주내에 지구 북반구에 빙하기가 온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어떤 영화나 마찬가지 제대로 예측하는 학자가 있으면 정치인들은 이를 씹는다. 그러고 한참 지난 뒤에 위험한 상황에 되고 나서야 그때 그 학자를 다시 불러다가 해결방안을 묻는다. 이건 어떤 재앙 영화나 다 똑같다. 마치 댄스 가수 다섯명이 나와서 한명씩 앞으로 나와 춤추다가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왜냐면 그러지 않고 단번에 정치인들이 학자의 말을 믿어버리면 영화는 싱거워지기 때문이다. 뭐냐 대책 다 세워놓고. 재미없게. 그래서 재앙 영화에서 그 구도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 골든벨 퀴즈 대회 때문에 뉴욕에 온 샘(제일 오른쪽)과 친구들. 택시에서 내리니 하늘에 뭐가??

* 바닷물이 미국 도시를 다 먹어버리고, 자유의 여신상 상체만 겨우 보이고 있다. 자유의 여신상은 절대 미국 재앙 영화에 꼭 들어가는 주연배우다. 이것은 미국의 상징이기 때문이지.

* 뉴욕의 도서관을 눈보라가 휩쓸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도서관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거기 뛰어가는 당신은 이미 늦었다.
엄청난 토네이도가 미국 엘에이를 휩쓸고, 일본에선 우박에 맞아 사람이 뒤진다. 간판, 지붕, 차 몽땅 다 부서지고, 결국 미국 정부는 대피령을 내린다. 한참 지나서. 이미 북반구에 고립된 이들은 버렸다. 그리고 남부 사람들은 멕시코로 도망갔다. 멕시코는 처음에 받아주지 않았으나 미국 대통령의 남미 모든 부채를 탕감한다는 조건하에 미국인들을 받아주었다. 그야말로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무릎꿇고 사정하는 격으로 붙은 것이다. 사실 남미 부채 다 탕감해줘도 미국인들 살려주는건데 조건이 너무 약하다. 어쨌든 관대한 남미인들은 미국인들을 받아주어 난민촌까지 마련해주고 미국 남부 사람들은 생존의 위협으로부터는 피하게 된다. 하지만 북부 뉴욕 도서관에 고립되어 있는 기상학자 잭 홀 박사의 아들 샘과 여자친구 로라, 그리고 그의 친구들. 얘들 어떡하냐? 여기서 또 재앙 영화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모성애 혹은 부성애 발동. 이 미친 기상학자 잭 홀 교수는 동료를 이끌고 뉴욕 도서관으로 향한다. 가는 도중 동료 둘 다 사망. 그 혼자서 눈속에 파묻혀 보이지도 않는 도서관으로 들어가 결국 그들을 구출해낸다.
영화는 뻔하디뻔한 스토리를 품고 있지만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온갖 무시무시한 장면들은 눈길을 끌기에충분한다. 절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떤 한 순간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없다. 서서히 얼음이 건물을 덮치는 장면, 토네이도, 해일, 쓰나미, 태풍, 눈보라, 우박 온갖 다양한 장면들이 연출된다. 물론 다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것이지만 정말 그래도 대단하다.
결국 영화는 가족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가족애 강조. 또 하나 지구에 언제 재앙이 닥칠지 모르니깐 지금부터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세지 하나 떨어뜨려주며 종료. 너 부시 너 보라고 만든 영화야. 어서 다시 교토 의정서에 재가입해. 이산화탄소 어쩔꺼야? 줄일거야? 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