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추천리뷰쓰기' 이벤트에 당첨되어 시사회를 가게 되었다. 오랫만에 당첨된 시사회! 주기적으로 자주 신청을 하는데도 시사회 당첨되기는 매우 힘들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미국의 현대작가 F X 툴의 단편소설 ‘불타는 로프’를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보잘 것 없는 곳에서 찾아낸 값진 물건'이라는 뜻이다.

 영화는 소재면에서 복싱영화이면서 30살이 넘은 늦은 나이에 복싱에 입문한 한 여자의 삶을 다루고 있다. 돈없고 정많은 늙은 복싱 트레이너 프랭키를 찾아와 무턱대고 복싱을 가르쳐달라는 여자. 프랭키는 여자는 안키운다지만 결국은 그녀를 받아들이게 된다. 장장 8년간 키워놓은 남자 복싱 선수가 그를 배신하고 다른 매니저에게 가버린 지라 프랭키는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속은 곯아있다. 하지만 그녀는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배신하지 않는다.

 복싱에 입문한지 1년 반만에 타이틀 전에 도전하는 그녀. 정말 대단한 열정과 지독한 연습으로 단기간에 최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상대선수의 반칙으로 반신불수가 되어버린다. 일어나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숨도 제대로 못쉬는 그녀는 오히려 프랭키를 걱정하고 있으니...

 그녀는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프랭키의 도움을 받아 안락사를 택함으로써 짧았지만 굵게 살았던 그녀의 인생을 마감한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그녀를 지칭한다. 보잘 것 없는 시골촌뜨기에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손님들이 남긴 음식이나 싸다가 집에 가서 몰래 먹고 돈을 모아 펀치볼을 사는 그녀는 프랭키를 통해 값진 물건으로 탄생한다.

 프랭키가 그녀에게 붙인 별명 게일어 '모쿠슈라'는 '나의 소중한 혈육'이라는 의미다. 그녀는 끝내 죽는 순간 이 말을 듣게 되지만 이 별명은 프랭키의 그녀에 대한 사랑을 함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둘은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 이상이었다.

 이 감동적인 영화가 실화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봤다. 만약 실화였다면 좀더 감동이 깊고 진실하게 다가왔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실화라면 실화의 주인공이 된 그녀가 너무도 가엽기 때문이다. 스스로 의미있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는, 그것도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안락사를 택하는 그녀의 심정이 어땠을까. 오히려 실화가 아닌 것이 다행이다.

 이 영화는 2005년 아카데미에서 7개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각종 협회에서 받은 상만 해도 엄청나다. 보고 후회하지 않을 영화다. 여배우인 힐러리 스웽크는 <소년은 울지 않는다>라는 영화 이후로는 아마도 처음 인 듯 싶다. 클린튼 이스트우드의 제작, 감독, 주연, 음악 등 이 영화 전체에 발휘된 그의 능력은 실로 대단하다. 영화판에 오래 있으면 이렇게 다분야에 재능을 보일 수 있는것인가?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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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3-0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봤었는데요. 클린튼 이스트우드 정말 연기 잘하지 않았나요? 저는 이번 아카데미에서 이배우가 남우주연 탈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못타서 의외였어요. 처음엔 약간 지루했는데, 뒤로 가면서 감동적이어서 울먹이면서 봤던 영화였어요.

LAYLA 2005-03-0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에요, 누구랑 간거에요? 정말 남자랑 같이 가신거에요?^^

마늘빵 2005-03-08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rky 님/ 저도 그에게 반했어요. 여배우도 잘하긴 했지만 클린튼 이스트우드가 정말 잘했어요. 사실 눈물을 쥐어짜낸 영화는 아니었지만 감동.

라일라님/ ^^ 남자는 아니구 그냥 종로 인근 직장에서 일하는 밴드 키보드치는 동생 불러다 봤어요. 밥사라고 하고서. 흐흐. 피자헛 먹었슴다. 비싼데...

줄리 2005-03-0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여배우 제가 좋아하는 배우예요. 소년은 울지 않는다 에서 여우 주연상을 타더니 이번에두 탔네요. 아카데미상을 두번이나 탔으니 오래 살겠네요. 그녀의 진짜 삶도 아주 감동적이더군요. 희망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쯤으로 말할수 있는 그런 삶이더라구요. 저 근데 이 영화 아직 안봤어요. 곧 봐야지요...

2005-03-08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