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킹 베를린 - 천유로 세대의 위험한 선택
소니아 로시 지음, 황현숙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3월
품절


숍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주로 속옷 차림으로 일한다. 물론 옷을 입고 있어도 되는데 말이다. 그리고 날렵한 속옷이나 빨강 혹은 검은색 코르셋에 부츠나 굽이 높은 힐을 신는데, 처음엔 이런 것이 마치 노동자들이 푸른색 옷으로 상징되듯 사람들이 지닌 우스운 통념이란 것도 몰랐고, 또는 보통의 남자들이 이런 차림에 달아오른다는 통계가 분명하게 입증되고 있는 것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 역시 속옷에 많은 신경을 썼다. (짝이 맞지 않는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고 집 밖으로 나오는 일은 절대로 없다. 그렇게 쇼핑을 하기보다는 뭔가 더 나은 일을 할 수도 있었지만, 속옷을 사러 가서는 신중하게 고르기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계속)-56쪽

(이어서) 일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은 최소한 30분, 그 시간은 물론 조금씩 단축되었다. 일은 저녁 시간에 시작되었는데, 그 전에 다리와 겨드랑이 등에 있는 털을 깔끔하게 밀어낸다. 음모를 면도하는 것은 각자의 취향 나름이지만, 경험상 남자들은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선호했다. 화장을 할 때도 특히 눈 주위 아이라인을 검고 두껍게 칠했다. 그리고 마무리로 은이나 금으로 된 귀고리를 하고, 목에 향수를 바른 후 머리를 벗어 내린다. 고객은 스스로 아가씨를 고르는데, 첫눈에 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섹시하고 여성스럽게 보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데, 그날 화장이 잘못되었거나, 차림새가 좀 이상하면 그냥 집에 가서 쉬는 편이 나았다. 섹스에 돈을 쓰는 사람은 이상적인 섹스 파트너를 찾기 때문이다. -56쪽

"누구와 교제를 한다는 것은 주식 투자를 하는 것과 비슷해요."
내가 설명했다.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한다 해도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166쪽

"독일 남부 지방 클럽에서 일할 아가씨를 구합니다. 보수는 주당 2000유로."
난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상상해봤다. 노트북과 컬러화면으로 된 휴대폰도 사고 독일에서 맞는 칙칙한 봄을 떠나 라드야와 여행하며 레스토랑에 가서 밥도 먹고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집에 올 때는 비틀거리며 전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택시를 탈 수 있었다.
"스텔라, 네 손님이야!"-175-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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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4-2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와 교제를 한다는 것은 주식 투자를 하는 것과 비슷해요.”
내가 설명했다.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한다 해도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 166쪽

맞는 말이네요. 이 책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마늘빵 2009-04-24 11:47   좋아요 0 | URL
^^ 리뷰를 쓰고 싶은데 쓸지는 또 모르겠습니다. 계획과 실천은 언제나 따로 노니까.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합니다. 이래도 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니? 참 쉽게 산다,하는 마음과,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걸까?,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

pjy 2009-04-2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66p 저도 땡깁니다만..내용이 우울해보입니다..

마늘빵 2009-04-25 21:24   좋아요 0 | URL
전체적인 구조를 생각하면 우울한데, 저자는 본격적으로 일을 하면서도부터는 일이 끝난 후 받을 돈 때문이겠지만 일에 적극적이고, 즐기기까지 하는 듯 합니다. 확실히 성매매가 자유롭고 합법적인 베를린이라 이곳 상황과는 좀 다르죠.